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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 머독, 중국 방송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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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 머독, 중국 방송 진출

내년 3월, 광둥성에서 케이블TV 시작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70)이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중국 진출을 마침내 성사시켰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 8년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뉴스 코퍼레이션이 중국에서도 방송할 수 있도록 중국정부가 협상을 벌여온 결과, 19일(현지시간) 비교적 부유한 지역인 광둥성 주장(珠江) 삼각주 일대에서 내년 3월부터 방송을 할 수 있는 허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뉴스 코퍼레이션의 아시아 최대 위성TV인 홍콩 스타TV의 제임스 머독 사장(루퍼트 머독의 아들)은 중국 중앙TV(CCTV), 중국국제TV총공사, 광둥유선TV네트워크와 함께 유선 TV네트워크 공사를 설립, 올해말 시험방송을 거쳐 내년 3월부터 광저우와 자오칭 등 광동의 일부 도시에서 24시간 중국어 방송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록 지역적으로 제한된 방송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1949년 공산화 이후 TV매체를 핵심 선전수단으로 간주, 엄격한 통제를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중국의 개방을 가속화시킬 혁명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에 중국이 전격적으로 방송을 허용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한 규제완화의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머독의 컨텐츠를 방송할 광동유선TV네트워크는 6백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머독은 별도의 수신료를 받지 않고 홍콩과 인접한 광동 시장을 겨냥한 광고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TV광고 시장 규모는 24억달러(2조9천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머독은 이번 중국 진출이 당장의 수입보다 중국 전역방송을 겨냥한 첫 단추를 꿰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은 93년 “위성 TV는 전체주의적 정권에 명백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한 자신의 실언을 만회하고자, 94년 중국 당국을 곤혹스럽게 한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스타TV에서 방송하지 않는 등 그동안 중국 당국의 마음을 돌려놓으려 무진 애를 썼다.

머독측은 중국 당국의 사전검열을 받지는 않지만 “중국 인민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분명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방송될 내용은 게임쇼, 드라마 시리즈, 토크쇼, 영화, 스포츠 등이며 뉴스는 제외됐다. 중국 당국이 뉴스에 대해서만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머독은 중국정부의 방영 허가에 대한 답례로 중국 국영방송인 CCTV의 영어방송채널인 CCTV-9의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뉴스 코퍼레이션의 폭스 네트워크를 통해 방영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외국 방송사가 광둥의 유선TV네트워크를 통해 방송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 10월 AOL 타임워너의 중국어 채널인 CETV, 그리고 뉴스 코퍼레이션이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피닉스 위성 TV도 중국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 광둥 이외의 지역에서 외국방송 채널은 고급 호텔과 외국인 거주지역에만 허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사실상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개인 위성수신기와 외국방송을 몰래 송출한 케이블 사업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단속을 벌이는 등 신경전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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