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대와 20억 원 대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지금 집 사지 마라'는 글을 썼다고 비판받고 있는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강남아파트에서) 살다가 (더 큰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 받아 당첨된 것이고, 지난달 입주하게 되니까 기존의 아파트를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투기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으로 이사를 하다 보니 집값이 올랐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 수석은 지난 10일 "정부정책은 문제가 없으나 부동산 세력이 문제"라며 "지금 집 사면 낭패 볼 것"이라는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게재했다가 최근까지 강남아파트를 두 채 보유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십자포화와 함께 인책론의 대상까지 되고 있다.
"홍보수석이 강남에 산다는 게 죄라면 죄다"
이백만 수석은 12일 "공직자가 되기 전인 2004년 1월 역삼동 아이파크 분양에 당첨돼 지난달 입주했고, 새 아파트(54평형)에 입주하면서 그 전까지 살던 일원동 극동아파트(36평형)를 처분키로 해 최근 잔금을 치렀다"고 해명했다.
이 수석은 "2004년 1월 분양 당시만 해도 강남 부동산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고, 경쟁률도 낮았다"며 "은행대출 8억 원은 돈이 없어 분양 당첨 당시 건설회사에서 은행과 연결해서 자동으로 제공하는 대출을 받았던 것이고, 지난 9월 기존 아파트를 팔아서 은행빚을 갚고 잔금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일산에서 살았었는데 큰 애가 학교에서 트러블이 심해서 도저히 일산 학교에 다니지 못할 지경이라 2002년에 강남 수서로 이사했다"며 "2년 뒤에 역삼동 개나리아파트가 재개발을 하길래 잔여분 신청에 응했다가 로열층도 아닌 3층에 당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이 높은 것에 대해 이 수석은 "청와대 홍보수석이 강남에 산다는 게 죄라면 죄"라며 "내 아내가 모 여대 교수인데 이 일로 '복부인'처럼 돼서 제자들 앞에 서야 하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는 정책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홍보하는 사람"
문제가 된 지난 10일 청와대브리핑 글과 관련해 이 수석은 "시장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서 정부가 다음 주에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 전에 홍보수석으로서 지원해 준 것"이라며 "내가 신문사 경제부장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큰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시장상황은 심각하다"며 "시장이 불안해하고. 시장에 불신이 깔리면 정책을 못 펴기 때문에 정책신뢰문제를 제기할 의무가 청와대 홍보수석한테 있다고 봤다"고 게재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브리핑이 정부 정책의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부동산 세력 운운하며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수석은 "(정부를 비판하는) 서민들의 마음을 왜 모르겠냐"며 "정책은 사과와 반성을 전제로 한 것이고 최고의 반성은 최상의 정책 제시가 아니냐"고 답했다.
이 수석은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는 것이 사과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사과는 정책부처가 정책을 제시하면서 하는 것이고 나는 홍보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며 발을 뺐다.
그는 "여론에 비판 받을 부분은 받아야 한다"며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하지만 내가 정책을 내놓으면 경제부총리나 건교부 장관에 대해 '오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부 부동산 언론은 부동산 주간지 지칭한 것"
이 수석의 발빼기는 이어졌다. '청와대 브리핑에서 적시한 부동산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수석은 "기존 제도권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보는, 신문판매대에 있는 부동산 주간지를 본 적이 있냐"며 "시커멓게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그들을 일부 부동산 언론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수석은 "일부 금융기관이라고 한 것도 은행을 말한 것이 아니라 일부 대부업체들이 높은 금리라도 지금 집을 사라고 부추기고 있고 건설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기 위해 수요자들을 부추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 한 것"이라며 "이런 것에 대해 언론과 각을 세울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석은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브리핑 글에서는 <조선>, <중앙>을 적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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