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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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한윤수의 '오랑캐꽃']<43>
"목사님! 지금 베트남 맞아요."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계단을 뛰어 올라오며 외쳤다. "왜 맞아?" 나도 마주 뛰어나가며 물었다. "한국 차가 베트남 오토바이 박았는데 베트남이 넘어졌다가 도망쳤어요. 그래서 한국 차가 따라가서 왜 도망가냐고 뺨 때려요." "그래? 가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동남아시아
[한윤수의 '오랑캐꽃']<42>
우리 센터는 '동남아시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동남아시아 사람이 주로 드나들고 둘째, 돈은 없지만 먹을 것은 남아돌고 셋째, 물물교환으로 먹고 살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태베필인스캄'이라고 순서를 매겨 외우는 나라
첸의 고안
[한윤수의 '오랑캐꽃'] <41>
비행기표 살 돈이 없어 고국으로 떠나지 못하는 캄보디아 여성이 있었다. 이름은 첸. 그녀는 퇴직금과 임금을 주지 않는 회사와 소송 중이었다. 나는 소송에서 이기면 받기로 하고 비행기표 값 50만원을 빌려주었다. 그녀는 돈 한 푼 없이 그렇게 떠났다. 쓸쓸하게! 그후
공부
[한윤수의 '오랑캐꽃'] <40>
삼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한 태국인이 찾아왔다. 이름은 분라드. 3년치 달력에다 매일 일한 내역을 빼곡이 적어 왔으니 태국인 치고는 아주 드물게 치밀한 성격이다. 그는 시간외 수당 계산이 잘못 되어 돈을 덜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간 수당 안 줬어요." "그러네
외국인을 돕는 쉬운 방법
[한윤수의 '오랑캐꽃'] <39>
외국인을 돕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을 돕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길을 가르쳐 주거나, 대신 전화를 해주는 것이다. 이게 우습게 보여도 외국인에겐 결정적 도움이 된다.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우리가 외국에 가서 길을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삼색기
[한윤수의 '오랑캐꽃']<38>
선수들과 식사도 같이 하지 않는다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고독을 나는 이해한다. 선수들과 사적으로 가까워지면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휘자로서 냉정한 판단이 흐려진다든지, 팀웍이 깨진다든지. 외국인 노동자들과 나와의 관계도 비슷
딴소리
[한윤수의 '오랑캐꽃']<37>
태국인 불법체류자 수코타이는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지 하루 만에 비행기표를 사서 출국해 버렸다. 도와주는 나한테 알리지도 않고. 나는 그를 면회하려고 보호소를 방문했다가 그가 이미 태국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 그는 체불임금 받
고등어구이
[한윤수의 '오랑캐꽃']<36> 어떤 변호사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다. 작년 초만 해도 법적인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는 변호사를 찾아서 서울까지 달려가곤 했다. 그러나 발안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장난이 아니라 오가는 데 거의 한나절이 걸렸다. 또한 도움
노파랏의 굴욕Ⅱ
[한윤수의 '오랑캐꽃'] <35>
다음날 아침 사무실의 화제는 단연 노파랏이었다. 압도적인 분위기는 노파랏을 동정하기보다는 성토하는 쪽으로 흘렀다. "지가 싸인하고 지가 포기하는 걸 어쩌겠어요?" 이때 노파랏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순 정적이 흘렀다. 노파랏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노파랏의 굴욕Ⅰ
[한윤수의 '오랑캐꽃']<34>
태국여성 노파랏은 경기도 파주에서 일했는데 퇴직금 151만원을 받지 못했다. 회사측에서는 공짜로 밥을 먹여주었기 때문에 퇴직금을 안 줘도 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밥으로 다 주었다!>는 것은 퇴직금을 떼어먹는 고전적인 수법인데, 화성에서는 이런 무지막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