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가 앞장서서 노사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자원부가 예산축소와 사업이관을 무기 삼아 산하기관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병 강행-산자부 산하기관 노조 탄압은 노무현 정부의 본질"**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위원장 이성우)은 국회 앞에서 산자부의 부당한 노조 탄압에 항의해 결의대회를 열고, 산하기관 지부장들의 삭발식을 거행했다.
과기노조 이성우 위원장은 "최근 김선일씨 피랍 사건에 대해 추가 파병을 고수하는 정부의 모습으로 노무현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산자부가 산하기관 노사관계에 개입해 노사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기노조는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의 7월 일정에 맞춰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산자부의 산하기관 노사관계 개입에 맞서기로 했다. 과기노조는 또 민주노동당, 시민단체 등과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산자부의 산하기관 노사관계 개입 의혹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로 했다.
***"산자부가 앞장서 노사 갈등 부추겨"**
과기노조는 "산자부가 2002년 11월부터 산자부 산하기관인 산업기술평가원(ITEP), 산업기술시험원에 예산 배정 유보, 사업이관 등을 무기 삼아 단체협약의 개악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과기노조에 따르면, 산자부는 기획예산처의 '경영혁신 지침'을 이유로 각 산하기관의 노사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단체협약 결렬, 조합원 징계, 노조 탄압 등 사실상 노조를 무력화하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심지어 노조의 총회나 대의원 대회에 대해 사용자의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강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산자부의 산하기관 노사 관계 개입은 2003년부터 더욱더 노골화돼 한국생산성본부, 한국표준협회, 섬유개발연구원 등 산하기관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TEP은 산자부가 경영진에게 노골적으로 노조 탄압을 강요하자,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선정과 평가에서 산자부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노조가 제기한 바 있다. 이를 이유로 산자부와 ITEP 경영진은 직위해제, 휴업 등의 징계를 거쳐 노조 핵심 간부 6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후 이들에 대한 각종 징계는 중앙노동위원회 등에서 모두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실은 본지와 KBS 등을 통해 크게 보도된 바 있다.(본지 2003년 12월4일자)
한편 이렇게 산자부의 산하기관에 대한 압력이 심해지면서 피해를 염려한 노조와 조합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ITEP의 경우 조합한 1백명 가운데 80여명이 노조를 집단 탈퇴했고,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서는 1백3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90여명이 집단으로 노조 탈퇴서를 제출한 후 상당수 조합원들이 다시 가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산업기술시험원 노조가 산자부의 기관 '예산 축소' 압력에 위기를 느낀 직원들의 압력 때문에 상급 노조인 과기노조 대신 단체협약에 조인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산업기술시험원 노조는 이후 지도부 제명에 반발해, 전체 조합원 투표를 거쳐 과기노조를 탈퇴하고 조합별 노조로 돌아갔다.
***산자부, "기획예산처 지침대로 할 뿐"**
한편 이런 과기노조의 강력한 문제제기에 대해서 산자부는 "기획예산처의 경영 평가 지침에 따른 것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2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산하기관에 정부 부처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기존 노사 관행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조치들은 모두 기획예산처 경영 평가 지침에 의건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또 "산자부 산하기관은 다른 부처보다 그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민간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다"며 "그 때문에 좀더 적극적으로 지침대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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