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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노총 위원장,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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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노총 위원장, 정말 어렵다"

반전드라마 총연출한 이 위원장 "진정성 왜곡 말라"

한국노총의 이용득 위원장이 4일 홈페이지에 "노총 위원장, 정말 어렵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2일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한국노총이 경영계과 복수노조 허용,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5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작심하고 해명에 나섰다.
  
  당초 한국노총은 "노사관계 로드맵 협상 결렬시 정부안 단독 입법예고"를 밝힌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 총회에서 전면 철수하면서 2일 열릴 노사정대표자회의에의 참석 거부 방침을 밝히는 등 '세게'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일 열린 회의는 한국노총 주연의 '반전드라마'였다.
  
  기존의 입장을 갑자기 바꿔 한국노총이 협상장에 나왔다는 사실뿐 아니라 한국노총과 경영계가 민감한 두 사안의 '5년 유예'에까지 합의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또 유예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뭐냐", "한국노총이 경영계과 거래를 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서로 어려우니 유예하자'고 한 것 아니다"
  
  이 반전드라마를 총연출한 이용득 위원장은 이 글에서 "요즘 심정은 정말 갑갑하다 못해 괴롭다"며 한국노총과 경영계의 '5년 유예안 합의'에 대해 일부에서는 야합이니 편의주의니 비난하고 있지만 "그 동안 노사가 얼마나 많은 협상을 하면서 현실에 대해 고민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서로의 입장이 어려우니 일단 유예하자고 쉽게 합의한 것이 아니라 현행법 기조대로 실시했을 때 발생할 부분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함께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해명했다.
  
  양측이 5년 유예안을 합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복수노조 시행을 우려하는 경영계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로 노동조합의 활동 자체가 위축될 것을 걱정하는 한국노총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져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외국에도 없다"
  
  이 위원장은 우선 한 쟁점이었던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노조의 반발은 제외하고라도 현행대로라면 법 시행의 목적도 달성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사례를 들어 전임자 임금을 노조 자체에서 지급하라는 것이 법의 취지이지만 우리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더구나 외국에서 전임자 임금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산별체제가 안정화된 유럽과 달리 아직 기업별 체제가 더 강한 우리 노사 문화에서 노조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사용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 법이 시행되면 오히려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고 싶어도 처벌 때문에 줄 수 없는 경우가 나오게 된다"며 "결국 힘 없는 중소노조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안인 조합원 수와 규모별로 전임자 임금 지급을 차등 제한하는 안 역시 "현장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각각 산업 별로 근무형태가 다르고 그에 따라 전임자의 활동방식도 달라 일괄적으로 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산하노조에서 '복수노조 반드시 관철하라'는 요구 많지 않다"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서도 이 위원장은 "노조나 사용자들 각각 내부적으로 보면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현 집행부는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선거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또 다른 노조를 만드는 것이 내심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로드맵 협상 중인 지금, 산하노조에서 복수노조 허용을 반드시 관철하라는 요구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대 노총의 경쟁구도가 일선 사업장에서까지 격화되면 노동운동이 얻을 것은 없다"며 "이 상태에서 전임자를 강제로 축소하면서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을 전면화하는 것은 노동운동의 괴멸로 이어지고 노사간 엄청난 분쟁과 혼란을 초래하는 퇴행적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사용자의 경우 노조보다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이 더욱 분명한 것 같다"며 "재계 전체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 6~7년 간은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정성 왜곡하고 무책임하게 비난하는 것은 미래를 어둡게 할 뿐"
  
  이 위원장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세의 문제인 것 같다"며 정부와 사용자, 노동계에 각각 바라는 바를 적었다.
  
  정부에 대해 그는 "현재의 제도는 잘못된 것이고 반드시 개정해야만 뭔가 성과를 남긴다는 막연한 선악의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경험에 의하지 않는 행정적 사고를 버리라"고 주문했다.
  
  사용자에 대해서도 "자기 것만 챙기려 하고 서로 미루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에게 속내를 숨기고 책임을 전가하려 하거나 자신들이 협상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노사 대화창구 역할을 하는 경총과 대한상의에게 책임을 미루려는 자세는 적합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동계에 대해 "현실을 인정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조직적 이해관계로 명분만 내세워 반대하거나 속셈을 드러내지 않고 남이 해결해주길 바라는 미온적 태도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진정성을 왜곡하고 무관심속에서 또는 정직하지 못한 자세에서 무책임하게 비난하는 것은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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