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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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당신들에게 항상 열려 있어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⑰어느 신혼부부의 초대
9월 7일. 날씨 맑음. 구글 지도에 도흐문 출발, 지방도 D1003번 도로를 입력했다. 노선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고속도로는 제외시킨다는 조건을 부여했다. 그렇지 않으면 빠른 길을 선택하느라 고속도로를 경유하도록 알려 준다. 경사도 5~8%의 일직선 고개를 1~2km씩 오르느라 진을 쏙 뺐다.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입에서는 게거품이 나왔고, 새로운 고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
우리가 처음으로 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⑯두려워도 간다
두려워도 간다 9월 5일 아침. 비뜨히(Vitry) 시내 외곽 회전 로터리에서 파리 방향 이정표를 보며 돌다가 갑자기 고속도로가 나타나 화들짝 놀라 멈췄다. 며칠 전 길을 잘못 들어 혼쭐이 났던 고속도로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우린 자전거에서 내려 다시 시내로 들어왔다. 세 시간 넘게 시내 외곽을 돌다가 아침에 출
‘이젠 함부로 길을 들어서지 말아야지!’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⑮감히 유럽 고속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다니!
감히 유럽 고속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다니! 고속도로변 울창한 잡목 사이로 작은 틈새가 눈에 띄었다. 자전거를 세우고 들여다보니 개구멍이었다. 잡목을 제거하면 빠져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작업에 들어갔다. 유난히 가시 잡목이 많았다. 간신히 잡목을 비집고 탈출에 성공했다. 휴우. 우린 농로에 앉아 서로 마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정도
손을 흔들어 주면 되지, 왜 빵빵거리는 거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⑭아뿔싸! 고속도로를 달리다니!
아뿔싸! 고속도로를 달리다니! 8월 30일. 티옹빌을 떠나 운하(Canal) 제방 길을 따라 메스(Metz)로 향했다. 메스를 10km 정도 앞두고 달리고 있는데 사이클 복장의 빨간 고글을 쓴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코리아? 텐트? 캠핑할 거예요?” “예스, 사우스 코리아. 캠핑하려고요.” “메스 시내에 좋은 캠핑장이 있는데 안내해 드릴까
프랑스다운 게 저런 건가 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⑬봉주르, 소중한 인연(룩셈부르크~프랑스)
룩셈부르크 건너 프랑스까지 8월 28일. 모젤 강 상류 오베르빌릭(Oberbillig) 부락을 지나 출입국 절차 없이 다리 건너 룩셈부르크로 들어갔다. 원형 교차로를 돌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세 시간 정도 달려 룩셈부르크 레미히(Remich)에 도착했다. 안내센터에 들렀는데 룩셈부르크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를 같이 사용하고 있어 혼란스러웠다. 안내
“아, 그렇지! 지금은 부시장이 아니지!”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⑫다시 본연의 나로
다시 본연의 나로 다음 날 아침. 붕어섬 캠핑장은 인터넷이 잘 안돼서 블로그를 여는데 버퍼링이 계속됐다. 글은 나중에 쓰기로 하고 사진부터 얼른 후닥닥 올렸다. 블로그는 매일 아침 5시부터 두 시간 정도 썼다. 낮에는 라이딩을 하느라 힘들고, 저녁엔 피곤해서 글을 제대로 쓸 수 없어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글을 썼는데 아직 하루도 빠짐없이 써 왔다. 나와의
코블렌츠가 왜 그토록 아름다운 도시인가?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⑪포도 향기에 취하다
포도 향기에 취하다 다음 날 아침, 캠핑장을 나서며 한 번 더 로렐라이 언덕을 돌아봤다. 아쉬움일까? 그냥 나도 모르게 높은 절벽과 그 아래 거센 물결을 훑어봤다. 소중한 인연. 애틋한 사랑.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언덕이다. 모처럼 따스한 햇살 맞으며 고어(Goar) 마을을 지나다가 공원 벤치에 앉아 슬그머니 다가오는 배들을 살폈다. 크고 화려한 배를 하도
“자전거 집시의 하루는 정해진 게 없다”…우린 행복한 자전거 집시 ‘연인’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⑩별 내리는 밤
별 내리는 밤 다음 날. 유스호스텔을 막 나오려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린 꺼냈던 자전거를 다시 호텔 창고에 넣고 자판기 커피를 한잔하며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 못해 보슬비를 맞으며 출발했다. 자전거 집시라면 이 정도 비를 맞는 건 대수롭지 않다. 달리다가 멀리 능선이 뿌예지면 가로수나 다리 밑으로 잽싸게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추니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을 되찾아 주는 신이 있다면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⑧추억이 그리워지는 순간
추억이 그리워지는 순간 8월 12일. 뷔르츠부르크를 뒤로하고 마인 강을 따라 페달링을 시작했다. 마인 강 물줄기는 한참 동안 북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다시 남쪽으로 유턴해 100km를 굽이돌아 베르트하임(Wertheim)으로 내려와 프랑크푸르트(Frankfurt)로 흐른다. 마인 강은 한강의 1/3 가량 되는 작은 강으로, 화물선도 하루 두세 척 정도 드물
첫눈에 반한 아름다운 도시…뷔르츠부르크(Wurzburg)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⑦다시 태어난다면 뷔르츠부르크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뷔르츠부르크에서 장바구니 아주머니를 뒤따라 15분 정도 언덕을 오르니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2층 구조의 비슷한 집들이 한 줄로 길게 줄지어 있었다. 아주머니의 집과 옆집 사이에 난 골목으로 들어가니 안쪽에 열 평 남짓한 잔디 정원이 보였다.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빨간 산딸기가 울타리를 치고 있었다. 텐트를 풀기 전에 아주머니는 우리를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