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3시 02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흑과 백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5> 북한의 핵실험을 보고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새를 떠올렸다. 한국의 국조라는 까치 새. 책상 서랍을 열어 까치 목각 상을 꺼냈다. 광주 시립 박물관 정원에서, 나는 천문도가 새겨진 바위 옆에 서서 한 무리의 까치를 바라본 적이 있다. 까치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내게는
자카리아 모함마드 팔레스타인 작가
2006.11.01 09:38:00
벼랑 위의 사랑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4> 오류 속에서도 살아남길
아다니아 쉬블리, 당신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봅니다. 짧은 영어로 'deep conversation'을 갈망하던 술자리에서 당신 나라의 시인 키파 판니와 바쉬르 살라쉬를 만났습니다. 통닭이라고 말하면 될 것을, 치킨집에서 '토탈치킨'을 외치던 김정환 시인과 거리를
김해자 시인
2006.10.25 16:56:00
영원한 숨바꼭질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3>
2006년 5월 5일 금요일, 이스라엘 일간 신문 <하아레츠>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베이트 세메쉬 상가 지역에서 여덟 살짜리 소녀가 목 졸려 숨진 사건으로 다섯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구금되었다. 여덟 살짜리 소녀 리파즈 히미가 수요일 늦은 밤에 수카년 쇼
아다니아 쉬블리 팔레스타인 소설가
2006.10.18 16:22:00
누구나 길을 잃는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2> 그리고 어디선가 우리는 만난다. 인샬라!
나도 길을 잃었습니다. 오후 한 시에 라말라 사자상 앞에서 '자카리아 모함마드' 시인을 만나기로 하고 예루살렘에서 넉넉잡아 두 시간 전에 출발했건만, 두 시간이나 늦어버렸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라말라까지 차로 죽 달리면 15분이나 20분밖에 안 될 거리를 네 시
오수연 소설가
2006.10.11 08:44:00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가 싸운 인사동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1> 수연에게
수연에게 인사동에서 일어난 일은 내게 장소가 나의 의도와 인식을 벗어나버린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아마도 이건 내 상상이겠지만 나는 상상이 지식의 유효한 자원이라고 믿습니다. 때로는 장소가 갑자기 극단적으로 상반된 모습으로 변해버립니다. 친밀한 곳에서 낯선
키파 판니 팔레스타인 시인
2006.10.04 10:20:00
가장 지루한 것에 관한 가장 멋진 농담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0> 장벽 앞에서
당신의 글은 어렵고 촘촘하고 막막합니다. 당신은 나를 아주 좁은 길로 안내합니다. 마치 검은 장막 위에 탁구공만한 환등을 쏘아 그 작은 원형으로만 세상을 비춰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어떤 작가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따라, 정확
권여선 소설가
2006.09.26 09:14:00
"날아가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9> 맡겨둔 오렌지와 절름발이 비둘기
비행기가 하강하여 땅을 훑으며 내려앉는다. 잠잠해진다. 통로에 깔린 카페트를 따라 발들이 움직이고, 몇몇 발들은 다른 발들을 앞질러 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입국 심사대 앞에 다시 모인다. 질문 : 방문 목적은? 대답 : 침묵. 질문 : 침묵. 대답 : 침묵
2006.09.21 09:26:00
당신을 알기 전에는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8> 자카리아 모함마드씨에게
자카리아 모함마드 씨! 당신을 알기 전에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라크라는 지역이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아주 먼 곳이라 여겨왔습니다. 그곳을 오래도록 괴롭혀 온 분쟁과 폭력 또한 내가 잠들거나 수저를 드는 일에 대해 머뭇거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희덕 시인
2006.09.13 14:23:00
라마의 고집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7> 누가 이 동물을 전쟁터로 데려왔나?
나는 이 동물이 좋다. 내게 농장이 있어 이 한 쌍을 기를 수 있기를 늘 바랐다. 이들은 낙타인데, 압도적인 느낌이 없는 낙타다. 낙타보다 작고 등에 혹이 없다. 내 생각에는 신이 낙타의 생김새를 다시 고려해보고는 보다 온화한 사본을 만들어냈지 싶다. 이 새로운 창조물
2006.09.05 12:23:00
팔레스타인 형제들이여, 함께 걸어가자!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6> 분리장벽과 휴전선
가싼 가나파니의 소설 <불볕 속의 사람들>과 <하이파에 돌아와서>를 단숨에 읽어내려 간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20년 전, 대학에서 우리는 혁명과 문학을 꿈꾸고 있었으며 온존재를 바쳐 그것들을 성취하고자 몸부림쳤다. 낮에는 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밤에는 노여움 가득
정도상 소설가
2006.08.28 16: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