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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매혹적 카리스마와 집중력 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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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금실, 매혹적 카리스마와 집중력 겸비"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03/31] 여성운동가에서 교육자로 변신한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참여정부의 첫 여성부 장관을 지낸 지은희 전 장관이 지난 16일 덕성여대 총장에 취임했습니다. 활달하고 자신감 있는 성격, 특유의 설득력과 친화력으로 지난 20여년 간, 여성운동과 시민운동을 이끌어 온 지은희 총장.. 지은희 총장은 덕성여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앞으로는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공동체를 위한 여성인재에 바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을 초대해, 우리나라 여성인력이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이고 또 얼마 전 출범한 시민 포럼 〈소통과 대안〉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함께 합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입니다. 지은희 총장은 1973년 모교인 이화여대 부설 여성자원개발연구소 근무를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여성?노동운동에 몸담아 왔고, 그 동안,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습니다. 2003년 2월부터 2년 간, 참여정부의 첫 여성부장관을 지냈으며, 지난 16일, 덕성여대 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박인규 : 지은희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지은희 총장 : 네. 안녕하세요.

박인규 : 이제는 지은희 총장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지은희 총장 : 네. 그러네요.(웃음)

박인규 : 우선 축하를 드립니다. 총장에 취임하신 것을요.

지은희 총장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 : 요즘은 대개 총장도 공채로 뽑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듣기로는 14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총장에 선임되셨다고 들었는데요. 무엇보다도 총장에 공모하시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지은희 총장 : 우선은 제가 덕성에서 10년을 가르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덕성에 대한 애정이 좀 있었고, 덕성 구성원들 중에 몇 분의 권유도 있었고요. 또 제 생각에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아까 처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일하는 아주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여성을 길러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이런 확신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역시 제 생각에는 그것을 제일 잘하는 것은 대학이 해야 할 일이다..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과감하게 응모를 했죠.

박인규 : 예전에는 대학교수, 총장이라고 하면 어떤 아카데믹한 것이 업적이 되는데 지총장님 같은 경우는 실례되는 말씀인지는 모르지만 활동하신 분야가 주로 시민운동과 정부 쪽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본인으로서는 대학총장을 하시는 것이 본인의 어떤 능력이랄까, 장점이 높이 사진 것인지..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은희 총장 : 글쎄요. 그건 그분들께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요즘에는 아무래도 CEO총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제가 판단하기에는 제가 여성운동도 오래했고, 또 여성교육을 많이 했었거든요. 대학에서도 가르쳤지만 사실은 전국을 다니면서 여성교육을 상당히 많이 한 사람 중에 하나에요. 그러면서 행정 경험도 있고..그러니까 역시 여자대학 덕성을 가장 여자대학답게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이런 판단을 하신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박인규 : 지난 해 저희 프로그램에서 손병두 서강대 총장님을 인터뷰 한 적이 있었는데요. 확실히 대학도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단순히 어떤 지식의 전수보다는 무언가 진짜 사회를 바라본다고 할지, 이런 능력..현장경험들이 이런 것들이 많이 중요해 진 것 같다는..

지은희 총장 : 네. 제 생각에도 그래요. 이것이 대학에서만 계신 분들이 가지고 계신 약간의 약점 같은 것이 있어요. 왜냐하면 세계 전체의 변화를 본다든지, 아니면 한국이면 한국의 전체적인 정책의 변화, 혹은 필요한 인재의 변화, 이런 것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던가..이러실 기회가 비교적 적은 편이죠. 왜냐하면 아카데미라고 하는 사회가 조금 바깥과는 그렇게 소통이 잘 되지 않는..요즘은 물론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것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어떤 학교든지 사실 이런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덕성여대도 학내의 분규가 있어서 어려웠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꼭 그것을 지칭한 것은 아닌데 어쨌든 총장이 되시면서 아직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는 이런 식의 총장이 되고 싶다던가, 아니면 지금 덕성이 처한 여러 가지 조건을 보면서 내가 이런 것은 먼저 해야겠구나..' 그렇게 마음 속에 가지고 계신 사업과제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있습니까?

지은희 총장 : 덕성여대의 분규는 이런 거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모범적으로 대학의 민주화 과정을 밟았다..이렇게 생각하시면 되요.

박인규 : 결코 소모적인 것은 아니었다?

지은희 총장 :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는 가서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떻게 보면 덕성의 구성원들이 지난 10년간 정말 너무나 열심히 싸워서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이 상당히 많아요. 그대신 그 싸우는 과정이라는 것은 불가피하게 감성적 어떤 불편함, 앙금..이런 것들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밖에서 들어가고 그런 덕성의 과정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이런 사람으로 이제는 그런 앙금을 털고 이제는 덕성의 발전을 위해서 힘을 모을 일종의 화합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고요. 그런 것이 가능할 것이다..이런 생각을 했고 이 시점에 덕성이 필요한 것은 그런 전체 구성원이 이제는 앞을 향해서 나아갈 어떤 전망..이것을 공유하면서 힘을 합하는..이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구체적 내용은 이래요. 덕성은 굉장히 훌륭한 설립자가 만드신 학교에요. 차미리사 선생님이시라고..독립운동가이셨고, 또 여성교육자이셨고, 그리고 제가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진취적인 삶을 사신 여성운동가이셨어요. 이런 분이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저는 덕성이 남, 녀 공학 얘기도 있었나봐요. 그런데 제 확신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를 위한 인재를 키워나가는 여성대학으로서의 덕성..이것을 확실하게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저는 지금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사실 제가 좀 과문하기는 합니다만 여성으로 대학총장을 맡으신 분들이 많지는 않으신 것 같습니다. 여성운동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좀 전에도 공동체를 위한 여성지도자 양성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꼭 덕성여대뿐만 아니라 교육자의 길로 들어서셨으니까 이 시대의 어떤 시민운동도 해 오시고 정부에 계시면서 이 시대에 도대체 대학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그런 고민도 좀 해보신 것 같아요?

지은희 총장 : 네. 제가 보기에는 미래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저는 대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전망하고 그때 필요한 인력을 미리 대학에서 길러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사실 여성부에 있으면서 국무회의나 이런 것에 참여해서 들어보면 이런 거에요. 우리가 이 시점에 필요한 사람과 대학이 길러내는 사람간의 차이..이것이 굉장히 좀 심해요. 그런데 정부도 사실 독일이나 이런 쪽은 앞으로 50년을 바라보면서 직업의 변화, 경제 구조의 변화, 이런 것을 면밀하게 정부도 준비를 하더라고요. 이런 것들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것을 이끌어 내고 그 필요성을 더 역설하고 준비하고 하는 것은 역시 대학이 해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대학이 한국의 미래에요. 거기서 어떤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사실 사회 전체 발전의 속도를 혹은 발전의 방향을 바로잡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실의 변화를 미리 좀 파악하고 준비하는..그런 말씀이시죠?

지은희 총장 : 네.

박인규 : 약간은 다른 얘기입니다만 최근에 시민사회 포럼 〈소통과 대안〉이라는 모임이 출발을 했습니다. 대체로 진보적 성향이 있으신 분들이 상당히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 대략 200명, 지식인 전문가 100명으로 해서 그 모임에 지은희 총장님께서도 공동대표의 한 분으로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 〈소통과 대안〉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 됐는지 말씀해 주시죠?

지은희 총장 : 이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상당히 소박하고 그러나 굉장히 절실했어요. 작년에 저희가 '피스 보트'..배를 타고 아시아 지역을 함께 다니는..그곳에 한 열흘간 함께 있게 됐어요. 그 시민활동가들과 단체는 그만 두었지만 여전히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이렇게 모여서 우리들 간의 소통도 상당히 부족했다..하는 어떤 자각을 하게 됐고요.

박인규 : 열흘 동안 한 배에 계시니까 말씀을 많이 하셨겠어요.

지은희 총장 : 네. 그렇잖아요. 다양한 주제로 토론도 하고..

박인규 : 우리들끼리도 소통이 부족했다?

지은희 총장 : 네. 소통이 부족했다..더군다나 현재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과거에 민주 대 반민주..이럴 때 했던 일하고는 달리 굉장히 이슈 자체가 복합적이에요. 그래서 상당한 공부와 다방면의 검토가 필요해야 하는데 사실 이렇잖아요. 지금 운동 단체들 상당히 취약하거든요. 다만 10명, 20명, 30명..이렇게 하고 있고 다른 문제도 너무 많아서 그것을 그렇게 심도 있게 볼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고 기회도 없었다..이렇게 되면 사실 우리가 우를 범할 수도 있는 거에요. 자칫 잘못하면..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함께 말하자면 소통하고 정부도 공유하고 그리고 대안을 제대로 찾아나가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그것을 위해서 우리끼리라도 먼저 만나자..이렇게 시작된 상당히 소박한 거에요. 그런데 이것을 자꾸 너무 진보, 혹은 보수 이렇게..

박인규 : 제가 그 말씀을 여쭤보려고 했던 건데요. 창립 취지문을 봤더니 어떤 이분법적인 접근을 지양하겠다, 하지 않겠다..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다만 주변에서는 그 모임에 모이신 개인들이나 이런 성향을 보면서 '진보가 대결집을 했구나..' 또 반면에 '〈바른 정책 포럼〉이라는 것이 생겼는데 여기에는 보수가 결집을 했구나..' 이렇게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이것이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소통과 대안〉이 이른바 보수성향이라고 하는 분들도 같은 장으로 끌어 들여서 서로 얘기를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지은희 총장 : 우선 소통은 우리 NGO들끼리가 우선은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하는데..물론 보수와도 소통을 해야죠. 저는 보수도 굉장히 층이 다양해서 어떤 사람은 보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찬성하는..저는 그렇게 보는 것은 반대에요. 그것이 이제 목표이고..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제 중심이 있어서 서로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해야지..그냥 보편적으로 하기에는 힘들다..그래서 우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저는 보수와도 다양을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다양한 운동을 하신 분들이 모여서 어떤 우리의 복잡한 사회현상이나 전체적인 모습을 같이 보면서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시게 됩니까?

지은희 총장 : 우선은 다양한 포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인데 그것을 너무 표피적으로 보지 말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어떻게 보면 본질적으로 접근하면서도 현재의 문제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는 그런 장이 될 것 같고요. 대안이라고 하는 것은 물론 그냥 주장만 되풀이 하지 말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이런 수준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지금 어떻게 보면 이런 세계화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럴 때 아주 구체적 국민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어 갈 것이냐..그러니까 밑으로부터 구체적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그런 대안을 찾아내자..그러니까 그것은 정책적 수준뿐만 아니고 좀 실천적 수준에서 밑으로부터의 어떤 대안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자..이러한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은희 총장 : 네. 고맙습니다.

박인규 : 한번 더 주제를 바꿔 보자면, 최근에 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의 거취가 사실은 거의 출마 쪽으로 얘기가 되고 있지만 굉장히 관심이 많거든요?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본다면 참여정부에서 장관도 같이 하셨고 굉장히 가깝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출마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를 하셨다는 설이 있던데 맞습니까?

지은희 총장 : 아니요. 제가 지방선거 때 출마를 해라..이렇게 얘기한 것은 아니고요. 강금실 전법부무장관이 제 얘기를 귀담아 들은 이유는 제가 뭐라 했는가 하면, 저는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이다..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혹은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말씀을 드리겠다..그러면서 강금실 전장관에 대해서 시민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다..그것은 어떻게 보면 새롭게 혹은 즐겁게 그리고 행복한 어떤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냐..그런데 그렇게 보기까지는 사실은 굉장히 오랜 동안에 여성운동이나, 사회운동이나 이런 것이 지금까지 누적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를 해 왔고 그래서 이 시점에서 그런 요구들을 다수의 시민들이 한다면 당선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불문하고 기꺼이 그런 역할을 자임해야 하지 않겠느냐..그런 말은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박인규 : 제가 듣기로는 출마 권유로 들리는데요?(웃음)

지은희 총장 : (웃음)

박인규 : 그런데 사실은 열린우리당 쪽의 다른 예를 들면 경기도지사라든가, 많이 확정이 됐는데 강 전장관은 좀 뜸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서 주변에서는 여러 가지 추측도 하고 의도적이라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말도 하는데 왜 그렇다고..

지은희 총장 : 아닐 거에요. 저는 그렇게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계산하는 분은 아니라고 저는 봤고요. 지금 준비 중이지 않겠습니까? 정말 내가 만약에 서울시장에 나간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강금실 전장관과 같이 화제가 되는 분이 한명숙 총리 지명자이신데요. 대학 선, 후배이시고 여성운동도 같이 하셨고요. 그래서 같이 여성운동을 하신 입장에서는 어떻게 한명숙 총리 지명자의 장, 단점이라고 할까, 평소에 보신 모습은 어떠십니까?

지은희 총장 : 그분은 어떻게 보면 끝없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수십년을 여성운동을 했겠어요? 그런데 그 열정이라는 것이 무엇을 향한 열정인가 하면, 역시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는가..이런 어떤 열정이 있잖아요? 그것이 굉장히 대단해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다 보시는 것처럼 포용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요.

박인규 : 워낙 인상이 후덕하셔서..

지은희 총장 : 그런데 인상은 본래 자기 삶 혹은 자기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인데..

박인규 : 마흔 살 넘은 얼굴은..

지은희 총장 : 자기가 책임을 져야 되는 거죠.

박인규 :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곧 여성대통령 나와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인터넷 매체에서는 여성 지도자를 놓고 여론 조사도 했답니다. 어떻습니까? 지금 이런 것이 약간은 진지한 질문은 아니지만 말씀이 되고 있는 박근혜 대표, 한명숙 총리 지명자, 강금실 전장관, 지은희 총장까지 포함해서 만약에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면 어떤 분이 되실 것 같다는..조금 약간은 가정된 질문이기는 합니다만..

지은희 총장 : 네. 우선은요. 세계가 합의한 이런 여성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하는 방향이 있어요. 1995년 북경세계여성대회에서 합의한 것인데 이런 거에요. '평등, 평화, 지속 가능한 발전'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고 함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 혹은 경제발전과 생태와의 조화..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평등, 평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방향으로 자기 사회, 그리고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지도자..이것이 정말 진정한 21세기 지도자이다..이런 합의를 한 것이 있거든요. 저는 누가 되든 결국 이런 철학을 가지고 이것을 위해서 자기의 구체적인 삶을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 저는 한국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단순히 여성이기 보다는 말하자면 사회가 지향해야 될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필요하다.. 곧 될까요? 10년 안에 될까요?

지은희 총장 : 저는 10년 안에 된다고 보는데요. 2004년에 제가 UN여성위원회에 갔을 때 거기서 기자간담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런 질문을 하셨어요. 똑 같은 질문을..그래서 제가 그때 답변하기는 10년 안에 반드시 한국의 여성지도자가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다..왜냐하면 한국이 어떻게 보면 역동적 사회에요. 그리고 세계가 지금 여성지도자가 제대로 세계를 이끌고 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박인규 : 저희가 지난 40년 동안에 산업화, 민주화로 세상을 세계를 놀라게 한 나라이기 때문에 여성지도자의 진출에 대해서도 한 번 무언가 혁명적인 변화가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지은희 총장 : 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지은희 총장의 개인적인 말씀을 여쭤볼까 합니다. 한명숙 총리지명자와 가까우신데 한총리 별명이 '감격시대' 라고 하더군요? 굉장히 작은 일에도 감동을 잘 하시고 해서 감격시대라고 했다고 하던데 혹시 지은희 총장님도 그런 별명이 있으십니까?

지은희 총장 : 글쎄요. 별명 얘기만 나오면 좀 그래요. 왜냐하면 제 별명이 요즘 많이 쓰이는 '지칼'이라고 해요.

박인규 : 칼 같다는 뜻입니까?

지은희 총장 : 네. 저는 좀 억울한데..왜 이런 별명을..

박인규 : 인상이 그렇게 칼 같은 인상은 아니신데요?

지은희 총장 : 네. 그런데 운동할 때 제가 주로 회의를 주재하는데 그때 너무 길게 얘기한다거나, 무슨 논리를 벗어나거나 그러면 제가 그것을 자르거든요.

박인규 : 가차없이 끊으시는군요?

지은희 총장 : 네.(웃음) 그리고 공사를 굉장히 엄격히 구별하는 편이고..그래요. 그런데 과거에는 좋은 것도 있었어요. 중, 고등학교 때는 애교부장..이런 별명도 있었습니다.

박인규 : 여기에 나오시면 제가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는데요. 왜..여성운동이라는 것으로 사실은 2~30년을 보내오셨으니까 저희의 취재가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셨고 나름대로 공주과이셨다..그런 말씀도 있는데요. 어떻게 하시다가 여성운동을 하시게 되었는지 그런 나름대로의 계기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지은희 총장 : 네. 우선 제일 큰 영향은 이효재 교수님을 대학에서 만난 거에요. 어떻게 보면 여성학의 대모이고, 운동의 대모이신데요. 그런데 이분이 저에게 가르쳐주신 것은 사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그 당시의 대학이라고 하는 것은 약간의 특권이었잖아요. 특권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이 같은 나이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정말 지금 굉장히 차별 받고 힘들고 이런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이런 말씀을 줄곧 하셨고 저도 사회학을 했으니까..관심을 가졌어야 하고요. 그러면서 그것을 보게 되고 제가 직장생활도 했었거든요. 한 8년 동안..그래서 그 여성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그러면서 이것이 너무 사실 불공평하다..이런 생각이 들었고 너무 저분들이 힘들다..그래서 무언가 해야 하는데 직접 하기에는 일하는 시간도 길고 하니까 나서기가 힘들죠. 그래서 누구라도 대변을 해야 한다..이런 판단이 들어서 우리가 1983년에 여성운동 단체인 〈여성 평우회〉를 만들면서 이제 운동을 시작했죠.

박인규 : 사실은 80년대, 90년대까지도 상당히 시민운동을 하시는 것이 편하게 하신 것은 아니었거든요?

지은희 총장 : 저희 굉장히 어렵게 했죠.

박인규 : 그런데 약간은 껄끄러운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정부가 출범을 하면서 시민 운동을 하시던 분들이 말하자면 정계 쪽에도 많이 진출을 하시고 일부에서는 권력과 밀착을 했다는 그런 비판도 하고..또 내부적으로는 시민운동이 목표와 지향을 잃은 것이 아니냐..라는 반성이라고 할까, 그런 얘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의 시민운동이 제대로 나가고 있는 건지..물론 아까 말씀하신 〈소통과 대안〉이라는 것도 그런 것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것은 사실이겠지만 어떻게 보십니까? 시민운동의 현상이라고 할까..

지은희 총장 : 저는 시민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이 시대의 문제를 풀려는 공동의 노력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시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운동의 방향이 설정이 되는 것이고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DJ정부부터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정부에 위원회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에요. 그 이유는 당시 DJ정부의 성격을 이것이 과거의 반민주적인 말하자면 군부독재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 일정한 정책적 영향력을 미친다..이런 판단에 따라..

박인규 : 국가 권력의 성격이 바뀌었다?

지은희 총장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러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바를 실현, 실천하기 위해서 그러면 시민운동이 무엇을 할 것이냐..라고 할 때에 저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봐요. 시민운동에서 일정하게 다 자기 역할을 끝낸 예컨대, 임기가 끝난 이런 시민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정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고요. 저도 그런 케이스였고요. 그러나 시민운동 자체 그것은 언제나 일정한 자기 입장을 가지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과거에는 비판이 주였다면 지금은 대안도 제시하면서 일종의 거버넌스(governance)의 상대 역할도 해야 한다..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여성운동에 대해서 한가지 여쭤 보자면요. 저희가 좀 전에 여성대통령 말씀도 나누었지만 그래서 여성 국회의원들도 많이 늘어나야 한다..이런 주장도 많고 실제로도 많이 늘었죠?

지은희 총장 : 네. 늘었죠.

박인규 : 이것이 남성들의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여성지도자들이 아직은 능력이라든가, 비전 측면에서 아닌 것 같다..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사람을 쓰느냐..이런 식으로 약간은..이러면 비하적이라는 말을 들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여성지도자들의 어떤 지도자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이 좀 부족한 것이 아니냐..이렇게 보시는..

지은희 총장 : 저는 그렇게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예컨대, 지금 말씀하신 여러분들 있잖아요? 그분들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시는 분들은 아마 한 분도 안 계실걸요. 저는 이미 그 시대는 지났다..

박인규 : 약간은 시대 착오적이다?

지은희 총장 : 네. 좀 그래요. 그대신 제가 요즘에 여성들에게 강조하는 바는 이미 다양한 법이나 제도나 이런 것들이 당분간은 여성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예컨대, 양성평등채용목표제라든지, 아니면 비례대표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한다든지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이 이 시점은 여성의 권익, 인권향상뿐만 아니라 이렇게 열려진 공간에 들어갈 그 사람들은 정말로 능력을 어떻게 제대로 계발할 것인가를, 그리고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를 동시에 생각할 시점이 됐다..이렇게 역설하는 그런 시기에요. 그러니까 양쪽을 겸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누구나 슈퍼우먼이 될 수는 없고 이렇게 되려면 상대적으로 남성들도 생각을 좀 바꾸고..생각만 바꾸면 안 되고요. 좀 실천을 바꿔서 집안일도 좀 하시고 사회 일도 나누고..이렇게 되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박인규 : 집안일이라고 하시니까 좀 약해지네요.(웃음)

지은희 총장 : (웃음)

박인규 : 마지막으로 덕성여대 총장을 3년을 하실텐데요. 혹시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죠? 총장으로서..

지은희 총장 : 네. 저는 덕성이 3년 동안 아주 정말 중요한 여자 명문대학..여기서 명문이라는 의미는 다른 것이 아니라 아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인재를 만들어내는 그런 대학으로 발전시키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지은희 총장님의 삶의 기록을 보니까 시민운동도 상당히 커져서 대학까지 진출하셔서..그런 분들이 우리사회를 인간답게 만드는데 많이 기여하시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은희 총장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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