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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길이 없다
[탁오서당] <명등도고록> 상권 제8장 ①
유용상의 말이다. "중용이란 책의 내용은 죄다 우리 공자 선생님께서 사람들이 명(命)을 알도록 드러내 보이신 학문입니다. 그래서 첫머리에 '하늘이 명하신 것이 성'이라고 말한 뒤 이어 '하늘이 문왕께 내린 명이시여, 아름답고 덕스러워 영원히 그치질 않는구나!'1) 하였고, 마지막에서 또다시 '하늘이 만물을 키우시는데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라. 지극할진저!
김혜경 한밭대학교 교수
2016.01.15 13:50:09
지명(知命)·지례(知禮)·지언(知言)·지인(知人)
[탁오서당] <명등도고록> 상권 제7장
〈중용〉에서는 '하늘이 사람에게 명하신 바가 성(性)'이라고 말하는데, 이 '명'(命)이란 것이야말로 성의 근원입니다. 만약 명을 모른다면 그 근원을 알 도리가 없으니, 무슨 수로 군자가 되겠는지요? 명을 알고 나면 온갖 사안이 다 마땅해지면서 예(禮)를 알고 말(言)을 이해하는 공부도 그 안에 저절로 깃들게 됩니다. 어찌 명을 알고 난 뒤에 다시 예를 알
2016.01.02 08:04:58
'마음을 밝힌다(明心)'는 것
[탁오서당] <명등도고록> 상권 제6장
회림1)의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께서 '마음을 밝히라'(明心)2)고 가르치셨다 말하는데, 공자님만큼 심성을 잘 밝혀낸 이가 없다는 걸 대체 누가 알까요! 대학 '정심장'(正心章)은 분명코 심성의 의미를 밝히는 내용입니다. 마음에는 본래 물상이 없습니다. 만약 분노 등의 감정이 맺힌다면 마음속에 뭔가가 들어있는 거지요. 사물이 마음속에 들었는데, 어
2015.12.18 18:05:59
중국을 떠돌았던 이탁오, 황학루를 노래하다
[탁오서당] <속분서> 권6 '강물 위에서 황학루를 바라보다'(江上望黃鶴樓)
서리 맞은 단풍, 흰 갈대꽃, 강물 위 피어나는 아지랑이 비단 바위, 은빛 고기, 맑디맑은 빛이 참으로 아름답다. 장사치 태운 돛단배 구름 헤치며 나타나고 신선의 누각이 거울 같은 수면에 걸렸구나. 늦가을 뗏목 그림자 은하수를 가로지르니 매화곡 한 자락이 먼 하늘에서 흘러내리네. 가없는 창주1)에 어부는 뜻을 두었어라깊은 밤 읊조리며 홀로 뱃전 두드린다.
2015.11.15 12:44:36
'가을의 정회'
[탁오서당] 두보를 흠모했던 이지의 가을 시(詩)
분서 권6 '가을의 정회'(秋懷) 몽땅 허옇게 바랜 만년의 머리카락 지닌 것이라곤 노쇠에 굴복 않는 마음뿐이지. 쓸쓸하게 떠도는 건 접여를 배워서가 아니라 깊은 사귐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라네. 그리운 님 꿈속에서 찬바람에 실어 보내고 낙엽 지는 소리에 가을의 상념 읊조리오. 자고 이래 귀 밝은 사람 중에서 어쩌면 따로 지음이 있을지도. 白盡餘生髮, 單存不老
2015.11.08 14:10:32
"책 속에 사람이 있네"
[탁오서당] <분서> 권6 '독서의 즐거움-서문과 아울러'(讀書樂-幷引)
가을 빛깔(秋色)이 깊고 환해,앞으로 두 주에 걸쳐 독서와 가을을 소재로 한 이지의 시를 소개한다. 조공이 말씀하셨다. "늙어서도 배울 수 있는 자는 오직 나와 원백업 뿐이다." 대저 사분오열된 땅덩이의 창과 칼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도 그분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셨는데, 나 같이 하릴없고 한가한 일개 늙은이야 말할 나위 있을까! 이치는 그러하다만, 이는
2015.11.01 15:48:15
명덕을 밝힘(明明德)이 근본, 백성과 친함(親民)은 말단
[탁오서당] 〈분서〉 권1 ‘주약장에게 답함’(答周若莊)
〈분서〉 권1 ‘주약장에게 답함’(答周若莊) 명덕을 밝힘(明明德)은 근본이요, 백성과 친함(親民)은 말단이다. 그래서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1) 말했고, 또 "천자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수신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만약에 덕은 밝히지 않은 채 제 몸을 수양한다면 이는 근본은 어지럽힌 채 말단만을 추구하는 행사니, 어찌 가능한
2015.10.25 16:25:21
큰 배움의 길
[탁오서당] 속분서 권1 마력산에게(與馬歷山)
지난 주 연재는 〈명등도고록〉 상권 제4장에 관해서였다. 〈대학〉 첫머리에 나오는 지어지선(止於至善)과 격물(格物), 수신(修身) 등의 관계를 논한 글인데, 해설은 본문이 아니라 이지 특유의 글쓰기가 유래한 배경에 집중되었다. 정작 중요한 바에 대해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고, 그래서 이에 대한 보충으로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명등도고록이 아닌 속분서
2015.10.18 10:57:57
"내 몸이 바로 온 천하 사람의 몸"
[탁오서당] 〈명등도고록〉 상권 제4장
본문유용건(劉用健)의 말이다. "〈대학〉에서 말하는 ‘지극한 선’(至善)이란 바로 '사물을 바르게 인식'(格物)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로부터 지선의 경지에는 원래 사물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러므로 지선에 도달한다는 것은 멈춰야 할 곳(지선의 경지)이 어딘지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격물을 거친 연후라야 그런 앎에 이르게 되지요.1) 앎
2015.10.11 14:22:59
벼슬도 학문도 도(道)의 실천
[탁오서당] 〈명등도고록〉 상권 제3장
본문 "자하1)는 '벼슬하면서 힘이 남으면 공부하고, 학문을 하고도 여력이 있으면 벼슬하라'2)고 말했지요. 요즘 사람들 벼슬살이는 공무처리며 산더미처럼 쌓인 장부정리에 밥 먹을 틈조차 없으니 어느 겨를에 책을 읽겠습니까? 게다가 배우는 사람이 책을 읽어 뜻을 곧게 세울 수 있고 행함에 여력이 있더라도 천거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수로 벼슬을 한단 말입니
2015.10.04 07:4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