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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럼 위엄 있고 참나무처럼 꼿꼿한"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2장 살아남은 자의 노래〈6〉
제 2장 살아남은 자의 노래 얼굴이 유난히 하얗고 키가 조그마한 30대 초반의 여인이 매정(梅亭)마을 통시암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마을 뒷산 산자락이 매화 형상이라 해서 매정마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여인은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하여 샘가에 놓인 표주박으로
정찬주 소설가
2006.03.29 09:08:00
핏방울로 얼룩진 상소문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1장 하늘이시여〈5〉
이신과 헤어진 뒤 김식은 바로 이중의 별채를 떠나지 못했다. 하루 뒤, 칠원(漆原)의 상황을 파악하고 돌아온 이중을 만나고서야 안심하고 떠났다. 아직도 칠원 현감은 하정(河挺)이 맡고 있었다. 김식은 선산의 적소에 있을 때부터 하정을 만나고 싶어 했는데, 무과에 급제
2006.03.22 11:39:00
"山人이 일을 그르친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1장 하늘이시여〈4〉
소옥은 부엌방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앉았다.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상처 난 짐승처럼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하는 김식이지만 그에게는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야성과 기백이 있었다. 기방을 드나들며 술의 힘을 빌려 치근덕거리는 여느 남정네와는 달랐다. 김식은 용광로
2006.03.15 09:23:00
"이런 때일수록 바로 보아야 한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1장 하늘이시여〈3〉
다음날. 김식은 아침 일찍 숯쟁이 아낙이 올린 밥상을 받았다. 구역질이 나고 목이 칼칼하여 넘기지 못할 것 같던 시커먼 보리밥이었지만 무청 시래기 국을 곁들이니 속이 서서히 풀렸다. 감식초와 간장으로 버무린 오이무름과 묵은 고추장에다 절인 더덕과 도라지는 혀를
2006.03.08 09:23:00
"너희들만 산적인가?"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1장 하늘이시여 〈2〉
이신은 우음산을 데리고 감천(甘川)의 발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갔다. 물 흐르는 대로 감천을 따라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낙동강을 만나 큰 마을이나 저잣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몸을 숨기기가 위험했다. 다행히 목덜미를 파고드는 사나운 눈보라의 기세는 꺾이고 하늘에서는
2006.02.28 19:24:00
"세상이 어둡기 짝이 없는데 어디로 간단 말이오"
[정찬주 연재소설] "하늘의 도" 제1장 하늘이시여 〈1〉
하늘의 道〈1〉 1. 하늘이시여 1520년 음력 12월. 중종 15년, 동지를 넘긴 한겨울이었다. 김식이 기거하는 선산(善山)의 귀양살이 초가에도 눈보라가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 싸락눈으로 허옇게 변한 초가지붕 한 귀퉁이가 거센 삭풍에 뜯겨져 내팽개쳐졌다. 선산 관아에서
2006.02.22 09:5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