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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30% 삭감한다는데 '쌍수' 들고 환영?"

법원의 '낙하산' 꼬집기…문제 기관장은 또다시 '낙하산'

  산업자원부 1급 출신으로 산하기관 기관장을 역임했던 한 전직 관료의 구태를 신랄하게 비판한 법원 판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건비를 삭감한다는데 '쌍수' 들고 환영한 산하기관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박영래)은 지난 21일 한국산업기술평가원(ITEP) 김동철 전 원장의 불법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검찰이 구형한 벌금 300만 원을 그대로 선고했다. 김동철 전 원장을 보좌하던 하상태 전 경영관리본부장, 김기원 전 행정관리실장에게도 각각 100만 원, 70만 원을 선고했다.
 
  이날 박영래 판사는 형을 확정하기에 앞서 김동철 전 원장을 비롯한 한국산업기술평가원 경영진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박영래 판사는 "사건 당시인 2003년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 상황이 정상화 된 시점으로 산자부는 유독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만 인건비 30% 삭감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다른 공기업이나 정부산하기관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이어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김동철 전 원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산자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맞서기는커녕 내부의 힘없는 근로자들에 대해 협박, 해고 조치 등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인사 평가를 위한 데이터 등을 임의로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국정감사 때 김동철 전 원장 등 경영진이 일부 노조원을 근무 태만 혐의로 해고하기 위해 출근 시스템을 조작해 '지각'을 만든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런 박 판사의 비판은 산자부 1급 관료들이 산하기관 기관장으로 부임한 후 기관의 입장보다는 산자부의 눈치만 보는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간 법원에서 김동철 전 원장은 "산자부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인건비를 30% 삭감해 어쩔 수 없이 경영혁신 차원에서 강성노조에 대항해 문제 직원을 해고하고 단체협약 개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항변해 왔다.
 
  문제 원장은 또 다시 '낙하산'…노동자는 77일째 '아스팔트 위'
 
  한편 이렇게 문제투성이 경영을 해놓고도 김동철 전 원장은 지난 1년간을 '천국'에서 보냈다.
 
  노사갈등 끝에 재선임에 실패한 김동철 전 원장은 몇 달간의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산자부의 또 다른 산하기관인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의 기관장으로 2005년 7월 선임됐다. 김동철 전 원장을 보좌하던 하 씨와 김 씨 역시 노사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경영혁신실장 등 중요 보직에 임명된 상태다.
 
  반면에 김동철 전 원장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법원의 명령으로 복직하는 등 고초를 겪었던 노동자들은 김 전 원장이 물러난 다음에도 '지옥'같은 1년을 보냈다.
 
  김동철 전 원장의 후임인 또 다른 산자부 1급 관료 출신의 윤교원 원장은 기존 노사갈등을 수습하기는커녕 사태를 더욱더 악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단체협약은 해지 통보됐고, 노조 사무실도 빼앗겼으며, 노조 전임자는 현업으로 복귀해야 했다. 그리고 노조는 4월 24일로 77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위원장 고영주)은 "이런 일련의 과정은 산자부의 교사와 지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사실"이라며 "김동철 전 원장, 김기원 전 행정관리실장이 질책은커녕 '보상'을 받은 것도 비록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았지만 말을 잘 들은 데 대한 보답"이라고 지적했다.
  
  과기노조는 "산자부는 잇따른 법의 심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겨 더 늦기 전에 4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사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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