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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주최(主催)’와 ‘주관(主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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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주최(主催)’와 ‘주관(主管)’

우리말 중에 참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주최(主催)’와 ‘주관(主管)’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초대(初代)’와 ‘일대(一代)’가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를 갖고 다투다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친구도 있다. 초대 회장이 있고, 1대 회장이 있는가? 둘째 번 회장을 2대 회장이라고 하니 초대 회장과 1대 회장은 같은 것이라고 하니, 이해하고 싸움을 그치고 돌아갔다. 지난 번에는 대(代)와 세(世)를 구분한 적도 있다. 할아버지부터 나까지를 이를 때 여러 사람들이 헷갈린다고 한다. 할아버지부터 나까지는 2대라고 하고, 세를 말할 때는 3세가 된다. 나폴레옹 1세가 있고, 이어 2세, 3세가 있음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世)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고 대(代)는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代)와 세(世)는 숫자 1의 차이가 있다. 아버지와 나는 1대, 할아버지는 2대가 된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전해준 가보는 2대를 내려온 것이라고 해야 한다. 한자를 어중간하게 알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다.

주최와 주관에 대한 것도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고 있다. 어떤 때는 주최(主催)를 쓰고, 어떤 때는 주관(主管)을 써야 하는지 어렵다. 사실 주최와 주관이 같은 경우도 많다. 어려서부터 많이 하던 농담 중에

주최 측의 농간이야!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주관 측의 농간이야.”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런 것을 보면 어린 시절에도 주최에 대한 의미 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아니면 습관적으로 그것을 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쓰는 것이 어느새 표준어가 되는 현실임을 인지한다면 그리 어려운 말도 아니다. 우선 주최(主催)의 의미 파악을 해 보기로 하자. 늘 그렇듯이 사전적인 풀이는 “행사나 회합을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엶”이다. 그러니까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실시하는 쪽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최태호 교수는 주최 측에 행사 준비에 대한 최선의 협조를 당부하였다.

주말을 맞아 프레시안에서 주최하는 ‘최태호미술전’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

국제한국어시낭송대회에서 주최 측은 음료를 참가자들에게 무한정으로 제공하였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중부대학교 대학원 한국어학과에서는 해마다 국제한국어시낭송대회를 개최한다. 모든 행사의 준비(현수막, 음료수, 안내문 등)를 학교와 학과에서 감당한다. 이때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가 주최 측이 된다. 그러나 행사의 기본은 ‘국제한국어시낭송협회’에서 마련한다. ‘사회자의 선정, 심사위원의 선정, 심사 규정, 심사위원의 숫자, 참가자의 숫자, 참가 국가별 선택’ 등은 모두 협회가 주관하도록 한다. 행사의 전반적인 권한은 ‘국제한국어시낭송협회’에 맡기는 것이다. 이럴 때 주관이라는 표현을 쓴다. 주관(主管)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어떤 일의 주가 되어 그 일을 책임지고 맡아 관리함”이라고 나타나 있다. 즉 그 일(행사)의 책임을 지고 맡아 관리하는 일이다. 예문을 보자.

관광 협회가 주관한 ’23 히트 상품은 금산 인삼축제 관광 열차였다.

태호가 당무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주최는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하는 것’을 말하고, 주관은 ‘그 일을 책임지고 관리함’을 일컫는다. 앞에서 예로 든 것을 다시 한 번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국제한국어시낭송대회 : 주최 ; 중부대학교 대학원 한국어학과, 주관 ; 국제한국어시낭송협회

칼럼을 빙자해서 너무 학과 자랑만 한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기 위한 것이니 너그러운 독자들께서 혜량(惠諒)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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