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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고 싶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3장 화광동진(和光同塵)<66>
알성시에 급제한 조광조의 첫 관직은 성균관 전적(典籍)이었다. 전적이란 정 6품 관직으로 성균관의 수장인 대사성을 보좌하고 유생들을 지도하는 벼슬이었다. 안당에게 천거 받은 조지서의 사지(司紙) 보다는 명예가 더 큰 자리였다. 성균관의 유생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정찬주 소설가
2007.05.30 16:56:00
조광조의 마음과 중종의 마음이 만나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3장 화광동진(和光同塵)<65>
조광조는 갖바치 집에서 오랜 만에 회포를 풀었다. 한천 또한 두 스승 사이에서 사람다운 격조와 향기를 맡았다. 나이로 따지자면 늙은 갖바치가 당연히 윗자리에 앉아야겠지만 그는 한사코 30대의 젊은 조광조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불가에서는 도 닦은 법랍에 따라 상하가
2007.05.23 11:47:00
칼날 위의 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 13장 화광동진(和光同塵)<64>
갖바치는 길을 가다 정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정자 마루에서는 학당의 어린 교생 대여섯 명이 시회(詩會)를 하고 있었다. 한 교생이 누군가를 비웃는 시 두 구절을 외고 나자 모두들 배를 잡고 웃었다. 일부라도 소학을 열심히 읽소 사지의 공명이 절로 온다네.
2007.05.16 11:31:00
날개 꺾이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2장 반정공신들의 몰락<63>
조광조가 성거산 서산사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겨울이 오기 전에 성균관으로 돌아가려고 하산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천마산과 성거산에서 여름만 보낸다는 것이 어느새 초가을을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박영문은 갈지자걸음으로 오만상을
2007.05.10 12:40:00
'호연지기'의 뜻이 무엇이든…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2장 반정공신들의 몰락<62>
성거산 서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조광조는 <맹자>를 읽다가 맹자가 공손추(公孫丑)에게 왕도(王道)와 패도(覇道)를 말하는 부분에서 눈길을 멈추었다. 지극한 정치를 바라는 조광조에게 관심이 가는 부분일 수밖에 없었다. 공손추는 맹자가 제나라로 온 뒤에 비로소
2007.05.02 12:47:00
'새 사람'을 부르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2장 반정공신들의 몰락<61>
반정공신들의 몰락을 서경덕이 희소식이라고 반색하며 반긴 것은 뜻밖이었다. 천마산에 은거하며 세상을 잊고 사는 것 같았는데, 그는 단박에 희소식이라며 맞장구를 쳤던 것이다. 마치 자신이 예견했던 대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2007.04.25 12:00:00
화담, 오랜 지기처럼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2장 반정공신들의 몰락<60>
조광조가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한 그 해 여름은 폭염이 유난히 기승을 부렸다. 일사병으로 죽은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성문 밖에는 다른 해보다 내다버린 시체가 많았다. 객사한 행려병자에 굶어 죽은 거지에다, 논밭에서 일하다 불볕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2007.04.18 11:23:00
전장으로 가기를 꺼리는 장수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2장 반정공신들의 몰락<59>
조광조는 성균관에 입학한 뒤 틈나는 대로 서울 부근의 명산명찰(名山名刹)을 찾아다니며 도 닦기를 계속했다. 개성의 천마산과 성거산, 용문사와 서산사 등을 다니며 수신하는 데 힘썼다. 이미 작정했듯이 세상에 나아가려면 미진한 공부를 더하고, 자기연마도 진일보해야
2007.04.11 12:31:00
'속물'의 자책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 11장 개혁을 손짓하는 세상<58>
양팽손은 아침 일찍 생원시 과장(科場)으로 나갔다. 과장은 박경의 옛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성균관 안에 있었다. 성균관 문 입구에는 이미 응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양팽손은 성균관 뜰 입구에 있는 녹명소(錄名所)를 찾아갔다. 임시로 설치된
2007.04.04 16:25:00
"이를 아는 사람 누구인가?"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道'] 제11장 개혁을 손짓하는 세상<57>
중종 5년, 경오년 3월. 양팽손의 우려와 달리 조광조는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했다. 평소에 사서오경을 공부해 왔던 조광조는 부(賦)와 고시(古詩)를 지어 합격자를 선별하는 진사시를 보아 당당히 1등으로 합격한 것이었다. 그것도 참시관의 묵인 하에 반정의 공신 자제들
2007.03.28 15: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