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이백만-추병직 자르면 집값 안정되나"

'인책론' 봉합…"정부여당 믿고 지켜봐 달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3일 당 안팎에서 거세게 제기된 부동산 정책 책임자 인책론과 관련해 "지금은 여당이 인책론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봉합을 서둘렀다.
  
  "지도부까지 인책론 말하는 건 좀…"
  
  김근태 의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의 '지금 집을 사면 낭패 볼 수 있다'는 글을 꼬집으며 "청와대 참모들이나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뢰를 잃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신뢰 회복에 역행하는 모든 언행에 대해선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회의 뒤 우리당 지도부는 "지금은 시장을 진정시키고 효과적인 대책을 통해 시장에 신호를 주는 게 급선무"라며 "개별 의원들의 불만 표출은 이해하지만, 지도부까지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우 대변인은 "소수 비대위원들이 인책론을 거론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다수는 지금 이백만 홍보수석,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경질되면 집값이 안정되느냐. 그건 일단 뒤로 미루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당은 다만 이 수석에 대해서는 "정책은 정책 당국자들이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발표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하기로 했다. 우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 같은 사안은 정책으로 말해야지 정책이 아닌 방식으로 표현했을 경우 시장에 주는 신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 대변인은 금주 중 발표될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과 관련해 "이번에는 당이 주도해서 논의를 이끌기로 했다"면서 "국민들은 지금 어떤 일이 있어도 정부와 여당이 책임지고 집값 안정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믿어주시고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러나 "투기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가는 정책기조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해 이번 부동산 대책도 정부의 기조가 그대로 관철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 "자기변명도 못하는 이백만이 무슨 국정홍보를…"
  
  반면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이백만 수석은 특이한 대출방법으로 특별하게 돈을 버는 사람임을 보여줬다"며 자기변명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국정 홍보를 제대로 하겠느냐"고 비난했다.
  
  이는 청와대 이백만 홍보수석이 최근까지 서울 강남에 부인 명의의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든 발언이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대책이 정말 국민들의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택지의 분양원가 공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에 대해 전 의장은 "금융 안정이란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수요 억제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실수요자에게 피해주는 만큼 재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민노 "이백만-추병직 물러나야"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민심은 활화산 상태인데 현 정부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문제다"고 경질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추병직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정책적, 정치적 책임을 가져야 하고, 이백만 수석은 글을 통해 물의를 일으킨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한두 명 문책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책의 잘못된 원칙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