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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1천명 위해 용산 53만평 내놔라"

미국이 국방부에 요구, 각계 "미국의 식민지적 전횡" 반발

한강이남으로 주한미군을 옮기려 하는 미국이 주한미군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와 메인포스트 전체 면적(약 87만평)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53만평을 기지 이전 뒤에도 여기에 잔류할 1천명의 주한미군 부지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한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을 식민지로 여기는 미국의 발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게 아니냐는 게 대다수 국민의 울분에 찬 반응이다.

***미국, "용산기지 53만평에 한국측 비용으로 미군숙소 지어라" **

중앙일보는 3일 "정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최근 미국측이 3~4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4차회의를 위한 준비접촉 과정에서 잔류부대 부지로 현 기지의 50% 이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미국은 또 이 부지에 수백가구에 달하는 미군 장병용 숙소를 한국 측 비용으로 건설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이 같은 요구를 한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용산기지 이전을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측은 모든 주거시설의 영내 배치 방침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한남빌리지(6백78가구)를 앞으로 쓸 수 없으므로 한국 측이 1천명의 잔류병력을 위한 대체 숙소를 기지 내에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미측의 요구를 받아들여진다면 사실상 현 용산기지 중 남쪽 부분인 사우스 포스트(약 53만평)의 대부분이 미군기지로 남게될 전망이다.

지난 7월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의 골격에 합의했던 국방부에 따르면, 잔류부대 부지로 10만~20만평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한미관계에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군요구를 받아들이면 용산 주둔 주한미군이 2006년 오산.평택으로 이전한 뒤 용산기지를 서울시에 매각해 용산기지 이전비용을 충당하려던 국방부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며 이곳에 대규모 도심공원을 조성하려는 서울시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방부는 미측의 요구에 대해 서울시에 반환할 부지가 축소되면 용산기지 이전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잔류부대 부지를 축소해 줄 것과 현재 사우스 포스트에 짓고 있는 아파트 건설비를 주한미군이 부담하는 만큼 앞으로 지을 숙소도 미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반기문 외교보좌관은 3일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미국 측도 왜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매우 당혹해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도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 압력 노골적**

그러나 2일 민주당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독일과 일본 주둔 미군은 80∼90%가 가족과 함께 주둔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80∼90%가 혼자 와 있으므로 이사갈 경우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어 한미간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위원장은 이날 방한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 부차관보를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이해찬 의원이 "용산에 미군 아파트 단지를 지으려 하는 곳은 기지를 철수하면 기막힌 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미군이) 이사갈 돈을 빼줘야 하는데…"라고 말해, 용산기지의 공원화 방침이 차질을 빚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말 서울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앞서 열리는 마지막 회의인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4차 회의는 용산기지 이전과 미2사단 재배치 문제, 주한미군 특수임무 이양문제 등에 대한 막판 조율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미국 식민지냐"**

이같은 미국 요구는 대다수 시민단체 및 국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전쟁발발시 미군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한강이남으로 이전시키면서 서울의 중심부인 용산기지의 땅 대부분을 미군이 계속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국을 식민지 정도로 여기는 미국의 인식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반발이다.

특히 불과 1천명의 미군숙소를 명분으로 53만평이나 요구한 대목은 미국이 평소 얼마나 오만스런 발상에 젖어왔는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커다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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