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0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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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㉔성숙한 동행
더니든 기차역을 지나 7시 정각에 인터 시티(Inter City)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헐, 대합실 문이 닫혔다.’ 승객들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한 뼘 처마 끝이 없는 네모진 터미널 건물은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 자전거를 버스에 실으려면 작업할 시간이 필요해 1시간 미리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난감했다. ‘어디서 분해 포장을 하지?’ 작은 공간이라도
최광철 여행작가·방송인
빗길 수채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㉓성숙한 동행
더니든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막 치고 나자 곧바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비 쫄딱 맞을 뻔했다. 남 섬은 북 섬에 비해 비가 별로 오지 않는다는 정보와 달리 하루걸러 비가 내렸다. 다음 날 나는 일행과 함께 관광 안내 센터를 찾아갔다. 이곳 더니든에서 픽턴으로 가는 교통수단과 그곳에서 배를 타고 웰링턴으로 건너가는 루트에 대해 물었
체리 점심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㉒성숙한 동행
1월 20일 미들마치의 아침, 비 그치고 바람도 잦아들었다. 저만치 보이는 산꼭대기에 눈이 쌓였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휴게실에서 블랙커피를 한 대접씩 마셨다. “빵을 더 사가야겠어요.” 추니가 말했다. “점심은 푸케랑이(Pukerangi)에 가서 맛나게 먹읍시다." 만능 키가 말했다. “기차역이니까 주변에 식당이 있겠지요?” “그럼요. 명색이 기차역인데.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끝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㉑숨겨진 갈등
"어쿠, 펑크 났어요." 추니가 캠핑장을 막 나서다가 말고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안장에서 내렸다. 만능 키와 인천 총각이 달려들어 후다닥 앞바퀴 튜브를 교체했다. 오늘은 오타고 센트럴 레일 트레일 150킬로미터 구간의 3일째 마지막 코스인 미들마치까지 65킬로미터를 달릴 예정이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여전히 긴 능선은 넘실대며 끊임없이 내게로 다
갈등의 연속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⑳숨겨진 갈등
오후 5시. 오피어(Ophir) 캠핑장에 도착했다. 넓은 잔디 광장에 이용객은 보이지 않았다. “저쪽 건물 바로 옆에 텐트를 치고 싶습니다.” 관리인이 지정해준 중앙 광장 대신 거센 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는 건물 옆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네. 그렇게 하시죠.” 관리인은 쾌히 승낙했다. “여기 이것 좀 도와주세요.” 인천 총각이 만능 키한테 갑자
오타고 센트럴 레일 트레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⑲숨겨진 갈등
10시 반 알렉산드라 정류장에 내려 관광 안내 센터를 찾아가 오타고 센트럴 레일 트레일(Otago central railtrail)에 관한 자전거 길 정보를 손에 쥐고는 길 건너 레스토랑에서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세계 10대 자전거 여행지 중 1위로 선정됐다는 ‘오타고 센트럴 레일 트레일’은 1880년대 후반 골드러시가 시작되면서 캐
서운한 게 뭘까?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⑱숨겨진 갈등
1월 16일 새벽 퀸즈 타운 캠핑장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오늘도 만능 키의 텐트 지퍼 내리는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깼다. “오늘 몇 시에 일어나기로 했어요?” 추니도 이미 깨어있었나 보다. “6시라고 했을걸.” 텐트 머리맡 그물망에서 휴대폰을 꺼내보니 5시였다. “한 시간 더 잡시다.” 내가 말했다. “오늘도 버스에 자전거를 잘 실어줄까요.” 추니가
밀퍼드 사운드에 반하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⑰판타스틱, 뉴질랜드
1월 15일, 아침 6시 35분. 퀸즈 타운 캠핑장 바로 앞에 어제 예약한 버스가 도착했다. 빈 차인 걸 보니 아마 이곳이 첫 출발지인가보다. 나는 추니와 함께 맨 앞자리에 앉았다. 버스는 퀸즈 타운 와카티푸 호수를 지나 94번 국도를 따라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남반구의 피오르드, 밀퍼드 사운드(Milford Sound)로 향했다. 운전기사가 흥겹게
퀸즈 타운 트레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⑯판타스틱, 뉴질랜드
퀸즈 타운(Queenstown)엔 버스 터미널이 따로 없고 승강장을 터미널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 승강장 주위 도로변 공터에서 자전거를 조립했다. ‘어디로 갈까.’ 안내 센터에서 정보를 얻어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퀸즈 타운 홀리데이 파크로 이동했다. 캠핑장 사용료는 1인당 이십오 달러(이만 원)로 다른 곳보다 오천 원 더 비쌌다.
이상한 자전거 포장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⑮판타스틱, 뉴질랜드
‘여긴 바람 괜찮겠다.’ 열 평 남짓 잔디 광장이 3미터 높이의 방풍 울타리로 둘러싸인 푸카키 홀리데이 파크에 텐트 셋이 오순도순 자리 잡았다. 저녁 식자재 사러 가까운 마켓을 찾아갔다. 소고기와 양파, 빵, 우유, 과일, 베이컨을 샀다. 만능 키가 반주로 마실 와인 한 병을 고르는 동안 인천 총각은 사이다를 한 병 샀다. “자, 한 잔 하시죠. 오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