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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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훠어이 훠어이'
김민웅의 세상읽기 <107>
<광장>의 작가 최인훈이 쓴 희곡 <옛날 옛적 훠어이 훠어이>는 우리의 전래 설화를 소재로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광장>이 남과 북의 대립이라는 냉전현실에서 그 어느 쪽도 자신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여긴 존재의 고뇌를 그렸다고 한다면, <옛날 옛적 훠어이 훠어이>는 민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바이칼의 신화, 그 기점에 서서"
김민웅의 세상읽기 <106>
러시아와 몽골의 접경에 있는, 시베리아의 거대한 호수 바이칼의 위용은 우리에게 고고학적 상상력을 비롯하여 문화인류학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너무도 적합한 비경(秘境)의 현장이 아닌가 합니다. 최근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과 더불어 우리민족의 고대
"북악산 아래 궐내(闕內)에서는 지금"
김민웅의 세상읽기 <105>
산(山)의 생김새와 그 산세(山勢)가 풍기는 기운은 서로 그리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넉넉하고 웅혼한 기품을 자아내는 지리산과, 화사하게 단장한 숙녀의 미모를 닮은 설악산은 각기 내뿜어낼 기운의 색깔이 아무래도 동일하지 않을 듯 합니다. 온통 기암괴석(
"<친절한 금자씨>의 이런 감상법"
김민웅의 세상읽기 <104>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씨는 "친절하지 않고서는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의 비밀"을 일찍, 아니 깊고 깊은 고통 속에서 불현듯 깨우쳐 버린, 얼핏 섬뜩하면서도 실은 슬픈 존재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죄도 없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그녀가 멸시와 냉대를 받
"여름, 그 아쉬운 뒷 표정"
김민웅의 세상읽기 <103>
지루한 논쟁처럼 언제 끝이 날까 했던 여름도 이제 막바지 고비를 넘기고 있는 듯 합니다. 바람과 비를 한껏 품은 먹구름을, 마치 연병장의 병사들같이 도열시켰던 장마전선도 조만간 해산(解散)의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말복(末伏)의 푯말이 한적하게 서 있는 시골 어느
"전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그 갈등의 교차점"
김민웅의 세상읽기 <102>
지금의 미국 대통령 부시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당시 아칸서스 주의 풋내기 정치인이라고 여겼던 빌 클린턴에게 패배, 재선의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미국에서도,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졌을 때에는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장은 미묘한 분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부시는
"<동막골>, 그 새로 난 길"
김민웅의 세상읽기 <101>
온 세상이 비명과 유혈(流血)의 전란(戰亂)에 휩싸이고 있어도, 벌통의 꿀을 지키고 밭의 감자를 캐는 일이 일상의 가장 중요한 소임이자 전부인 마을이 있었습니다. 전쟁의 소문조차 채 발길이 닿지 않은 강원도 두메산골, 이름 하여 <동막골>이었습니다. "동막골"이라면 짐
"비만한 도시가 허기진 까닭은"
김민웅의 세상읽기 <100>
날이 갈수록 비만해져만 가는 도시를 남모르게 허기지도록 하는 것은, 결국 산과 나무와 강, 그리고 하늘의 별에서 그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외로움일 수 있습니다. 그 고독은 무서운 속도로 시간을 삼키는 분주한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어느새 시(詩)를 잃어버린 시인
"이미 다 벗은 것을 알고 있는데..."
김민웅의 세상읽기 <99>
르느와르의 유화(油畵) 속에 담긴 풍성한 몸매의 벗은 여인은 아름다움을 칭송받습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예술의 투명한 시선(視線)과 육신(肉身)의 순수를 감지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같은 여인이 플레이보이지에 자신의 육체를 같은 방식으로 드러낸다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올까요?"
김민웅의 세상읽기 <98>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따라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은 차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