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9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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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당신 마음의 장소로 가고 싶다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왜 하필 여행인가요?
2010년 7월에 문을 연 '프레시안 books'가 이번 5월 30일, 191호를 끝으로 잠시 문을 닫습니다. 지난 4년간과 같은 형태의 주말 판 업데이트는 중단되나, 서평과 책 관련 기사는 프레시안 본지에서 부정기적으로나마 다룰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기를 약속드릴 수 없지만 언젠가 '프레시안 books'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정여울 문학평론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싶어? '이곳'을 추천!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오스트리아 빈, 내 마음을 거울처럼 비추는 도시
여행자가 스케줄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소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도시가 바로 오스트리아의 빈이다. 첫 번째 빈 방문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그 유명한 빈 미술사 박물관과 박물관 광장 MQ였다. 그토록 놀라운 작품들이 그토록 짜임새 있게 배치될 수 있다니. 정말 유치한 감정이지만, 나는 그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품었다. 여기가 혹시 내가
나는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매일 기도한다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믿음'이란 무엇인가, 이탈리아의 아시시
나는 기도하는 방법을 모른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기도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가 있다. 나의 힘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머나먼 세상을 느낄 때. 어떤 노력으로도 열리지 않는 문을 발견했을 때. 나의 소원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이 전혀 다를 때.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내 기도를 들어줄 누군가를, 무언가를, 어딘가를 의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내 소원
눈 튀어나오게 맛난 맥주, 서른 넘어 만난 '절친'!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뮌헨 - 트임, 열림, 뜨임의 공간
사람들은 어른이 된 후엔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어떤 면에선 맞는 말이지만, 내 경우엔 어른이 되어 뒤늦게 만난 친구와 훨씬 오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대학 졸업 후에 만난 친구도 있고, 서른이 넘어 알게 된 친구도 있다. 게다가 서른 살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아랑곳없이, 나는 늘 그분께 극존칭을 쓰지만 내심 동갑내기 친구보다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여권 도장을 찍다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베를린 DDR 박물관
2013년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서 나는 무척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베를린 장벽의 일부를 떼어 내서 거리 한 복판에 세워두고, 동독 군인의 복장을 한 남성이 여행자들에게 웬 도장을 쾅쾅 찍어주며 유쾌하게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군인 복장을 한 남자가 들고 있던 물건은 이제는 사라진 나라 동독의 여권 도장이었다. 여행자들은 여권에 도
49%의 고통, 51%의 기쁨, 한국에서 얻을 수 없는 그 2%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5>] 로마의 객고(客苦)
인간은 고통의 문제를 견뎌야 하네.동양에서는 고통을 버림으로써 없애려고 하네.서양인은 약물로 고통을 억누르려 하네만,고통은 극복해야 하는 것이며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라네.-칼 구스타프 융, 빅터 화이트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로마는 참 이상한 장소다. 여행에서 겪는 가장 끔찍한 기억과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아무렇지 않게 뒤섞여버리는
한밤중에 골목길을 걷는 은밀한 쾌락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4>] 피렌체의 야경
여행초보자였을 때 나는 실외보다 실내 공간을 선호했다. 야외처럼 춥거나 덥지도 않고, 힘들 땐 언제든 벤치에 앉아 쉴 수도 있고, 화장실 찾아 삼만 리를 떠나야 할 필요도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외공간보다 돌발 변수가 훨씬 적고, 사방의 벽들이 나를 조용히 엄호하는 것만 같은 안온한 느낌이 좋아서, 나는 '실내의 여행'이
셰익스피어와 들국화가 마주치는 그 골목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베니스, 길 잃은 여행자에게 내리는 축복
어린 시절 골목길을 걷다가 '막다른 골목'이 나오면 문득 낭패감이 들곤 했다. 막다른 골목이 나왔다는 것은 길을 잃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정해진 목적지가 있는 상태에서 막다른 골목을 만나면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정된 목적지가 없다면, 그저 걷기 자체가 목적이라면. 막다른 골목은 또 하나의 열린 길이 된다. 아무 목적 없이 걷는다는 것
예술은 왜 존재하는가, 카프카가 가르쳐 주었다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2>] 체코 프라하, 카프카 박물관
며칠 전 케이블TV에서 추억의 영화 러브스토리를 보다가 깜짝 놀란 장면이 있다. 가난한 빵집 딸로 자라난 여주인공 제니퍼가 병석에 누워 죽어가고 있을 때, 백만장자의 아들로 태어난 남편 올리버가 당신 지금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제니퍼는 이렇게 대답한다. “절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느낌이야. 아주 천천히. 그러다가 땅에 이미 떨어져 있기를 바라는 기분. 알아
도시 한복판의 위령비, '우리가 가해자다'라고 절규한다
[정여울의 '마음이 머무는 곳'] 베를린 홀로코스트 위령비(Holocaust Memorial)
'프레시안 books'는 2014년 신년호로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나오길 바라는 미래의 책들에 대한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일곱 명의 필자들에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책, 당신이 읽고 싶은 책, 번역되길 바라는 책과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아울러 지난해 12월 13일 송년호에서 예고했던 페이지 개편은 기술적인 문제로 1월 17일부터 구현됩니다. 예고한 대로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