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13일 부동산 정책 책임자 경질론과 관련해 "잘못된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잘못한 인사가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적극 가세했다.
"8.31 대책 등 과녁에 명중 못해"
정 전 의장은 이날 아침 KBS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정책에는 신뢰가 제일 중요한 문제인데, 부동산 정책을 집행해 온 라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31 대책, 3.30 대책이 목표했던 과녁에 명중하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 오히려 부작용이 더 확산되고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장은 이어 남북문제와 관련해 쌀, 비료지원 재개 문제에 대해선 "아직은 6자회담 전개과정을 좀 지켜보면서 정책 검토를 해도 늦지 않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그 대신 그는 "당장은 7월 미사일 발사 이후에 끊어져 있는 남북 대화의 복원, 예컨대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중단 같은 문제부터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북한 방문 의지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대통령이 정할 문제이고 나는 정치 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창당정신 깃발은 지켜야 하지만…"
정 전 의장은 한편 자신이 언급한 '창당 실패론'과 관련해 "과장과 왜곡이 좀 심하게 됐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정치부패를 끊어내는 것, 보수정치로부터 탈피하는 것,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것 가운데 앞의 두 가지는 성과가 있었지만 지역구도 극복은 성공하지 못했고 민주세력의 분열로 나타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게 내 논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떤 경우라도 창당정신과 그 깃발, 명분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역시 정당은 열린우리당이 정당발전, 정당민주주의의 종착점은 아니다"며 "끊임없이 발전적 진화를 모색해갈 필요는 있다"고 신당창당론을 적극 거들었다.
정 전 의장은 다만 "정계개편 논의는 국민에게 공감이나 감동을 못 주고 있다"며 "지금은 반성과 고백의 시간을 가질 때"라고 말했다.
"4대 개혁입법의 모자를 쓴 게 잘못이었다"고 했던 자신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4대 개혁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방법론상의 미숙을 지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100개도 넘는 각종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이 있는데 하나하나 전략적으로 분리해서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얘기한 것"이라며 "4대 법안이 마치 당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것처럼 모자가 씌워진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처리도 제대로 못하게 되고 후유증을 남겼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외에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는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론'에 대해선 "원래 내 주장이기도 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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