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5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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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벌이
[한윤수의 '오랑캐꽃']<693>
.노래방 규모의 작은 태국인 나이트클럽이 있다. 일요일 밤새 맥주 마시고 노래하고 춤 췄는데 나중엔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월요일 아침이라 공장에 들어갔는데 딱 20분 일하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과장님에게 사정했다. "도저히 안 되겠어요."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번지 없는 주막
[한윤수의 '오랑캐꽃']<692>
나의 어릴 적 꿈은 '생일 없는 소년'이 되어 '번지 없는 주막'에서 술 한 잔을 하는 거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에게는 생일이 있었고 우리 동네에는 주막이 없었다. 새벽 산에 갔다가 내려올 때는 무인지경의 골짜기를 택한다. 아무도 없는
가난한 동네
[한윤수의 '오랑캐꽃']<691>
베트남 노동자 둘이 싸웠는데 A가 쇠막대로 B의 머리를 쳐서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사장님은 동료를 상해한 죄를 물어 A에게 일을 시키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돈 벌러 온 사람에게 이보다 큰 고통은 없다. 돈도 못 벌고 직장 이동도 안 되니까. 그가
또또또
[한윤수의 '오랑캐꽃']<690>
태국인이 용산에 가서 갤럭시노트2 중고를 70만원에 샀다. 계약서도 없이! 유심을 변경해야 하는데 대포폰이라 변경이 안 된다. 할 수 없이 기계만 태국으로 보냈다. 기가 막힌 건 용산에 또 간 거다. 어떻게 알았느냐? 통역해달라는 전화가 왔으니까. 내
수술을 앞둔 의사
[한윤수의 '오랑캐꽃']<689>
한국인 남성한테서 전화가 왔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서 4년을 살았는데 위장결혼으로 의심 받아 아내가 추방당하게 생겼단다. "왜 의심을 받았죠?" 물으니 하필이면 결혼 중매를 선 사람이 위장결혼 전문 브로커라 도매금으로 억울하게 걸렸다는 거다.
발안탱고
[한윤수의 '오랑캐꽃']<688>
두 달에 한번 센터 이사들이 발안에 온다. 이사들은 학창시절이나 군대시절의 오랜 친구들이다. 방문 목적은 두 가지. 하나는 직원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사주는 것 또 하나는 센터의 재정을 들여다보는 거다. 들여다보면 뭘 해? 항상, 바람 앞의 등불이지!
밀고
[한윤수의 '오랑캐꽃']<687>
중국동포 여성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관 조바로 일했는데 월급을 2년 동안 못 받았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하다. 여관 주인이 월급 올려준다고 하면서 계속 미루는 거다. 백이면 2백 준다고 하고 2백이면 3백 준다고 하면서! 조바는 돈
기름챙이
[한윤수의 '오랑캐꽃']<686>
경기도 여주에서 전화가 왔다. 스리랑카 사람이 버스 빈 좌석에 앉는 순간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깔고 앉아서 "성추행이야!" 하고 난리가 났단다. 파출소에 끌려갔지만 버스 승객들이 성추행이 아니라고 증언을 해주어서 풀려났다나. "그럼 끝난 거네."
휴가는 계속된다
[한윤수의 '오랑캐꽃']<685>
동남아와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 먹는 채소가 있다. 줄기 속이 비었다고 해서 공심채(空心菜). 태국말로는 박뭉, 베트남 말로는 무엉이다. 데쳐 먹거나 볶아 먹는다. 맛은 비름나물과 비슷한데 가장 흔히 먹는 나물로 동남아의 콩나물이라고나 할까. 발안에 공
최후통첩
[한윤수의 '오랑캐꽃']<684>
태국에서 혼다자동차에 다닌 기술자가 있다.월급이 적었다. 45만원.그래서 한국으로 온 건데 1년 만에 문제가 생겼다. 고향에서 약사로 일하는 여친이 갑자기 "당장 안 돌아오면 방콕으로 가버릴 거야." 하고 최후통첩을 보낸 거다.무작정 상경한다는 말은 고무신 거꾸로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