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만간 '노사관계 로드맵'(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11일 단식농성 계획을 발표했고,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총파업을 경고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노총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적으로 24시간 동안 정부와 협상에 임하고 결렬시 12일 오전 11시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총파업을 비롯한 강력한 투쟁에도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며칠 동안 '노사합의'를 수정하는 유연성을 보이면서 '사회적 대화'를 성사시키고자 노력했으나 정부 스스로가 노사합의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며 "협상 결렬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11일 오전 11시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앞서 열린 한국노총 긴급 대표자회의에서 "하루만 더 마지막 협상 시한을 갖자"는 제안에 따라, 단식농성 등을 하루 연기하게 됐다.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 끝까지 진통
이와 관련해 '복수노조 허용',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두고 정부와 재계, 노동계가 모두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막판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 문제와 관련해 노동계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대로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계는 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해 재계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정부는 '전임자 수 제한'을 법으로 명시화하려 하고 있으나,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노조를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며 이 문제를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에 지난 2일 한국노총과 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시행을 5년 유예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에 대해 '복수노조 전면 허용,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자율'을 줄곧 주장해오던 민주노총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다른 안'을 입법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양보안'을 내놓았던 한국노총까지 반발에 가세하게 된 형국이다.
한국노총의 반발에 정부·한국노총·경총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재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져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민주노총이 빠진 채 진행되는 협상이어서 재협상 결론이 도출돼도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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