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최근 중동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주로 어린이들의 처참한 영상들이 인터넷상에 유포되면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사진모음의 마지막에는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로켓 폭탄에 사인 하는 모습들이 담겨 있어 진위 여부와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을 보면 한 이스라엘 어린이가 폭탄 위에 영어로 "Nazrala from Israel, and Daniell with love"라고 쓰고 있으며, 그 옆의 글씨는 히브리어로 "나는 이걸 무척 기다렸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즈랄라'는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도자다.
이 사진들을 전세계에 유포하고 있는 레바논 및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사진이 <AP> 또는 <AFP> 통신 기자에 의해 촬영된 것이며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준 선물(폭탄)에 레바논 어린이들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프레시안>으로서는 그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없었다.
이 사진들은 팔레스타인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자카리아 모하메드 씨가 한국 작가 오수연 씨에게 전달해 온 것으로, 이 사진들이 현재 레바논 등 중동지역에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자카리아 씨의 글과 함께 사진들이 실려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링크시켜 사진들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편집자>
"이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사실 지금은 한가하게 글이나 쓰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몇 배나 큰, 폭탄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세계를 비난하기 위해, 나는 이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선언하기 위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악마의 소굴이다. 이 세계를 나는 증오한다.
미국의 축복 속에 지금 이스라엘 군은 한 나라를, 나라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 단 2명의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에 알파벳이란 선물을 준 나라(레바논)를 파괴하고 있다.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것은 (레바논) 정부가 아니라 (헤즈볼라) 민병대이며, 이들은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는 레바논 수감자들과 피랍 이스라엘 병사들을 교환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민병대의 소행을 보복하기 위해 레바논 전체를 파괴하려고 한다.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인에게 "너희들을 적어도 20년 전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지난 20년간 레바논인들이 애써 재건해 놓은 모든 것들을 파괴하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그렇게 했다. 이스라엘 군은 도로와 교량과 주유소, 그리고 발전소와 상수도, 주택 등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것은 마치 배고픈 사람이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바다에서 참치 한 마리를 낚았다는 이유로 그를 징벌하기 위해, 또 그 대가를 받아내겠다며 엄청난 지진해일로 온 세계를 파괴하려는 것과 같다. 바로 그런 형국이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이라는 지진해일이 지금 조그만 나라, 레바논을 마구 유린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미치광이 나라 이스라엘의 미치광이 행동을 묵인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의 지존(sacred cow: 비판의 영역 밖에 있다는 뜻)이다. 그 이스라엘이 지금 폭탄과 로켓탄으로 레바논을 마구 헤집어놓고 있다. 세계의 지존 이스라엘이 조그만 나라, 레바논을 마구 유린하고 있다. 단 2명의 자국 병사를 구출하기 위해서!
지난 1830년 프랑스가 알제리를 점령했다. 프랑스 대사의 오만불손함을 참지 못한 현지 관리가 자신의 부채로 대사의 얼굴을 때렸다는 것이 점령의 이유였다. 자국 관리가 부채로 얼굴을 맞았다는 이유로 프랑스는 알제리를 130년간이나 점령했다! 서방측에게 이번 사건은 자기 친구가 부채로 얼굴을 맞은 격이다. 부채로 얼굴을 맞았다는 이유로,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자국 병사 2명이 납치됐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날이면 날마다 '테러 비난 타령'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것이 테러인가?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강요하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것이 테러 아닌가? 지금 이스라엘의 행동은 어떠한가?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강요하기 위해 한 나라의 민간시설 모두를 파괴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레바논 남부의 시민들에게 집을 떠나라고 명령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가야 할 길을 파괴하고 있다. 길이 없는데 이들이 어떻게 떠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도적들의 소굴이다. 나는 부정한다, 증오한다, 이 세계를. 나처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다른 사람들은 아마 (이 세계를) 비난한 것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 세계를 조폭들이 움직이는 세계로 보고, 그들 자신이 조폭의 논리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도적들이 세계를 통제하도록 놔두어라. 그리하면 누구도 폭력과 테러와 유혈사태를 비난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세계를 부정한다. 이 세계를 이끌고 있는 도적의 무리들을 규탄한다.
제발 나를 잠들게 뇌둬 다오. 6시간만, 단 6시간만이라도 이 세계를 떠나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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