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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사망사건' 미군 발표 문제점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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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사망사건' 미군 발표 문제점 투성이"

민변, "정부는 미군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구하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가 미군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법무부가 미군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할 수 있는 시한은 오는 5일까지여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5일까지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신청 안하면 진실 규명 어려워"**

진상조사를 담당한 이석태 변호사(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는 "미군의 조사결과와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군 당국의 수사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측은 사건 조사가 모두 끝났고 미군 누구에게도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고 운전병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재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주한미군에 1차적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할 수 있는 시한은 오는 5일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사건의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매우 낮아질 것"이라며 "법무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22조 제 3항에 따라 5일까지 주한미군 사령부에 이 사건에 대한 1차적 형사재판관할권의 포기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우리정부는 단 한차례도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을 한 적이 없다"**

민변의 이정희 변호사는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비판했다.

"지난 91년 소파 협정 개정으로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 조항이 첨가됐지만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이 미군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을 한 적이 없다.

반면에 미군은 공무집행중이 아닌 범죄에 대해 여러 번 한국측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을 했고, 그때마다 한국은 호의적 고려를 했다.

이번 사건은 그 피해 정도가 심하고 재발 방지의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에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정희 변호사는 "나중에 공식적 발표가 아니라고 발뺌했지만 지난달 28일 미 2사단 대변인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사건 조사가 모두 끝났으며 미군 누구에게도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미군 측에서 이 사건을 대하는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며 재판권 포기를 요청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한미 군경합동조사 실시했다는 미군 발표는 거짓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군측의 거짓 발표 사례도 폭로됐다.

이석태 변호사는 "미 제2사단은 지난달 19일 조사결과 발표 당시 대한민국 경찰, 대한민국 군범죄 수사대 및 미 육군 안전부서와 더불어 철저한 사고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으나 13일 사건 발생 직후 미군은 미군 의무관에게만 연락했을 뿐, 한국 경찰에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며 "한국 경찰은 사고 발생 후 1시간 후에야 사고 지점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의 제보를 받고 현장에 도착, 현장 사진촬영 및 기초 조사를 한 것 외에는 그 후 추가조사를 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철저한 한미 군경합동조사를 실시했다"는 미군측 발표는 명백한 거짓말이며 미군측에 수사권이 있는 한 진상 규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미군 조사 발표가 ▲왜 사고차량 운전병이 피해자들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왜 여중생들을 사전에 발견한 선임 탑승자의 경고가 운전병에게 전달되지 못했는지 ▲사고 차량 앞에서 운행하던 2대의 차량에 탑승한 미군들이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없었는지 등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운전병 해명, 허위 진술일 가능성 높아"**

이 변호사는 또 미군측 조사 결과가 여러 차례 번복됐다고 지적했다.

미 제2사단은 지난달 19일 운전병이 선임 탑승자의 경고를 듣지 못한 이유에 대해 "소음이 너무 심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일 의정부 경찰서가 미군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운전병 진술서에 따르면 "중대장 등 중앙부와 교신을 하느라고 경고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측은 "기갑차 운전병 등의 제보에 따르면 작전 수행시 운전병의 무전기는 선임 탑승자와 교신하도록 주파수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상례"라면서 "허위 진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미 제 2사단은 또한 이번 사고가 좁은 도로에서 장갑차 두대가 교행하다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지난달 14일 현장 조사때에는 "맞은 편 장갑차는 차량 행렬의 맨 선두에 있던 차량이 가다가 되돌아온 것으로, 사고 지점 도착 시간이 사고 발생 이후라서 이번 사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들이 재차 선두차량이 되돌아온 이유를 묻자 지난달 19일 발표한 발표문에는 "다른 부대 장갑차이며 교행하지 않은 채 1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며 말을 바꾸었다.

민변과 대책위측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 미군 수사에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됐다"며 ▲ 피해자들의 사망경위를 밝히기 위한 법의학자의 전문감정 ▲ 사건을 목격했던 목격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 사고 차량 구조와 운전병의 시야범위, 제동거리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검증 ▲ 사고차량 운전병, 선임탑승자, 관할 부대장 등 피의자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행된 기자가 화장실에 보내달라자 "바지에 싸라"**

한편 지난달 26일 이 사건과 관련, 의정부 미 2사단 정문 앞에서 있었던 집회에 참석했다가 미군 영내에 침입했다는 이유로 미군에 강제 연행돼 폭행을 강했던 '민중의 소리' 한유진, 이정미 기자 등도 이에 앞서 기자 회견을 갖고 미군에 연행됐을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이 기자는 "당시 기자이고 취재 중임을 분명히 밝혔지만 막무가내로 연행했다"면서 "미군 측은 강제연행, 불법 구금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책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미군측에 손목을 묶었던 줄을 풀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무시했고 심지어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하자 '바지에 싸라'고 말하는 등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연행 당시 미군에게 목을 심하게 졸려 목에 깁스를 한 상태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으며, 이 기자도 몸 곳곳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은 상태다. '민중의 소리' 측은 이 사건을 국가 인권위에 제소, 인권위에서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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