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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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인질(人質)’과 한자어
필자는 수업 시간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말을 할 때도 어휘의 선택이나 활용에 있어서 전혀 의미가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는 안 되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단어의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달이 났다.”고 해야 하는데, “사단이 났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와 같이 전해 들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압권(壓卷)’과 ‘압존(壓尊)’
처음에 교단에 섰을 때는 자존감이 참 높았다. 서울시 순위고사(요즘은 임용고시라고도 한다)에 합격하고 처음 태능중학교에 발령받아 갔을 때 우리 반 학생이 72명이었다. 책상이 앞뒤로 벽에 붙어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한 명 씩 이름을 익히는 데도 여러 날이 필요했다. 그때의 제자들이 이미 쉰 살은 넘었을 것이다. 성적을 낼 때 교직의 선배였던 선친의 도움을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띄어쓰기’와 ‘표준어’
오늘은 상당히 귀한 자료를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띄어쓰기를 적용한 문법책이다. 이 책이 나오지 전에는 한문을 기본으로 사용하던 터라 한글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흔히 한국어 띄어쓰기는 호머 헐버트(1863 ~1949)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대중화에 노력하고 성공한 사람은 헐버트가 맞다. 독립신문(1896년 4월 7일 창간과 더불어 띄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자주동천’과 ‘빛내리’
오늘 아침에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무상법현 스님의 글이 올라왔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분야라 열심히 읽고 느낌이 있어 스님께 전화를 걸었다. 내일 칼럼에 스님 글을 조금 훔쳐 가려니 양해하시라고 했더니, “좋다.”고 하면서 자신의 글이 남의 글의 원천이 된다니 고맙다고 한다. 우리말과 한자어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감자꽃이야기〉 하얀꽃 핀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스승’과 ‘교편(敎鞭)’
선친께서는 40년을 넘게 교편을 잡으셨다. 당시에는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필자도 40년을 넘어섰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교직에 몸담은 분들이 많다. 문헌공도 최충(984 ~1068) 선생부터 한글창제 반대하신 최만리(? ~1445) 선생(당시 부제학)까지, 그리고 선친대와 필자의 자녀 세대를 합하면 도합 200년이 훨씬 넘는다. 오로지 교직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교권(敎權)’과 ‘인권(人權)’
요즘은 교권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교단에 선 지 40년이 넘었는데, 어쩌다가 교권이 이렇게 실추됐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에 나이 많은(?) 제자들과 만나서 대화하던 중에 교권과 관련된 주제가 나와 한 시간이 넘도록 토론이 벌어졌다. 제자들 중에는 현직 교사도 있고, 전직 경찰도 있어 대화가 참으로 유익했다. 중학교 2학년 재학생이 전국을 돌며 무인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주최(主催)’와 ‘주관(主管)’
우리말 중에 참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주최(主催)’와 ‘주관(主管)’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초대(初代)’와 ‘일대(一代)’가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를 갖고 다투다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친구도 있다. 초대 회장이 있고, 1대 회장이 있는가? 둘째 번 회장을 2대 회장이라고 하니 초대 회장과 1대 회장은 같은 것이라고 하니, 이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돼지’와 ‘동치미’의 어원 이야기
우리말은 한자어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지난 번에 제육볶음에 관한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반향이 제법 많았다. 원래는 ‘저육볶음(猪肉, 豬肉볶음, 돼지 猪, 저팔계 = 돼지)’이라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하였다. 실제로 제육볶음(돼지고기를 갖은 양념을 넣어 볶다가 부추를 다시 넣고 볶은 음식)이라고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만, 이는 실상 무식한 사람들이 ‘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가방’의 문화문법
바야흐로 논문의 계절이 왔다. 과거 한국어가 인기가 없던 시절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전공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동료 교사들로부터 핀잔도 많이 들었다. 학부에서 한문교육학을 전공한 터라 한국어교육이 뭔가 끌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대부분의 대학원에서는 ‘국어교육과’라고 했지만 한국외국어대학교만은 ‘한국어교육과’라고 하여 특화해 왔다. 물론 대부분이 국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존대법’과 ‘화용론’
어제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화 중에 “(너의) 아버지는 안녕하시냐?”고 하는 말이 틀렸느냐는 것이었다. 우리말은 압존법(壓尊法)이라는 높임법이 있다. ‘압존법’이란 “높여야 할 대상이지만 듣는 상대방이 더 높을 때 압존이 되는 높임법”을 말한다. 우리말에는 여러 가지 높임법이 있다. 주체높임이라고 해서 문장의 주체가 되는 사람을 높이는 방법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