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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단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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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단폭격

[한윤수의 '오랑캐꽃']<676>

외국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충돌하는 한국인 대리가 있다.
그 회사에 말썽이 그치지 않는 것은
사모님이 대리를 총애해서
분쟁의 원인을 그의 외부에서만
찾기 때문이다.

또 한 사람의 캄보디아 인이 그와 싸우고
조기 귀국해버렸다.

내가 밀린 임금을 달라고 했을 때
주면 계산 끝나는 거였다.
그러나 사모님은
"이럴 수가 없다!"
는 탄식으로
내 입을 잠재웠다.

1. 제멋대로 그만두다니, 이럴 수가 없다!
2. 제 마음대로 귀국하다니, 이럴 수가 없다!
3. 그러고도 돈을 달래? 이럴 수가 없다!
4. 더군다나 그런 나쁜 사람 돈을 정부가 받아줘? 이럴 수가 없다!

그녀는 이런 기본적인 '이럴 수가 없다!' 외에도
수많은 파생적인 '이럴 수가 없다!'를 생산해냈는데
그건 대개 의심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 중 하나가
만일 걔가 한국에 남았다면 불법인데
왜 그런 불법행위를 가만두느냐? 이럴 수가 없다!
는 거였다.

걔는 불법이 아닐뿐더러
지금 캄보디아에 있으니 그리 전화해보라고 했으나
그녀는 그 간단한 걸 하지 않은 대신에
우리 전 직원, 고용센터, 출입국, 노동부 등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고갈시켰다.
마치 융단 폭격을 퍼붓듯!

특히 담당 감독관한테는
장시간 통화를 7번이나 했다는데
듣다 질린 감독관이
"이제 고만 좀 하시죠. 제가 들어 드릴 만큼 다 들어 드렸잖아요."
하는 걸 내가 옆에서 들었다.

결국 돈 줄 거 다 주고
5개월 만에 끝났지만
후유증이 남았다.

성실한 감독관의 입에서
이런 독백이 나왔으니까.

"아! 그만두고 싶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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