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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푸틴은 교활해" … 미-러 신냉전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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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푸틴은 교활해" … 미-러 신냉전 표면화?

이란 외교전문가 "미국과 러시아,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경고성 발언을 한 배경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이 발언이 전날 열린 카스피해 정상회의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천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카스피해 정상회의에는 러시아와 이란,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카스피해 연안 5개 국이 참가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푸틴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지원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라는 것이다.
  
  심지어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솔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호의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가 비밀로 가득 차 있다며 "교활(wily)하다"고 극언을 퍼부었다.
  
  이에 따라 부시와 푸틴의 이같은 신경전은 구소련 붕괴 이후 미-러의 '신냉전' 기류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 러시아 앞마당에 MD 구축하려는 부시에 보복?
  
  특히 푸틴 대통령이 카스피해 정상회의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면담 후 "카스피 해 연안 국가들은 다른 외부 세력이 무력을 사용하는 데 자국 영토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은, 미국이 폴란드 등 동유럽국가들에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에 대해 새로운 군사동맹 체제를 구축해 대응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란의 외교안보전문가 카베 아프라시아비는 18일 <아시아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이번 카스피해 정상회의는 이란과 러시아 등 카스피해 연안국가들에게 매우 성공적인 회담이었으며, 이란은 이번 성과를 미국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패권에 대항하는 안보동맹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정회원이 되는 디딤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관련기사:"미국 1극체제, 에너지 전쟁으로 붕괴 중" ).
  
  그는 "미국의 과도한 개입주의적 정책으로 이란과 러시아가 가까워지게 되었으며,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이끌었다"면서 "이번 정상회의가 열리게 된 것은 무엇보다 이란의 발빠른 외교적 노력과 러시아 정책이 자국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략적 진화가 결합한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번 회의에서 이란은 전략 지정학적으로 급속히 우호적인 연대를 이끌어낸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강력한 발언으로 뒷받침했듯, 이란을 공격하는 어떠한 군사적 행위를 위해 영토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공동성명이 나왔다는 것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이란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를 완공하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유엔안보리의 결의안에 도전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부셰르 원전은 지난 1974년 서독의 도움으로 시작됐으나 이슬람 혁명과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공사가 중지됐다가 지난 1995년 러시아와 1000 MW급 발전소를 짓기로 계약하면서 다시 건설중이다. 미국은 부셰르 원전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위장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의 발언, 미국의 분노 자극하려는 의도"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혐의를 입증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분노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끌어낸 이란에 대한 '외교적 합의'가 종말을 맞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라시아비는 푸틴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과 러시아가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면서 "새무얼 헌팅턴이 표현한 대로 '고독한 초강대국'은 유엔 안팎에서 이란에 대항한 '자발적 연합세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이란에 대해 위협적이지 않은 정책으로 선회하기를 완고하게 거부하거나,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패배를 맛보는 수밖에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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