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전부터 부시와 블레어의 결정을 지지했던 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부시와 미국을 칭송하고 나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머독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밀켄 연구소 주최로 열린 국제회의석상에서 “미국인들이 이번 전쟁에서 보여준 애국심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세계는 미국을 존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독의 발언은 미국언론이 일제히 제시카 린치 일병을 구출에 성공한 미특공대원들의 영웅적 행동을 부각하는 과정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머독은 “미국은 세계여론에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이라크 전쟁을 감행한 미국을 향해 화살을 쏘고 있는 나머지 세계의 여론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결국 이라크인들은 미군을 해방군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머독은 그러나“향후 뉴욕, 런던 등지에서 테러행위가 많아질 것”이라며 “테러위협은 심리적으로 미-영국민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주 출신의 머독은 호주 언론의 절반이상을 보유한 데다가 위성TV인 홍콩 스타TV의 성공으로 세계 언론재벌의 반열에 올라선 뒤, 미국 언론시장 공략에 들어갔다가 외국인은 방송사 소유자가 될 수 없다는 법의 제약에 걸리자 1985년 즉각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바 있다.
머독은 그후 미 연방방송위원회의 재가를 얻어 세계 유수의 언론재벌그룹인 뉴스 코퍼레이션을 만들어 산하에 뉴욕 포스트, 폭스 TV, 폭스 영화사 등을 사들여 미국내 ‘머독 제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의 억척스런 세계 언론매체 인수합병으로, 국제 언론계에서는 그를 '미디어계의 조스'라 부르고 있다.
머독은 이라크전이 일어나기 전 전세계적으로 찬반논란이 한창이던 시절부터 자신이 소유한 방송과 신문을 총동원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전쟁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또 전쟁이 발발하자 단기적 손실을 무시하고 천문학적 취재비를 투입한 결과, 이번 전쟁 기간중 그가 보유하고 있는 폭스TV는 CNN을 제치고 미국내 뉴스전문채널 중 시청률 1위로 약진할 수 있었다.
세계 언론계에서는 루퍼트 머독의 이번 부시 예찬 발언은 앞으로 미국내 미디어시장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샤일록'의 포석이 아니겠냐고 풀이하며, 앞으로 그가 노릴 다음 사냥감이 어느 언론매체가 될 것인지를 벌써부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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