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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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귀신
[한윤수의 '오랑캐꽃']<683>
보도블록 공장에서 전화가 왔다. *기숙사 관리수칙을 만들었는데 베트남어로 꼭 좀 번역해 달란다. "그런 건 돈 주고 번역회사에 부탁해야지요!" 하려다가 오죽 영세한 공장이면 영세한 외국인센터에 부탁할까 싶어 그냥 번역해서 보냈다. 그리곤 잊어버렸는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백번의 협박
[한윤수의 '오랑캐꽃']<682>
필리핀 사람이 한국인 상급자한테 맞아서 전치 2주가 나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직장 이동이어서 회사에 전화했다. "경찰에 고소하지 않을 테니 직장 옮겨주시죠." 그러나 사측에서는 전혀 때린 적이 없다며 오히려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
가마때기
[한윤수의 '오랑캐꽃']<681>
캄보디아인이 와서 말했다. "통역 좀 빌려주세요." "통역은 왜?" "번역을 해야 돼요." "번역은 왜?" "검찰청에 가서 반성문을 쓰는데, 저는 캄보디아어 밖에 못 쓰니까 그걸 한국말로 번역해야 하거든요." "무슨 죄 졌어?" "제 차로 중국인 차를 쳤습니다. 접촉사
배꼽
[한윤수의 '오랑캐꽃']<680>
한국인이 없는 공장에 태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인이 섞여 있다면 누가 대장 노릇을 할까? 대개는 베트남 고참이다. 똑똑하고 거세니까! 문무를 겸전했다고나 할까. 알루미늄 파이프 공장. 베트남 고참이 기숙사 문을 두드렸다. "야!" 그러나 태
맹꽁이
[한윤수의 '오랑캐꽃']<679>
태국인이 출입국에 갔다. 사람은 많은데 창구는 의외로 한산하다. 옳다 됐다 하고 창구로 가서 말했다. "비자 연장 해줘요." 그러나 출입국 직원은 "번호표를 뽑아야지!" 했을 뿐이다. 태국인은 안 된다는 줄 알고 우리 센터에 전화했다. "안 된대요." "
난파선
[한윤수의 '오랑캐꽃']<678>
양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얼굴이 초췌한 태국인이 왔다. 입국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기숙사에서 짐을 싸들고 나와 주렁주렁 들고 다닌다. 당장 집에 가려고. 티셔츠를 들어 보이는데 가슴에 대짜 파스를 붙였다. "가슴이 아파?" "예. 심장이 뛰고 숨
코맹맹이
[한윤수의 '오랑캐꽃']<677>
새벽의 산이나 한낮의 사무실에 오는 커플이 부부일까 애인일까? 산에서는 걷는 방식을 보면 안다. 하나가 앞장서고 하나가 10미터 이상 확실히 떨어져 오면 부부다. 바짝 붙어서 걸으면 애인이고. 그러나 애매하게 2, 3미터쯤 떨어져 오면? 말소리를 들으
융단폭격
[한윤수의 '오랑캐꽃']<676>
외국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충돌하는 한국인 대리가 있다. 그 회사에 말썽이 그치지 않는 것은 사모님이 대리를 총애해서 분쟁의 원인을 그의 외부에서만 찾기 때문이다. 또 한 사람의 캄보디아 인이 그와 싸우고 조기 귀국해버렸다.
고대
[한윤수의 '오랑캐꽃']<675>
고대 정외과 대학원에서 "왜 외국인을 쓰는가?" 에 대해서 강의를 했는데 인상적인 점이 두 가지 있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한윤수의 '오랑캐꽃']<674>
센터 초창기에 드나들던 인물 중에 탕(가명)이라는 베트남인이 있다. 워낙 똑똑하고 언어 감각이 뛰어나서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한국말 잘하기 대회에 나가면 1등 상을 휩쓸곤 했다. 50만 원을 탄 적도 있다! 그가 잠적한 지 2년 만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