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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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센터
[한윤수의 '오랑캐꽃']<53>
불법체류자가 추방당할 것을 각오하고 밀린 임금을 달라고 하면 회사에선 줄 것 주고 빨리 끝내는 게 현명하다. 어영부영 시간을 끌다 불법체류자가 단속에 걸리면 막대한 벌금을 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그렇게 빨리 행동하지 못한다. 밀린 임금을 조금만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블랙박스
[한윤수의 '오랑캐꽃']<52>
캄보디아 노동자 소펙은 전라북도 김제에서 일했다. 퇴직금 111만원을 받지 못해 센터에 왔다. 직원 한 사람이 끈질기게, 두 달 반 동안 회사와 접촉하여 그 돈을 받아주었다. 소펙이 일요일날 인사차 발안에까지 왔다. 귤 한 박스를 사가지고. 하지만 그날은 굉장
독백
[한윤수의 '오랑캐꽃']
베트남 노동자 도안은 충북 옥천에서 일했는데 석 달 임금과 퇴직금을 합해서 715만원을 받지 못했다. 청주 노동부에 진정서를 냈다. 감독관 앞에서 사장님이 사정했다. "어렵습니다. 부동산을 팔아서 갚을 게요. 하지만 조금만 깎아주십쇼." 나는 두 달 안에 완불하는
외국인과 한국말로 소통하기
[한윤수의 '오랑캐꽃']<50>
나같이 외국어를 못하는 사람이 외국인 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친지들이 많다. 그들의 공통적인 질문 두 가지. "외국어 몰라도 되요?" "되죠!" "한국말로 다 되요?" "되죠!" 솔직히 말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한국말로
저력
[한윤수의 '오랑캐꽃']<49>
미국은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전쟁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후 '상승 미군(常勝美軍)'이란 신화가 깨졌다. 북한에 비기고 베트남에 졌기 때문이다. 한글학교 초창기에는 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베트남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몇
콩나물국
[한윤수의 '오랑캐꽃'] <48>
현재의 인류는 약 5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난 같은 조상의 후손들이다. 아프리카에서 올라와 서쪽으로 간 사람들은 백인이 되었고, 동쪽으로 똑바로 가다가 태평양에 막혀 멈춘 사람들은 한국인이 되었으며, 동쪽으로 가다가 따뜻한 남쪽으로 휘어져 내려간 사람들은 동남
시클라멘
[한윤수의 '오랑캐꽃']<47>
엊그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나는 작년 여성의 날에는 베트남에 있었는데 하노이 시내는 온통 꽃물결이었다. 꽃장사가 거리거리마다 진을 치고 꽃을 사고 선물하고 받는 사람들로 시가지는 울긋불긋한 꽃대궐을 이루었다. 그날 꽃을 못 받는 여성들은
서푼짜리 오페라
[한윤수의 '오랑캐꽃']<46>
우타이는 태국에서 탈장 수술을 해서 무거운 물건을 들지 못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어야 하는 영농조합에 배치되었다. 이러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사장에게 가능하면 직장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더니 "바꿔주지요. 하지만 보름만 기다
누가 필요해서 하는 일인가?
[한윤수의 '오랑캐꽃']<45>
화성시청에서 전화가 왔다. "김치 필요하지 않으세요? 외국인 근로자들한테 주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경우 즉답을 피하는 게 현명하다. 나는 "글쎄요. 조금 있다 전화드릴 게요." 하고는 마침 센터에 와있던 외국인들에게 물어보았다. 김치를 주면 가져가겠느냐고
필리핀 상륙작전
[한윤수의 '오랑캐꽃']<44>
레이는 의심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의 재입국이 취소된 것도 바로 의심 때문이었다. 그는 필리핀에 갔다가 한 달 후 재입국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장님이 회사 형편이 어려우니, *퇴직금은 필리핀 갔다 오면 주겠다고 하자 의심이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