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3시 02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죽는 게 무섭나요? 죽음 앞에 서니 비로소…"
[이명현의 '사이홀릭'] 셔윈 뉴랜드의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갑자기 가슴에 심한 압박이 느껴졌다. 몸과 정신이 모두 가슴 한복판으로 붕괴하는 것 같은 고통이 뒤따랐다. 가슴을 꽉 조이고 쥐어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조여 오는 가슴을 움켜잡았다가 두드렸다가 하면서 소파에 누웠지만 저절로 눈물이 흐르고 발버둥이 쳐졌다. 몸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의식은 어어 하는 사이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 극심한 통증이 찾아
이명현 천문학자
인간의 진짜 정의? '외로운 동물'!
[프레시안 books] 노다 미치코의 <덴코짱>
"이건 뭐라고 써져 있는 거예요?"담벼락에 붙어 앉아서 한창 열심히 강연을 듣고 있던 한 사내아이가 손을 들더니 불쑥 이렇게 물었다. 그 녀석 눈에는 강연을 위해서 나눠준 점자 그림책 표지에 새겨진 점자가 알 수 없는 암호처럼 느껴졌을 터이고 그게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마이크를 손가락으로 점자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한 시각 장애인 여자 아
천지창조의 비밀, 성경 아닌 이 '만화'를 봐!
[이명현의 '사이홀릭'] 펠릭스 페라니의 <우주>
"만화책에서 그 이야기를 처음 접했어요. 아마 그것에 대한 개념 정립도 만화책을 통해서 얻었을 거예요. 사실 만화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지요."네덜란드에서 유학하던 때의 일이다. 가끔씩 한국인 연구원과 학생들이 같이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하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만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위의 말은 어느 사회학 박사가
참을 수 없는 퇴고의 괴로움
[프레시안 books] <김탁환의 원고지>
김탁환의 원고지(황소자리 펴냄)를 샀다. 책을 산 지 하루가 지나서야 책을 펼쳐볼 수 있었는데, 우습게도 나는 첫 장을 넘기면서 내 예감이 틀리기만을 간절히 빌고 있었다. 그런데 김탁환의 원고지는 나의 이런 소망을 여지없이 배반하면서 시작되고 있었다.퇴고를 시작하면 내 능력 이상의 것을 꿈꾸게 된다. (2000년 10월 3일)이 책이 소설가의 창작 일기이니
우주에 얼마나 많은 외계인이 있을까?
[이명현의 '사이홀릭'] 스티븐 웹의 <모두 어디 있지?>
"서울에는 얼마나 많은 피아노 조율사가 있을까?"내가 외계 생명체 강의를 하면서 가끔씩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 은하 안에 지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전파 통신을 할 수 있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해 보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설명하기 전에 워밍업 삼아서 내보는 퀴즈다. 학생들은 좀 황당해하기도 하고 투덜거리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한 과학자의 선언 "우주에 생명은 인간뿐!"
[이명현의 '사이홀릭'] 마르셀로 글레이서의 <최종 이론은 없다>
요즘 학생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물리학과'가 이과의 꽃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가던 시절에는 그 위세가 다소 꺾여서 입학 커트라인은 의과 대학이 높았지만, 그래도 학교 전체 수석은 물리학과 지망생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대부분 이론 물리학자가 되고 싶어서 물리학과에 진학했었고 다들 자신이 대통일장 이론을 완성하는 제2의 아인슈타인이 될 줄
천문학자, '별점'보다 더 무서운 질문은?
[이명현의 '사이홀릭'] 박창범의 <인간과 우주>
"와~~ 천문학자세요? 천문학자는 처음 봐요. 어릴 때 꿈이 천문학자였어요. 천문학자들은 별만 보고 사니까 낭만적이겠어요. 현실 감각은 좀 떨어지겠네요. 워낙 딴 세상에 사시니까. 우리 아이가 별 박사예요. 공룡도 엄청 좋아하지만. 별자리 많이 아시겠네요. 저는 물병자리거든요. 오늘 제 운세가 어떨까요? 그런데 오늘밤 날씨는 어떨까요? 비가 올까요? 언제
당신의 삶에 뛰어든 그녀, "저랑 여행가요!"
[이명현의 '사이홀릭'] 정혜윤의 <여행, 혹은 여행처럼>
지난 여름 어느 날 오후, 정혜윤과 나는 엄청나게 퍼붓는 빗속을 달려서 아산의 한 개인 천문대를 향해서 가고 있었다.차 속에서 그녀가 곧 출간될 자신의 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몇 가지 제목을 갖고 고민 중이라는 둥, 책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둥, 이 책은 정말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내리갈겨 썼다는 둥, 편집자와의 교감이 너무 좋다는
중국에서 온 특별한 개미, 道를 말하다!
[프레시안 books] 저우쭝웨이·주잉춘의 <나는 한 마리 개미>
나는 한 마리 개미(저우쭝웨이 지음, 주잉춘 그림, 장영권 옮김, 펜타그램 펴냄)의 주인공은 결코 개미가 아니었다.책표지 앞면에 그려져 있는 다섯 마리의 개미를 자세히 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은 안경을 벗어던지고야 말았다. 근시인 맨눈으로 책을 가까이 대고 보니 개미들의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그림을 자세히 보려고 하니
"도대체 빅뱅 이전에는 뭐가 있었나요?"
[이명현의 '사이홀릭'] 마르틴 보요발트의 <빅뱅 이전>
"그런데 도대체 빅뱅 이전에는 뭐가 있었지요?"빅뱅 우주론에 대해서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을 때 곧잘 튀어나오는 질문들 중 하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잘하기란 사실 쉽지가 않다. 0.1초 만에 즉각적으로 '정답'을 말해주길 기대하는 참을성 없는 질문자의 마음과는 달리 이런 종류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하기 위해서는 길고 긴 여러 단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