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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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잔인하고도 사랑스런 삶의 축도!
[親Book] 서효인의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나는 거실에 앉아 있다. 대추나무와 목련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나무들이 있는 마당을 향한 창문 아래에는 리모컨이 딸린 21인치의 대형 TV가 있다. TV에서는 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그걸 보는 것은 아버지.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구부정하고 넓은, 그 등판을. 어느 평범한 토요일이고, 여과 없이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에 나는 눈을 가늘게 뜬다.
금정연 활자유랑자
2011.11.18 18:45:00
이젠 선택할 때! 북한인가, 쿠바인가?
[親Book] 요시나 사유리의 <작은 나라 큰 기적>
"아이를 집에 데려오는 것은 유괴예요!"결혼해 쿠바를 떠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딸 저지를 만나러 어머니인 멜시가 쿠바에서 시카고로 갔다. 멜시는 손자가 친구들과 집 앞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고는 "우리 집에 케이크를 먹으러 오너라" 하고 아이들 모두를 초대하였다. 다음날 멜시는 아침부터 케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그러자 딸이 기겁을 하고는 멜시를 보고 소리쳤
박승옥 한겨레두레공제조합연합회 공동대표
2011.11.11 18:25:00
학교에 '바보' 선생님이 꼭 필요한 이유는…
[親Book] 시게마쓰 기요시의 <말더듬이 선생님>
"돈 없으면 말해라. 갚지 않아도 된다."대학원 진학 축하 겸 선생님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였다.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웃어 넘겼다. 학자금 대출을 하면 그만이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큰돈이 오고 가선 안 된다는 것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선생님의 말씀은 진심이었다. 함
이찬미 인천부흥고등학교 사서
2011.11.04 18:04:00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당신이 부럽다!
[親Book] 메리 피어슨의 <파랑 피>
2000년대 초 영미 과학 소설(SF) 출판계의 대표적인 변화로 '청소년 소설의 증가'가 있었다.해리 포터 시리즈의 인기로 청소년 문학, 그 중에서도 판타지 문학 시장이 커지며 이웃 장르라고 할 수 있는 SF 역시 청소년 독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양방향에서 일어났다. 한쪽에서는 아동·청소년 소설 작가들이 SF에 도전했고, 다른 쪽에서는 성인
정소연 SF 작가
2011.10.28 18:27:00
새디스트, 홈리스…예술가 자아 완성의 끝은?
[親Book] 임준근의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
그러니까 지금도 피우고 있는 담배처럼,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계속해서 읽게 되는 종류의 책들이 있다. 책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그 책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쓴웃음이 난다.그들이 약속한 바에 따르면 나는 지금쯤 예술이 된 일상에서 뼛속까지 내려가 마르지 않는 창의성의 바다를 고래(혹은 스누피)와 함께 멋대로 항해하며 나를 유혹하는 생각들
2011.10.21 18:14:00
대한민국 지배하는 판·검사, 그 탄생의 비밀
[親Book] 문준영의 <법원과 검찰의 탄생>
네 죄는 하늘이 알고 네가 알고 있다조선 시대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죄인을 문초할 때 늘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여봐라, 이실직고할 때까지 매우 쳐라!" 하는 호통 소리가 등장한다. 이것은 조선 시대 형벌이 자복(自服) 필수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범죄 사실에 대해 피고인이 범행을 스스로 진술하고 또 이를 스스로 승인하
2011.10.14 18:22:00
배우·레즈비언·트랜스젠더…'사람'을 빌려줍니다!
[親Book] 김수정의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이번 추석에도 집에서 TV를 보았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데 중장년 합창단 오디션에서 아는 사람이 나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이처럼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무대를 나풀나풀 걸어 다녔다. 심사위원들에게 장난도 쳤다. 반가웠다. 그 꺾이지 않은 삶의 의지라니. 살아온 인생대로라면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이었다.둘이 마주앉아 주고받던 대화가 생각났다. 그녀는 암
2011.10.07 18:50:00
기생충 감염으로 '뱀파이어'가 되다니!
[親Book] 스콧 웨스터펠드의 <피프>
21세기 초 과학 소설(SF)의 화두는 장르 간의 결합이었다. '슬립스트림'이니 '스페큘레이티브 픽션'이니 '스트레인지 픽션'이니 하는 말이 비평이나 소설 서문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왔다. 영국의 뉴 위어드처럼, 작가들이 앞장서서 자신들의 소설을 새로운 사조로 만들려고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사변 소설, 경계 소설, 환상 소설 같은 말이 과학 소설에
2011.09.23 18:47:00
'죽도록 책만 읽는 바보'를 위한 변명
[親Book] 에코와 바르트, 김수영이 말하는 '책 읽기'
찬도 변변찮은 밥상이건만, 어쨌든 책 밥을 먹는 입장이라 매일같이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신간 목록을 확인하게 된다.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지는 책, 책, 책, 책들.마우스 휠을 바쁘게 돌려가며 표지와 제목, 저자를 일별할 뿐이지만,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안겨주는 책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지긋지긋하지만 그렇다. 이미 읽어야 할 책은 산더미. 아
2011.09.16 18:40:00
인간의 새로운 정의는? "서로 돕는 동물!"
[親Book] 움베르토 마투라나·프란시스코 바렐라의 <앎의 나무>
사람은 3원색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나 개는 2원색으로 본다. 개가 보는 세상은 흑백 영화의 장면과 똑같다. 새들 가운데 일부는 4원색, 5원색으로 세상을 본다. 4원색, 5원색의 세상이란 얼마나 다채롭고 찬란할까. 또 어떤 새는 자기장을 실제로 본다. 자기장까지 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또 어떨까.사람이 보는 지구와 개가 보는 지구와 5원색의 눈을 가진 새들
2011.09.09 18:4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