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다국적군이 배치되는 방안을 수용할 뜻을 밝혀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방안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이 수용하겠다는 '평화유지군 카드'는 중립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축출할 '강력한' 다국적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해체하고, 레바논 남부를 통제하도록 돕는 다국적군을 지지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입장은 무엇보다 다국적군의 실효성과 임무의 성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헤즈볼라는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 다국적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정책중앙회의 위원인 알리 파이야드는 "헤즈볼라를 저지하려는 다국적군이라면 레바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방어해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그같은 구상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을 배제한 나토 연합군으로 구성될 것으로 논의되고 있는 '평화유지군' 배치 구상은 실제로 이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며, 국제사회의 외교적인 노력도 단기간에 결실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올메르트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외교적 해법은 테러의 토대를 파괴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면서 "이 때문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또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와 함께 이번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언제 할지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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