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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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
월간 <작은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사, 정치, 경제 문제까지 우리말로 쉽게 풀어쓴 월간지입니다. 일하면서 깨달은 지혜를 함께 나누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찾아 나가는 잡지입니다. <작은책>을 읽으면 올바른 역사의식과 세상을 보는 지혜가 생깁니다.
귀농, 해 보니 이렇습니다
[작은책] 대안적 삶, 사실상 농사만으로 어렵다
우선, 나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농사를 짓겠다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온 4년 차 귀농인이다. 전업농은 아니다. 많은 일을 내려놓고 왔으나 배출권거래제 검증심사원, 대학교 외래교수, 환경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함을 버리고 오지는 않았다. 다시 이전에 살던 도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 때문은 아니다. 바로 아이 셋과 부부, 도합 다섯 식구의
박성용 귀농인
"빵대를 치면 그달 월급은 0원이다"
[작은책] 노동과 삶·① 자동차 외판원 김선영 씨
김선영 씨(54세)는 15년째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다. 김 씨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30분 대리점으로 출근해 전시장 및 사무실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본사(이하 본사)에서 송출되는 방송에 맞춰 아침 체조를 하고, 본사의 교육과 지시사항을 시청한다. 때때로 본사는 전단을 돌릴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줬다. 본사 지역본부 직원
정인열 <작은책> 기자
매달 1일 게시판엔 '퇴사자' 명단이…
[작은책] 노동과 삶·② 기자 출신의 강남 월급쟁이
"하나만 생각해. 치열하게 살지 않기 위해 서울을 떠난 건지, 제빵사가 되기 위해 서울을 떠난 건지." 네게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조언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정답을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 왠지 저 위에 내가 쓴 말을 자꾸 읽어 보게 된다. 낱말 한둘만 바꾸면 바로 내 얘기가 되기도 하니까. 매달 1일에는 회사 그룹웨어 게시판에 인사발령 공고
최규화 직장인
김영란법 '3·5·10 법칙'의 진짜 의미
[작은책] 법으로 청탁을 금지하기까지
청탁금지의 목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줄여서 '청탁금지법'이라고 부릅니다)이 지난 9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청탁금지법 제1조는 이 법의 목적을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의 거창
김묘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성희롱 단톡방은 '악성 보험'이다
[작은책] 뒷담화, 연대의 품격
"2월 국민대, 6월 고려대, 7월 서울대·경희대, 8월은 서강대, 그리고 최근 연세대에서…" 이런 헤드라인이 붙은 뉴스가 있다면 혹여 학부모들은 대학의 입시 정보라도 되는 줄 알고 촉각을 세우려나. 한 번쯤은 자기 욕망과 결부시켜 보았을 명문 대학들에서 연이어 일이 터졌다.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어 언어 성폭력을 일삼았다. 헤드라인은 일명 '대
김서화 칼럼니스트
백화점에서는 '매출'이 인격?
[작은책]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2013년 그해에 세 명의 백화점 노동자가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각각 "더 이상 백화점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라는 말을 남기고서 떠난 그녀들을 내몬 것은 백화점의 매출과 해고의 압박, 서비스 모니터 점수와 평가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다. 가장 '화려한' 쇼핑 공간인 백화점과 백화점 노동자의 '자살'. 사뭇 동떨
노새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이 시대의 강경대·김귀정을 소환하라
[작은책] 다큐 <강기훈 말고 강기타>
1991년 5월 25일 5시 충무로 역 삼거리, 그러니까 늑대와 춤을(케빈 코스트너 감독)이라는 영화가 대한극장에 걸려 있었고, 스카라 극장에는 사랑과 슬픔의 맨하탄(시드니 루멧 감독)이라는 영화가 걸려 있었을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건널목의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자,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주위에 모여 있던 젊은이들이 삼거리를 향해 모여들었습니다. "열사의
권경원 영화감독
청년의 지속 가능한 시골살이는 가능할까
[작은책] "작은 모임이 일이 되고 집이 되고 친구가 되었다"
남들이 말하길 나는 귀농 귀촌 2세대다. 부모 세대가 귀농 귀촌 1세대로 도시에서 시골로 들어왔고, 그와 함께 들어온 혹은 그 뒤에 자신의 선택으로 시골에 들어온 자식 세대가 귀농귀촌 2세대다. 하지만 나는 보통 사람들이 귀촌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농사를 지으며 살지 않는다. 동네의 다른 20대, 30대 친구들과 함께 커뮤니티 밥집 '살래 청춘식당
상이 청년 농부
'사라지는 의자'가 우리 미래다
[작은책] 성과연봉제가 숨기고 있는 것
"당신이 일한 '성과만큼' 임금을 주겠다"는 성과연봉제는 얼핏 당연한 것으로 들리지만 몇 가지 점에서 논란이 있다. 우선 일한 '성과만큼'이란 기준은 누가 정하고 그 성과 측정은 어떻게 하느냐라는 '공정성' 문제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지금까지 도입된 성과연봉제는 거의 대부분 일방적이거나 강제적이라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취약하고, 이진 아웃 혹은 삼진
은수미 전 국회의원
짧은 치마는 죄가 없다
[작은책] '쎈 언니'의 오류
스물두 살 딸아이가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 준비를 했다. 냉장고 앞에서 뭘 주우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속옷이 보일까 봐 불안했다. "치마가 좀 짧다? 보이겠네"라고 했더니, 아이가 치마를 번쩍 들어 올려 보이며 "안에 속바지 붙은 건데?"라고 반문했다. 나는 입을 닫았다. 몇 년 전 아이가 빨간 미니스커트를 사 왔을 때, 크게 화를 냈다. 치마가 너무 짧았다
이하나 미디어유어웨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