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완전철수 안해. 지상군만 감축"

허바드 주한미대사, "지상군 의존시대 지났다"

미국이 주한미군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주한미군 가운데 지상군은 줄이되, 공-해군 중심으로 전투력을 강화해 주한미군을 계속 존속시킨다는 생각이다.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는 18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조찬강연회에서 "한미 양국 군이 현대화된 만큼 새로운 역할분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역할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한미 동맹관계의 변화 여지는 분명히 있다"면서 "세계는 과거처럼 지상군 의존의 시대라기보다는 군대의 기동력에 많이 의존하는 시대로 변했다"고 말해 주한미군 가운데 지상군을 줄일 생각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50년간 한국도 변했고, 세계도 변했으며, 군사상 많은 관행과 운영상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한미간 정확한 병력구성 등이 어떻게 될지 양국이 함께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바드 대사는 그러나 "미국은 한미동맹, 한미관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한국의 방어를 위해 한국을 도와준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한반도내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는 전혀 논의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지상군만 일부 줄이는 방식으로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미정부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 차기정부도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원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희망에 따라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허바드 대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이미 주한미군 가운데 지상군중 상당수를 한국에서 철수시키고, 그 대신 오산,군산 등의 미 7공군 중심으로 주한미군의 재편해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허바드 대사는 이밖에 북핵문제와 관련, "현재 모든 옵션이 테이블위에 올려져 있지만 우리는 평화적, 외교적인 해결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접근과 이라크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밝혀왔다"고 예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북핵해결 3원칙을 외면하는 듯이 보인다"면서 "북핵문제는 북미간 양자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개발뿐만 아니라 그것을 상당한 거리로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 중"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먼저 준수하지 않는 한 어떤 뇌물이나 보상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