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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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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사라질 수 있을까?

[초록發光] 우리 모두의 바람과 햇빛을, 우리의 기술과 산업으로 개발해야 한다.

정부는 7월 1일 자정부터 원유에 대한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주의'로 한 단계 하향하고, 천연가스는 현재 '주의'에서 위기 경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의 단계적 재개 등 원유와 천연가스의 도입 여건이 나아짐에 따른 조치이다. 아울러 공공기관 차량 2부제도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그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벌어진 지난 몇 달 동안의 원유 수급 위기는 한고비를 넘기는 듯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전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오지 못한 7척의 유조선 중에서 6척이 국내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다만, 이번 전쟁 과정에서 원유의 생산·수송 시설이 공격받아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으므로, 위기 경보의 완전한 해제보다는 '주의'단계로 상황을 관리하겠다고 판단했다.

'국가자원 안보 특별법'에 근거한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원유는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5일에 '관심' 단계 발령을 시작으로 3월 18일에는 '주의'로 격상됐고, 4월 2일에는 처음으로 '경계' 단계까지 상향 조정됐다. 천연가스도 3월 18일 '관심' 단계에 이어 4월 2일 '주의'로 올라가 6월 30일까지 유지돼 왔었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 경보 발령에 이어 지난 몇 달 동안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원유 수입선의 다변화, 비축유 스와프 제도 등 다양한 정책 추진과 함께 민간단체와 함께하는 에너지절약 캠페인 등을 통해 원유 수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스럽게도 '몇 달' 만에 상황이 변화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종전 협정은 아니므로 언제든지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어 마냥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L당 1천991.1원으로, 2개월여 만에 1천900원대로 들어섰다. ⓒ연합뉴스

즉, '자원 안보 위기 경보' 단계는 중동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상향될 수 있으므로, 오히려 한숨을 돌릴 이번 시기를 기회로 삼아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화석연료 수급 불안정이 최고조에 달할 때 절약과 전환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데 비해, 상황이 다시 안정화되면 그만큼 절약과 전환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제는 그런 모습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1973년 발생한 1차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1974년 정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에너지절약'을 강조했고, 1년 뒤인 1975년의 연두순시에서는 소수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을 지시했다. 이미 50여 년 전, 에너지절약에 이어 재생에너지 개발로 초점을 이동시켰으나, 다시금 기름 가격이 낮아지면 절약과 전환에 대한 관심도 똑같이 낮아져 버리고, 오히려 더 많은 소비를 통한 성장을 추구했던 게 지나간 날들의 행태였다. 그리고 더 많은 석유 의존은 중동사태 발생 시 더 많은 위험으로 되돌아왔을 뿐이다.

현재와 같은 외부 의존적인 에너지자원에 대한 수급 구조에서 자원 안보 위기 경보는 영원히 사라질 수 없고 외부 상황에 따라 다시 발령되거나 격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기 경보의 하향과 함께, 감축과 전환에 대한 강력한 신호도 동시에 보내야 한다. 반세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생에너지 개발이 일반화된 현재, 이런 흐름을 더 가속해야 한다. 화석연료와 달리, 우리 주변에 부존하는 자연에너지인 바람과 햇빛에 대한 자원 안보 위기 경보는 벌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나아가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이 됐을 때, 화석연료에 기반해 설정된 '자원 안보 위기 경보' 자체도 과거의 일로 만들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기름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전환에 대한 관심을 계속 높여가야만 한다. 동시에 우리 모두의 바람과 햇빛을 자연에너지 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발전 및 송배전 등도 에너지 안보를 위한 국가전략기술산업으로 간주해 지원 육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반세기 전, 제주도 중산간 목장에서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가동된 소형풍력발전기가 10여 년 운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목장 개간을 위한 농기계 정비공장에서 상주하던 기계 및 전기기술자가 수시로 풍력발전기도 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설비에 대한 유지보수 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바람과 햇빛이 있더라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생산 공급할 수 없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의 시대에서 에너지 설비의 국산화 없이는 제품에 대한 가격협상력도 사라질 수 있고, 에너지 안보 그 자체도 큰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석유 수급 위기가 다시 발생해도 '감축'에 이어 '전환', 그리고 국산화 기술·산업을 통해 국가 존립을 위한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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