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인 리온 J. 라포트 대장은 지난달 13일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신효순, 심미선양 사망사고와 관련 4일 성명을 통해 "미국 육군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군범죄에 대해 공식사과를 한 것은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주한미군사령관, "미 육군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 성명에서 "미 육군이 이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며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슬픔을 안긴 두 여학생들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애석하게도 소중한 두 어린 여학생의 생명을 되돌릴 수 없음에 우리는 더 큰 슬픔을 느낀다"며 "사고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성명 말미에 "그동안 여러 가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한국군과 한국경찰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라포트사령관은 3일 오후 대니얼 R 자니니 미 8군 사령관과 남재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함께 사건조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이같은 사과성명 발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라포트사령관의 이날 책임 시인 발언은 지난 달 28일 미 2사단 공보실장인 브라이언 메이커스 소령이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한 "어느 누구의 과실도 없었다"는 발언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라포트사령관이 사과 성명 말미에 사건조사에 협조해 준 기관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으로 볼 때 일단 이번 사건의 종결을 나타내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한미군은 라포트사령관의 이같은 공식사과를 계기로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운전병과 소속상관 등 세 명에 대한 문책인사를 단행하는 등 일련의 후속조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위, "구체적 알맹이가 없다"**
라포트 사령관의 사과 성명에 대해 '미군전차 사망자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공동 대책위'의 제종철 사무처장은 "미 사령관이 직접 사과했다고 하나 입장만 밝힌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며 "운전병 등 가해자 처벌,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 유족과 대책위에서 요구한 사항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 처장은 또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어제(3일) 밤 미 2사단 내에서 독립기념일 전야제라며 축포를 터뜨렸다. 이것이 여중생 2명을 죽이고 나서 사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냐"고 비난했다.
대책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유가족이나 대책위 측에는 전혀 연락이나 통보도 없었고 기자들이 전해 줘서 겨우 알았다"고 밝히고 "항의가 계속되고 여론이 나빠지니까 빨리 덮고 넘어가려는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사과와 한국법정에서의 책임자처벌, 그리고 사건의 진상규명을 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리온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의 사과문 전문**
서울(주한미군사령부)
어제 주한미군사령관 리온 라포트 대장, 한미연합사 부상령관 남재준 대장 그리고 미 8군 사령관 대니얼 쟈니니 중장은 지난 6월13일 경기도 지역에서 2명의 여중생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최근 조사현황을 브리핑받았다.
브리핑에 이어 라포트 사령관은 "미 육군이 이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며,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슬픔을 안긴 두 여학생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소중한 두 어린 여학생의 생명을 되돌릴 수 없음에 우리는 더 큰 슬픔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 사고에 대하여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처를 강구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라포트 사령관은 "그동안 여러 가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한국군과 한국 경찰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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