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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등목과 등멱
장마철에는 비가 와야 제 맛이다. 띄엄띄엄 오는 소나기는 장마라고 할 수 없다. 바야흐로 장마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는 오지 않고 뜨거운 햇살만 등줄기에 땀을 만들고 있다. 이린 시절에 이맘 때 쯤 되면 하교하다 말고 발가벗고 개울에 들어가서 멱을 감곤 했다. 필자는 겁이 많아서 저수지에 뛰어들지 못했는데, 작은형이 억지로 집어 던져서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잠수하면 뜨는 것을 배웠고, 그 후로는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한강(섬강, 여강)까지 진출해서 수영을 하고 조개를 잡으며 놀았다. ‘멱’은 “냇물이나 강물에 몸을 담그고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1.07.02 08:57:53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한국어의 존대법
한국어의 존대법을 바르게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하다. 외국인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존대법이고, 그 다음이 서술어의 어미 활용이다. 과거에도 한 번 “커피 나오셨어요”라는 제목으로 장황하게 말한 적이 있는데, 한 번 더 강조해야 할 것 같아서 존대법의 종류와 예를 충분히 들어 써 보고자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은사님의 퇴임식에서 사회를 보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편안히 귀가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눈치였다. 어른들한데 “재미있게 놀라”고 하는 것이 꼭 반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쁜데, 한국
2021.06.25 06:24:4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개평’과 ‘타짜’
며칠 전에 아내와 보험회사에 갔다. 4년 정도 보험을 납부했는데 900만원이 넘었다. 그런데 해약하려고 하니 650만 원밖에 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장모님께서 오랜 기간 치매로 고생을 하셔서 미리 ‘치매간병보험’을 들었던 것인데, 내용을 확인해 보니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같기도 하고 아내도 빨리 해약하라고 해서 갔는데, 너무 적게 돌려받으니 속이 상했다. 그대로 아내에게 주고 알아서 쓰라고 했더니 좋아서 날아가려고 한다. 남은 속이 상해서 죽겠는데,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그래서 장난삼아 ‘
2021.06.18 09:56:28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충청도 말과 문화문법
필자는 자주 학생들에게 “한국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을 외국에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필자는 한국어를 참 잘한다. 다른 한국인들보다는 조금 잘한다. 순수한 우리말도 조금 더 알고(예를 들면 ‘온’, ‘즈믄’, ‘골’ 등), 한자도 일반인들보다는 쬐끔(?) 더 안다. 학부에서 한문교육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더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비교적 쉽게 한국어교육학을 공부했다. 우리말 중에는 한자에 바탕을 둔 단어가 많기 때문이다. 14년 간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박사학위를 받고 충청도로 이사 왔다. 고향이
2021.06.11 09:01:28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캠페인과 깜빠니아
오랜만에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우리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는 태생적으로 차이가 있다. 표준어는 ‘서울에 사는 교양있는 사람이 두루 쓰는 말’을 기준으로 하고,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쓰되 어법에 맞도록함을 원칙으로 하고,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며,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한편 문화어(북한의 표준어에 해당함)는 지역적으로는 평양말, 계층적으로는 노동 계급의 말을 기본으로 하여 주체적, 혁명적, 문화적으로 조성한 북한의 표준어이다. 1966년 김일성
2021.06.04 09:43:1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비싸다’와 에누리
초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고 서영춘 씨의 노래 <기차놀이>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제목은 가물가물하지만 가사는 잘 기억한다. 그런데, 친구들이 그 노래를 부를 때면 뭔가 이상한 내용이 있었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에, 차표 파는 아가씨와 승강이하네, 이 세상에 메누리 없는 장사 어딨어?”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어린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냥 친구 따라 부르기는 했지만 “세상에 며느리 없는 장사”가 왜 없겠는가? 총각이 장사할 수도 있고, 결혼을 했어도 아들이 장가를 안 갔으면 며느리가 없을 텐데, 어쩌자고 저런
2021.05.28 09:28:55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결혼과 함진아비
계절은 제멋대로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곤 한다. 봄인가 싶더니 어제는 초파일이었는데 섭씨 영상 30도까지 올라가서 여름을 방불케 했다. 그러더니 오늘은 종일 비가 내린다. 비 오기 전에 나무를 심으면 잘 산다고 해서 묘목과 조금 자란 나무 등 합해서 120 주 정도 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고마운 후배가 도와주어서 옆에서 거들기만 했는데도 허리가 아프다. 세월이 무심하기만 하다. 나무 심는 계절은 조금 지났지만 아직은 봄이라 그런지 결혼식도 많다. 매주 토요일이면 몇 건 씩 이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2021.05.21 07:29:0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지랄과 뗑깡
언어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충청도에서는 “지랄하고 있네.”라고 하면 거의 예사말처럼 쓰는 것인데, 서울에 올라가면 욕이 된다. 필자는 경기도 여주 출생이라 충청도 사투리를 많이 쓴다. 충북 음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음성 사투리도 쓰고, 원주와도 가까워 가끔은 강원도 사투리도 나온다. 하지만 충청도에서 30 여 년을 살았더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충청도 사투리가 입에서 흐른다. 참 알 수 없는 것이 언어습관이다. 보통은 어려서 쓰던 말을 계속 쓰게 마련인데 어쩌자고 이곳저곳의 사투리가 섞여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충청
2021.05.14 09:29:2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단군의 비밀
오늘은 평소에 말하기 힘든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우리 민족은 단군할아버지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배달민족 혹은 단일민족임을 굉장히 강조한다. 그래서 단군에 대해 말하기가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순수한 학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니 단군 쪽의 종교인들은 그냥 언어학 전공한 사람의 말로 넘기고 읽어주면 좋겠다. ‘칭키즈칸’이라는 영화를 보면 갖은 고초를 겪은 테무진이 사람 모형의 큰 바위 사이에 들어가서 울부짖으며 누군가를 부른다. “텡그리!!, 텡크리!!”라고 계속 외치면서 신탁을 기다리는 모습이 가슴을 울린다. 그가 그
2021.05.07 00:03:5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는대’와 ‘~는데’와 ‘~는 데’의 차이
우리말을 가르치다 보면 어미와 조사, 그리고 의존명사 등이 헷갈릴 때가 많다. 가르치는 사람이 헷갈릴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다. 그러니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조사란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품사를 말한다.” 크게 격조사, 접속조사, 보조사로 나눈다. 그러니까 조사는 앞말에 붙어 문법적 성격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윗말에 붙여 쓴다.
2021.04.30 08: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