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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의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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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의 협박

[한윤수의 '오랑캐꽃']<682>

필리핀 사람이 한국인 상급자한테 맞아서
전치 2주가 나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직장 이동이어서
회사에 전화했다.
"경찰에 고소하지 않을 테니 직장 옮겨주시죠."

그러나 사측에서는 전혀 때린 적이 없다며
오히려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왔다.
나는 이런 협박을 백번도 넘게 당해보았기에
"맘대로 하슈."
하고 끊었지만 순진한 직원들은 걱정이 많았다.

"목사님 고소당하면 어떡하죠?"
"좋지."
"뭐가 좋아요?"
"유명해지잖아! 하지만 고소보다는 차라리 나를 암살하라고 햐."
"무슨 그런 말씀을? 죽는 게 좋으세요?"
"좋지. 왜냐하면 내가 신도가 없는 목사잖냐!"
"그렇죠."
"신도가 없으니 헌금이 없지! 헌금이 없으니 월급 줄 돈이 없지! 월급 줄 돈이 없으니 로또를 사지! 근데 목사가 7년 동안 로또를 사는 게 얼마나 싫은 건지 알어?"
"모르죠."
"죽기보다 싫어.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목사님 같은 로또 목사가 또 있을까?"
"나는 또 있다고 봐! 왜냐하면 신도 없는 목사가 어디 나 하나 뿐이겄냐?"

이런 쓰잘 데 없는 얘기를 해가며
이틀을 버티자
사장님 전화가 왔다.

직장 이동시켜주겠다고!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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