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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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살코기’과 ‘암비둘기’
지난 번에 강의할 때 ‘ㅎ종성체언’에 관해 설명했더니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외국어에도 이러한 발음이나 표기는 많다. 인도네시아어에서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Trima kasih.’라고 하는데 필자가 “뜨리마 까시!”라고 했더니, “그것이 아니고 끝에 ‘h’발음을 약하게 넣어 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h’ 발음이 단어의 끝에 들어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바리 맨’과 ‘쿠킹 포일’
아침이면 일어나서 신문을 펼쳐 보던 것이 옛일이 되었다. 조간 신문을 보면서-희한하게 신문은 읽는다고 하지 않고 본다고 표현한다- 화장실에 가서 읽던 버릇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화기를 들고 가서 뉴스를 훑어 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 되었다. 전화기를 열면 뉴스가 많이 읽은 순서대로 떠오르고 관심 분야를 읽어 보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도로 위 수상한 봉고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출생률’과 ‘난임’
필자는 베이비 부머라고 하는 세대의 중앙에 태어났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늘 들었던 말이 ‘산아제한(産兒制限)’이라는 용어였다. 지나치게 많은 아이를 낳아서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 조금만 낳자는 말이다. 그래서 나온 표어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고, 어느 시절부터인가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잖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빠’와 ‘아버지’의 호칭 문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존대법이고 다음으로 어려운 것이 조사와 어미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한국의 호칭은 어렵다. 미국으로 유학간 한국 아이가 선생님을 부를 때 “Teacher! Teacher!” 하고 불렀더니 아무도 안 돌아보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름을 부르는 서양문화와 직책이나 호칭을 부르는 우리 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의 남자들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선지’와 ‘순대’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아침 해장국으로 양선지국으로 먹었다. 오래 전부터 아침에는 계란 두 개만 먹는 것이 습관이 있었는데, 어제 온 손님은 계란 두 개로는 양이 안 차는 모양이었다. 항상 아침에는 해장국을 먹으로 가자고 한다. 필자가 계란 두 개 삶는 것이 안쓰러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계란 두 개로는 조반 대용으로 부족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양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내’와 ‘남편’
‘아내’을 지칭하는 말이 참으로 많다. ‘내자, 안사람, 마누라, 여편(네), 와이프…’ 등등 참으로 많은 단어들이 있다. 과거에 필자의 전화기에 아내를 ‘마누하님’이라고 저장해 놓았더니 아내가 투덜거렸다. “도대체 ‘마누라’가 뭐냐?”는 말이다. 사실 마누하(마노라)라고 하는 것은 상당한 극존칭인데 듣기에 따라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곡학아세(曲學阿世)’와 ‘불수진(拂鬚塵)’
대학에 처음 입학하고 강의 시작하던 날이었다. 모두 긴장해 있었는데 당시 막 교단에 서신 젊은(?) 교수가 칠판에 대문짝만하게 글씨를 썼다.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글의 의미를 아느냐?”고 물었고, 학생 중 하나가 “학문을 왜곡하고 세상에 아부한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젊은 교수는 “잘 했다.”고 하면서 세상을 살되 절대로 학문을 왜곡하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직성(直星)’의 문화문법
드디어 2022년(임인년(壬寅年))이 저물어 가고 있다. 곧 계묘년(癸卯年, 2023년)이 된다. 호랑이 해가 가고 토끼 해가 오는 것이다. 사실은 동지가 지났으니 이미 계묘년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다. 학문적으로 볼 때 갑자년은 동지에 시작되었으니 과거 새해의 시작은 동지였고, 띠도 이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2022년 12월 22일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얌체와 염치
예전에 모음에 변화를 주어 의미를 바꾸는 것에 대하여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늙다’와 ‘낡다’, ‘남다’와 ‘넘다’ 등의 예로 들면서 모음을 바꿔서 의미를 새롭게 하는 단어들을 예로 들었다. 오늘 주제로 삼은 두 개의 단어 역시 이와 동일한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시작은 염치에서 비롯되었다. 한자 성어 중에 예의염치(禮義廉恥)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동지 섣달’과 ‘설날’
‘동지’와 ‘섣달’ 그리고 ‘설날’의 개념에 관해서는 과거에 각각 하나씩 분리해서 칼럼으로 올린 전이 있다. 12월이 되면서 ‘섣달’에 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오길래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묶어서 정리해 본다. 우리 노래에도 “날 좀 보소. /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라는 가사가 있다. ‘동지 섣달에 꽃을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