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겠다”면서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전력이 약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미군의 부대 재조정도 수용하고, ‘용산기지’는 가능한 최단시일내에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5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정부가 수립된 지 55년이 됐고 세계 12위의 경제력도 갖춰 이제 스스로의 책임으로 나라를 지킬 때가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상호보완 관계”**
노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를 언제까지나 주한미군에 의존하려는 생각은 옳지 않고, 우리 국군은 6.25 전쟁을 거친 이후 꾸준히 성장해 능히 나라를 지킬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주 국방’ 의지를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안보전략도 수시로 바뀌고 있는데, 미국의 전략이 바뀔 때마다 국방정책이 혼들리고 국론이 소용돌이 치는 혼란을 반복할 일이 아니다”면서 “대책없이 미군 철수 반대만 외칠 일이 아니라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정보와 작전 기획 능력을 보강하고, 군비와 국방체계도 그에 맞게 재편해 나갈 것”이며 “주한미군 재배치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 제2사단의 재배치 등 전반적인 재조정은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상황에 맞추어서 그 시기를 조절해 시행하도록 부시 미국 대통령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자주국방을 하더라도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가야 한다”며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의 관계이며, 한미동맹 관계는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가 자리잡을 때까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계속되도록 할 것”**
대북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성공시켜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북한 경제개발을 위해 앞장설 것이며 이웃 나라들과 협력, 국제기구와 국제자본의 협력도 끌어들이겠다”면서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남북한만의 합의가 아니라 세계를 향한 평화의 약속이었던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과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의 사망으로 불투명성이 커진 금강산관광사업에 대해 "계속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진 노사문화 정착 대책 마련할 것”**
노 대통령은 경제문제와 관련, “경제가 회복되는 대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사회안전망을 다시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주택가격을 비롯한 부동산 안정정책은 지속 추진해나갈 것이며, 노사간 갈등과 대립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선진 노사문화의 정착 대책도 곧 내놓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므로 자유무역협정도 적극 추진해나가되 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근본적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교육개혁을 포함해 이들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향후 10년 이내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들어갈 수 있는 토대를 임기내에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박관용 국회의장과 최종영 대법원장, 광복회 회원과 행정부‧입법부‧사법부‧정당 인사, 주한외교단과 충청지역인사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 경축사 전문
***노무현 대통령 8.15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참으로 뜻깊은 날입니다. 58년 전 오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빼앗겼던 나라와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에는 민주공화국을 세웠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설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러한 해방과 건국의 역사 위에서 자유를 누리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자손손 영원히 이 날을 기억하고 기념할 것입니다. 당시, 간교하고 무자비한 탄압에 온 세상이 숨을 죽였고, 믿었던 동지들마저 엄청난 무력과 경제력에 놀라 희망을 버리고 일제에 빌붙어 버렸습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오로지 역사와 대의에 대한 믿음 하나로 목숨을 바쳐 싸워오신 애국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단지 오늘을 기념만 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나라를 잃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었는지, 또다시 그러한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인지, 어떻게 해야 후손들에게 불행한 역사를 물려주지 않을 것인지, 노여움과 원망과 부끄러움이 뒤엉킨 가슴으로 새로운 다짐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나라를 지켜낼 군대도, 군대를 키울 경제력도 없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질서를 읽어내고 새로운 질서에 대처할 방도를 세울만한 지혜도, 국민의 뜻과 힘을 하나로 모을 역량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는 온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적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정보화 시대의 선두주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온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튼튼한 경제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충성스럽고 강한 국군이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는 미·일·중 3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세 나라 모두로부터 저는 정중한 예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뜻이 동북아 질서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억압과 수탈로 자주적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식민지 역사와 분단의 아픔, 그리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딛고 일어서 나라를 여기까지 발전시켜온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찬사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함께 다짐합시다. 다시는 그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합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보다 넉넉하고 안정된 세상에서, 제 나라와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저마다의 꿈을 자유롭게 펼치면서, 당당하게 세계질서에 참여하고 주도하는 국민으로 살게 합시다.
경제와 안보를 보다 튼튼하게 다져야 합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가 자리잡게 해야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먼저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뿌리내려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존중하고 가꾸어야 할 원칙과 대의명분을 뚜렷하게 세워나가야 합니다.
경제의 성공이 중요합니다. 경제의 성공 없이는 다른 성공도 어렵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대로, 정부는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시장개혁과 사회문화의 개혁, 그리고 동북아 시대와 지방화 시대를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채택하고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민생을 안정시키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 주택가격을 비롯한 부동산 안정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선진 노사문화의 정착을 위한 대책도 곧 내놓겠습니다. 노사간의 갈등과 대립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개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입니다. 자유무역협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교육도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정책들을 임기 내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결코 일시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임기 내에 2만 달러 시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임기 후에는 우리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할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풀리면 남북간에 평화와 협력의 물꼬가 트일 것이고, 이어서 동북아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동북아 시대가 열리면 중국의 발전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당장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이 늘고, 신용불량자가 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욱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접할 때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움도 곧 넘어 설 것입니다. 그 동안 정부는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거나 성장 잠재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해 왔습니다.
이제는 이들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 대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의지할 데 없이 죽음으로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이 없도록 사회안전망을 다시 정비하겠습니다. 산·학·연 협동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서 청년실업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도 세우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주한미군 문제를 놓고 국민들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 쪽에서는 주한미군의 일부가 축소되거나 배치만 바꾸어도 나라의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며 재배치를 반대합니다. 일부이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주한미군이 나라의 자주권을 침해한다며 철수를 주장합니다.
국민들간에 서로 승복하지 않는 대립이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양쪽 모두 지난 날 이념적 대결시대의 논리에 매몰되어 역사와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6.25 전쟁에서 미군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바쳐 우리의 자유를 지켜주었고, 오늘날까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평화의 토대 위에서 오늘의 성공을 이루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안보를 언제까지나 주한미군에 의존하려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자주독립국가는 스스로의 국방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국군은 6.25 전쟁을 거친 이후 꾸준히 성장하여 능히 나라를 지킬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독자적인 작전 수행의 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략도 수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이 바뀔 때마다 국방정책이 흔들리고 국론이 소용돌이치는 혼란을 반복할 일이 아닙니다. 대책없이 미군철수 반대만 외친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이제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임기동안,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정보와 작전기획 능력을 보강하고, 군비와 국방체계도 그에 맞게 재편해 나갈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전력이 약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부대의 재조정도 수용하려고 합니다. ‘용산기지’는 가능한 최단 시일 안에 이전하도록 할 것입니다. 주한미군 제2사단의 재배치 등 전반적인 재조정은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안보상황에 맞추어서, 그 시기를 조절해 시행하도록 부시 미국 대통령과 협의하겠습니다.
정부가 수립된 지 55년이 되었습니다. 세계 12위의 경제력도 갖추었습니다. 이제 스스로의 책임으로 나라를 지킬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자주국방을 하더라도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가야 합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상호동맹 또는 집단안보동맹으로 평화체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호 보완의 관계입니다.
동북아시아의 질서가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발전하게 되더라도 한편으로는 대립과 갈등의 잠재적 가능성이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그 동안 한미동맹 관계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강한 군대와 융성한 경제만으로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유럽은 50년 전부터 공동체 질서를 출범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의 질서를 구축하고, 이제 국가간 통합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계속된 전쟁으로 생긴 대립과 반목의 장벽을 거의 허물어 버리고, 그 위에 화해와 통합의 질서를 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유럽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역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권까지 통합의 질서 속으로 편입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역협력을 통한 평화와 공동번영의 질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것이 21세기 세계사의 조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북아시아에도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디에 기댈 것인가를 놓고 편을 갈라 싸우다 치욕을 당하는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저의 ‘동북아 시대’ 구상의 핵심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 시대는 우리에게 그 이상의 기회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유럽 인구의 4배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과 같은 협력과 통합의 질서가 자리잡게 되면 동북아시아는 그야말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한국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 동북아시아가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듯이, 한국도 더 이상 변방이 아닐 것입니다.
수 백년 동안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변방의 운명을 벗어 던지고, 주변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당당하게 세계질서를 함께 이끌어 가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로 가는 길목에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도 없습니다. 잘못하면 한반도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갈등의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동족상잔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다시 불행한 일이 반복된다면 우리 민족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상처를 입게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정을 우방국의 지도자들에게 간곡히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북핵 문제는 이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핵무기는 결코 체제보장의 안전판이 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립과 위기를 자초하는 화근일 뿐입니다.
이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 앞장 설 것입니다. 이웃나라들과 협력해서 국제기구와 국제자본의 협력도 끌어들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동북아 시대가 열리고 북한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평화와 번영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남북한만의 합의가 아닙니다. 세계를 향한 평화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협력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계속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남과 북은 평화체제 구축과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협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앞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고난과 시련을 안겨주었던 제국주의와 냉전질서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존의 새 질서가 싹트고 있습니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동북아 시대의 주역으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그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인가 하는 것은, 이제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맡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통합된 힘으로 경제를 개혁하고 정치를 혁신해야 합니다. 정부도 변해야 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 변화해야 합니다. ‘통합과 혁신’, 그것만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흐름에 부응하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냉전의 산물인 분단과 전쟁, 그리고 오랜 군사독재도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금 모으기 운동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하나된 함성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우리 국민입니다. 마음을 모으면,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합시다.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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