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의 보라색 천에 이어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 회의실 테이블에도 보라색 천이 깔렸다. 6일 우리당 당사를 찾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보라색 테이블보 위에서 입당원서에 서명해 정동영 당의장에게 전달함으로써 우리당에 입당했다.
***"당원 자격으로 자유롭게 비판할 것"**
전날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 전 장관은 "국회 과반수라는 기적을 만들어줬던 많은 국민들이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당을 외면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강 전 장관은 "저는 이제 우리당의 당원이고 당원 자격으로 자유롭게 비판도 할 것"이라며 "당원으로서 우리당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어조를 높였다.
강 전 장관은 그러나 "우리당에는 분명히 희망이 있고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희망이라는 제2의 영혼을 살려 시정을 펴나가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강 전 장관은 야당을 향해서도 첫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오늘 MBC 100분토론에 초청을 받았고 선거법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포용과 공정성이라는 원칙 하에서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야당들도 이런 포용의 원칙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내각 각료로서 우리당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장관은 "당연하다. 그래서 당원으로 공동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비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회의실 미어터질 뻔…온갖 해프닝 연출**
강 전 장관의 입당식에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행사장인 회의실이 터져나갈 듯 했다.
강 전 장관이 참석한 의원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자 당직자들이 "이 분은 OOO지역구의 OOO의원입니다"고 소개해야 했고, 기념촬영 시간에는 자리가 모자라 선수가 낮은 의원들은 뒷줄로 밀려나기도 했다.
정동영 당의장은 "과거의 시장이 주6일 근무 시대에 걸맞고 토목사업을 잘하는 시장이었다면 강 전 장관은 주5일 근무시대에 맞고 문화사업을 잘하는 시장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을 도쿄와 파리 사이에서 가장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 최적의 시장후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오전 정책의총에서 "그 동안 홀로 분투하느라 수고가 많았다"며 뜬금없는 박수를 받았던 이계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강 전 장관에게 보라색 꽃다발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꽃다발을 받은 강 전 장관은 "저와 함께 예비후보로 나선 이계안 후보께서 꽃다발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입당한 이상 원칙에 따라 경선을 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화답했다.
염동연 사무총장으로부터 우리당 소속 유명 서예가가 쓴 '필승'이라는 휘호와 부채를 선물 받은 강 전 장관은 홍보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준비된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당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인사말을 직접 올렸다.
***내일은 전태일 거리 방문한다**
강 전 장관은 '희망은 제2의 영혼'이라는 제목의 인사말을 통해 "안녕하셨어요. 오늘 열린우리당의 당원으로 출발하는 강금실입니다"라며 "희망은 제2의 영혼이라고 하였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총 7행의 인사말을 마무리 짓고 "쓰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간이 없네"라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열린우리당 당원으로서 강 전 장관의 이틀째(7일) 일정은 '청계천 방문'이다. 그러나 강 전 장관 캠프의 한 핵심관계자는 "광화문 쪽이 아니라 전태일 거리 쪽을 걸을 것"이라고 귀띔해 이명박 시장과의 차별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전태일 거리'는 청계천 버들다리 뒤편으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평화시장 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그 자리에는 전태열 열사의 반신상이 세워져 있고 약 4000여 개의 추모동판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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