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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의 미카엘, 지학순 주교가 뿌린 씨앗
[손호철의 발자국] 23. 강원도 원주 :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정의구현사제단과 KNCC
"본인은 양심과 하느님의 정의가 허용치 않음으로 비상군법회의 소환에 불응한다. 유신헌법은 민주 헌정을 파괴하고 국민 의도와 관계없이 폭력과 공갈과 국민투표라는 사기극에 의해 조작된 것이기 때문에 무효이고 진리에 반대된다." 박정희 정권의 살벌한 광기 앞에 모두 숨죽여 있던 유신 초기인 1974년 7월 23일,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장인 지학순 주교는 내외신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2021.04.28 07:11:39
'한국판 엘도라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손호철의 발자국] 22. 강원도 춘천 : 대한민국 최초의 해외 파병 베트남전쟁의 빛과 그림자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 (중략) /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소녀.' 춘천 소양 댐 앞에 서면 절로 나오는 노래다. 소양 댐을 조금 못 미친 북한강변에는 강을 따라 길게 만들어진 작은 잔디밭 공원이 있다. 공원에서 춘천전투기념비, 6‧25참전학도병기념탑을 지나면 월남전참전기념탑이 나타난다. 이번
2021.04.26 10:16:32
남과 북이 사지로 내몬 아홉살 소년을 추모하며
[손호철의 발자국] 21. 강원도 평창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우리의 반공 교육에서 가장 유명하며, 우리 사회의 반공주의를 가장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영동고속도로 속사 출구에서 내려 북쪽인 오대산 쪽으로 조금 달리면 텅 빈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승복기념관이다. 기념관으로 들어가면 하늘을 향해 손을 번쩍 든 소년의 커다란 전신상 위에 크게 써놓은 이 같은 글씨가 방문객을 맞는다.
2021.04.23 09:42:56
허난설헌‧허균, 조선 신분제를 넘어선 비운의 남매
[손호철의 발자국] 20. 강원도 강릉 : 시대를 앞서간 '중세 조선의 근대인' 허난설헌과 허균
'첫째, 여자로 태어난 죄, 둘째, 조선에 태어난 죄, 셋째, 김성립의 아내가 된 죄'. 경기도 광주 초월읍에 있는 안동김씨 종중묘역에 가면 3층 묘역 중 제일 아래층에 일찍이 이처럼 한탄했던 '한국 페미니즘의 선구자' 허난설헌(1563~1589)의 묘가 있다. 허난설헌은 14살에 김성립과 결혼한 뒤 조선에서 여자로 태어나 그의 아내가 된 것을 한탄하며
2021.04.21 04:37:26
소성리 '사드'는 어떻게 '광기'를 불러냈나?
[손호철의 발자국] 19. 경북 성주 소성리 : '사드(THAAD)'의 정치경제학
무등산 수박과 성주 참외. 여름에 가장 먹고 싶은 과일들이다. 대구 북서쪽에 위치한 성주는 조용한 농업지역으로, 가야산의 맑은 물로 키워내는 당도 높은 참외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이러한 성주가 몇 년 전부터 자주 뉴스에 오르내리고 시끄러운 곳이 되고 말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때문이다. '사드 출입금지'. 성주군 북쪽에
2021.04.19 04:06:30
'민주정부'에서 되살아나는 '박정희 향수'
[손호철의 발자국] 18. 경북 구미 : 누가 '죽은 박정희'를 살려내고 있나?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구미 박정희 생가 옆에 위치한 새마을공원 박정희 동상 앞에 서자 귀에 익은 새마을 노래가 들려왔다. 갑자기 유신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아 으스스한 기분에 겁이 덜컥 나고 나도 모르게 주위에 경찰이 없나 둘러보게 됐다. 그러자 엉뚱하게도 2
2021.04.16 07:48:46
'자본 탐욕'과 '무사안일'이 빚은 낙동강 '페놀 사태' 교훈
[손호철의 발자국] 17. 경북 구미(김천) : 페놀은 사라졌지만 낙동강은 얼마나 깨끗해졌나?
'인류의 99%는 이미 중독됐다.' 충격적인 카피에 놀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영화 '다크 워터스'를 보러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젖소들의 연이은 죽음, 기형아의 출생, 암에 시달리는 주민들. 대기업을 대변하는 법률회사의 한 변호사가 1998년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듀폰이 독성폐기물 PFDA을 유출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골리앗을 상대로 20년 간
2021.04.14 08:13:34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잡혀간 시민들은 '부랑자'로 죽었다
[손호철의 발자국] 15. 부산 : '사설 강제노동수용소' 형제복지원과 그 원형인 서산개척단
"너 이 빵 어디서 났어?" "학교에서 집이 가난하다고 줬는데요." "이 새끼 거짓말 할래!" 부산 사상구 개금역에서 부산보훈병원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인 백양대로의 오른쪽 언덕에는 아파트단지들이 이어져있다. 그 아파트 앞에 서자 한 뉴스에 보도된 최승우 씨의 슬픈 사연이 생각났다. 전두환이 광주의 피의 학살을 통해 권력을 잡은 정권 초기인 1982년, 1
2021.04.09 10:04:53
반미 운동의 기원을 찾아서
[손호철의 발자국] 14. 부산 미문화원 : 한국의 반미운동과 자주파는 이곳에서 시작됐다
"교수님 같은 진보 학자들의 노력으로 한국에서도 진보 운동이 부활했는데…" "진보 지식인들을 그리 과대평가 해주시다니요. 한국전쟁 후 진보 운동이 사라진 뒤 수 십 년간 진보 지식인들과 운동가들이 평생을 걸고 노력해도 못 이룬 진보 운동을 부활시킨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그게 누구지요?" "전두환이지요." "전두환이요?" "네." "아니 전두환이 왜?"
2021.04.07 08:11:51
'간첩' 누명에 떠돌다 귀천 후에야 고향땅 밟은 세계적 작곡가
[손호철의 발자국] 13. 경남 통영 : 동백림 사건으로 '상처받은 용', 윤이상 이곳에 잠들다
'한국의 나폴리'. 개인적으로 전남의 강진·해남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인 통영의 별명이다. 통영은 개인적으로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 2학년 때, 수배를 피해 도망을 왔다가 붙잡혀 서울로 압송되어 감옥으로 직행한 슬픈 추억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다도해와 세월을 비껴간 것 같은 아담한 도심, 그리고 한국 최대의 굴 생산지답게 싱싱한 굴 요리로부
2021.04.05 08:2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