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디어의 황제', '미디어의 악마'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호주 출신의 다국적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이 소유한 '스타TV'가 국내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한국디지털위성방송, 사장 황규환)의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국내 방송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송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머독, 스카이라이프에 1억달러 투자**
<머독사진>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TV는 최근 국내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에 투자 제안서를 보내와 두 회사는 9월중 양해각서(MOU)체결을 목표로 세부투자조건을 협상중이다.
루퍼드 머독의 이번 투자규모는 1억달러(우리돈 1천1백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그가 지난 98년에 위성방송 사업을 준비 중이던 DSM(데이콤 컨소시엄)에 투자하려던 액수가 1백50억원이었던 점괴 비교할 때 단순한 지분투자 이상의 영향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카이라이프의 관계자는 "현재 스타TV뿐만 아니라 AIG 등과도 투자조건을 협상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금융회사인 AIG와 달리 스타TV는 단순투자 이상의 목적을 갖고 있어 아주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스타TV의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은 전세계 위상방송의 네트워크화와 전세계 미디어 시장 장악을 꾀하면서 아직 진출하지 못한 한국시장에 강한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여론은 반대**
이번 지분투자가 성사될 경우 국내 방송계에 처음으로 외국의 상업자본이 직접 진출하는 계기가 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정부 입장은 '외자 유치' 차원에서 일단 수용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쪽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방송계의 여론은 이번 투자를 '다국적 미디어재벌의 문화 침탈'로 보는 비판적 경향이 강하다. 또한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KBS·MBC·SBS 등 대주주의 승인을 얻어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 실제 계약체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루퍼드 머독은 지난 98년 국내방송시장진출을 시도가 괴정에서 각 방송사노조·언론노조·PD연합회 등 언론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항의와 여론의 반발로 인해 국내 파트너인 데이콤 컨소시엄이 위성방송사업권도 따내지 못해 좌절된 바 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26일 성명을 통해 "루퍼드 머독은 전 세계 미디어시장을 쓰레기로 만든 비도덕적 자본가"이며 "또한 그는 그가 소유한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그의 미디어 사업을 보호하는 악덕 기업주"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특히 "위성방송 사업 초기 스카이라이프(당시 명칭은 KDB)와 DSM이 경쟁했을 때 언론노조는 물론 방송사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국내 자본이면서 국내영상산업을 보호육성한다는 취지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KDB를 지지했던" 과거를 일깨우며"그런 사회적 여론에 의해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된 스카이라이프가 사업개시 2년이 안된 상태에서 대규모의 머독 자본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머독, 국제적 권언유착으로 유명**
스카이라이프가 이런 곱지 않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루퍼드 머독과 손을 잡으려는 것은 그의 미디어그룹이 지닌 풍부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그의 영향력과 수완을 통해 위성방송을 통한 공중파방송의 재전송권을 얻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루퍼드 머독은 뉴욕포스트·타임스·폭스TV·20세기폭스 등 전세계 50여개국에서 7백80여종의 미디어·컨텐츠사업을 펼치는 '뉴스코퍼레이션'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는 호주 출신의 미디어 사업가로 잇따른 미디어 인수합병으로 '미디어계의 조스'로 불리는 동시에, 타블로이드 신문과 상업방송을 통한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된 '미디어를 쓰레기로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스타TV를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미국의 위성방송 '디렉TV'를 인수하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당시 자신 소유의 폭스TV 등을 앞세워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적극 미화하는 편파적인 보도로 일관한 뒤 반대급부로 각종 정책에 개입하며 이권을 따내 '국제적 권언유착'의 표본으로 비판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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