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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군산복합체"

[분석]부시의 대테러전쟁, 이란과의 전쟁으로 변질

지난 25일 미국이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많은 외교안보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이란에 대한 선전포고(☞관련기사: 전쟁에 한 발 더 다가간 미국과 이란) 라고 여기고 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엄연한 주권국가인 이란의 정규군일 뿐 아니라, 정규군 중에서도 사실상 엘리트가 집중된 이란의 핵심 권력집단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실체적 권력을 테러집단으로 지정했다는 것은 결국 이란의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타임스>는 29일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천문학적인 자금을 퍼부으며 지속해 온 '테러와의 전쟁'이 이제 '이란과의 전쟁'을 향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 칼럼을 내놓았다.

특히 이 칼럼은 이란에서 혁명수비대가 차지하는 위상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 글에 따르면, 1979년 이슬람 혁명 때 창설된 혁명군으로 출발한 혁명수비대는 오늘날 옛소련 치하의 '군산복합체'와 비슷한 이란의 파워엘리트 집단이며, 따라서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집단으로 지정한 것은, 이란의 살아있는 권력을 갈아치우겠다는 외길로 스스로를 몰아넣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War on terror' is now war on Iran'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이번 조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17일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길로 나아가게 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앞서 지난 14일 체니 부통령이 이란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 뒤에 나온 것이다.

이번 제재가 이란에 일정한 타격을 주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이란이 곧바로 미국에 선처를 호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봉쇄 조치에 거의 50년 간 자존심을 지키며 버텨왔다.

순교집단으로 추앙받는 혁명수비대의 역사

이번 테러단체 지정으로 혁명수비대와 관련이 있는 20여 개가 넘는 기업과 개인들은 미국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아랍의 정권들과 사업할 기회는 여전히 풍부하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게 이란에 투자하지 말라고 하고, 러시아에는 이란에 무기를 팔지 말라고 새삼 경고해도 이들이 겁을 먹을리 없다.
▲미국이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집단 지정하자,혁명수비대 출신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이 격분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주도한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교시에 의해 창설됐다. 초기 혁명세력은 두 가지를 두려워 했다. 혁명으로 무너뜨린 샤 왕조를 지지하는 세력에 의한 쿠데타와 미국에 의한 공격이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은 사담 후세인이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공공연한 지원 속에 시작한 전쟁이다.

이 과정에서 혁명군은 정규군과 별개로 강력한 전투병력으로 전환되었다. 당시 100만 명에 달하는 혁명수비대 병사들-파스다란이라는 정규군과 이들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바시지스라고 불리는 민병대-가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죽었다. 오늘날 이들의 희생은 순교로 추앙받고 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현재 13만 명 규모로 지상군은 10만 5000명이다. 지상군은 4개 사단과 6개 기계화 사단, 1개 해병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공군은 5000명, 해군은 2만 명이다. 3개 별도 부대가 사정거리 1500km의 샤하브-3 미사일, 사정거리 2000km에 달하는 신형 미사일 샤하브-4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이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가장 증오하는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인 쿠즈는 1만 5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라크 내무부의 비호를 받으며 활동하는 바드르 민병대를 훈련시킨 것도 쿠즈라는 사실이다.

바드르는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SCIRI) 소속 민병대로 바그다드에서 자살테러와 인종청소를 부추기는 행위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쿠즈는 마슈하드, 쿰, 타브리즈, 그리고 레바논 동부의 준비밀기지 이외에도 테헤란에 4개의 주요 기지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공습을 한다면 이들 기지들은 최우선 목표물이 될 것이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을 때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로켓과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한 것도 혁명수비대다.

혁명수비대, 권력과 부와 무기 등 이란의 모든 것 장악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 혁명수비대는 부동산개발업에도 뛰어들었다. 당시 대통령 하셰미 라프산자니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라프산자니는 현재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마네이 다음이라고 할 만큼 (아미디네자드 대통령에 앞서) 사실상 2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관련기사:이란 주요선거, 아마디네자드 진영 참패).

사업 지향적인 혁명수비대는 1990년대에 큰 돈을 벌었다. 현재 통신, 도로와 댐 건설, 최고급 호텔, 자동차산업(마쓰다 조립공장)은 물론 거대한 사우스 파르스 유전에서 석유와 가스 개발사업을 하는 등 100개가 넘는 대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또 암시장과도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미국의 제재가 미국의 기대만큼 위력을 발휘하기 힘든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란의 현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도 혁명수비대의 파스다란 출신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의 논리를 따른다면 '테러리스트'에 속한다. 이란의 의회 마질리스의 멤버들 중 3분의 2 이상도 혁명수비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테러리스트가 되는 셈이다. 이란 내무부의 간부들 대부분도 파스다란 출신들이며, 혁명수비대 소속 장군 5명은 이란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이미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다.

바시지스는 평소 10만 명 수준인 민병대이지만, 이론적으로 즉각 200만 명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래서 이란에서는 '200만 군대'로 불린다. 바시지스의 주요 기지는 테헤란 전체를 둘러싸고 배치돼 있어 반 시간 이내로 테헤란 전체를 차단할 능력이 있다.

개혁적인 대통령 무하마드 하타미(1197~2005)의 집권 기간 동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혁명수비대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아마디네자드와 혁명수비대 동지들이 권력을 장악하도록 손을 썼다. 좌절한 개혁진영 인사들은 혁명수비대가 현재 권력, 부와 무기 등 이란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혁명수비대, 온갖 불법적 거래 혐의

혁명수비대는 온갖 불법적 거래에 개입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라크와의 석유 밀거래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과의 아편 거래 등이 포함된다. 이란에서 이런 의혹을 파고 드는 사람들은 감옥에 가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혁명수비대의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만 대규모 파이프라인 건설과 테헤란 지하철 공사 등을 포함해 120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란의 정부 관계자 몇몇은 비보도를 전제로 혁명수비대가 사실상 거대한 군산복합체가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미국의 군사복합체보다는 옛소련 치하에서처럼 실체 파악이 어려운 집단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이러한 혁명수비대를 테러집단으로 지정한 것은 이란의 파워엘리트에 전쟁을 선언한 것이다.

어떤 개발도상국이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보자. '테러와의 전쟁'의 논리를 사실상 '낙인'을 찍는데까지 확장시킴으로써 부시 행정부는 이란의 정권 교체라는 외길로 자신을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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