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정말로 이란과 한판 붙으려 하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정말로 이란과 한판 붙으려 하나"

동맹국들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 움직임"에 크게 우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주력 엘리트 부대인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유럽과 중동의 동맹국들이 전쟁 가능성을 키우는 조치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미국의 대형 신문체인 '맥클래치'에서 발행하는 <맥클래치신문(McClatchy Newspapers)>은 유럽과 중동의 친미국가들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정규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모욕적인 조치'가 별다른 소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반면, 외교적인 노력을 훼손하고 전쟁 가능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라힘 사파비가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파비는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려는 미국에 대해 "혁명수비대에 한 방 먹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로이터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려는 조치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온건파 사이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국무부 관료들과 워싱턴 주재 외국 외교관들은 라이스 장관이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함으로써 딕 체니 부통령 등 이란을 공습하자는 강경파의 주장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직후 신정정치 수호를 위해 창설돼 현재 약 12만5000명의 병력으로 정규군(40만 명)과 별도로 육·해·공군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단순한 군사조직을 넘어서는 핵심 권력조직으로 각종 건설사업 등 민간경제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도 혁명수비대원으로 이란-이라크전에 참전했으며, 이란 정·재계 곳곳에 혁명수비대 출신 인사가 포진해 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핵기술 획득과 무기 구입, 테러단체 지원 등에 나서고 있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라이스 장관이 추진하는 조치 자체가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조직 목록에 주권국가의 군대가 포함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이다.

테러단체 지정의 법적 근거는 9·11 사태 직후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 13224호로, 테러단체의 자금조달 차단을 목적으로 한 법령이다. 현재까지 알카에다, 헤즈볼라, 하마스, 이슬람지하드, 타밀타이거 등 42개 단체가 지정됐다. 테러단체로 지정되면 그 단체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며, 미 국민과 미국 기관들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 출신으로 보스턴대 국제관계학 교수인 찰스 던바는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은 국무부가 선전포고에 가까운 행위를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점점 대응 수위를 높여가는 배경에는 이란의 핵프로그램 개발을 중단시키려는 목적 이외에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점점 꼬여가는 가운데 비난의 화살을 이란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션 맥코맥 미 국부부 대변인은 "수많은 전장에서 이란이 개입하고 있다"면서 특히 종파가 같은 이라크의 시아파 무장단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은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이라크에 정교한 도로매설폭탄을 선적하고 있는 현장을 포착한 정보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라이스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7월말에서 8월초 사이 중동 순방을 하면서 친미 아랍국가에 수백억 달러의 무기 판매를 약속하고, 이스라엘에는 10년 간 30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원조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명분도 이란과의 전쟁을 대비한 것이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가 이런 조치들이 이란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렸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는 점이다. 미국의 보수적 외교싱크탱크인 외교협회의 이란문제 전문가 레이 타키는 "강압적인 조치는 외교적인 수단을 훼손하고, 일단 외교적인 해법이 가로막히게 되면, 자기실현적인 예언이 되고 만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초에는 조치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군사적 행동도 고려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측도 미국 정부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은 "이란의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선전 책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전했으며, 이란의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야흐야 라힘 사파비 장군은 "미국은 향후 혁명수비대에 크게 한 방 먹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압력에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그들에 대항해 우리의 영향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