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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태에 이슬람 저항세력의 명운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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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태에 이슬람 저항세력의 명운이 걸려 있다"

[아랍의 시각] "아랍민중 대서방 저항의 중대 갈림길"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레바논 사태가 벌써 열흘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중동의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 저항세력이 주요 동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계속될 것인가. 아랍 언론인 오마이마 아브델-라티프가 이 문제에 대한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이번 전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성공한다면, 헤즈볼라는 저항운동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게 되고, 레바논,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라크까지 포함한 지역에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집트의 영자주간지 <알-아흐람 위클리> 최신호에 실린 '저항은 계속된다'의 전문이다.(
원문보기) <편집자>
  
  "이번 저항 무력화되면 시온주의자들이 절대 권력 갖게 될 것"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개시한 지난 12일 이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TV로 방영된 연설을 통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이스라엘에 의해 무력화된다면 아랍 세계가 영원히 굴욕을 면치 못하게 되고 시온주의자들이 절대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스랄라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 개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연설에서 그는 "아랍권은 미국과 일부 아랍 정권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온주의자들에게 굴복할 것인지, 단결해 이스라엘에 맞설 것인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레바논의 운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은 나스랄라뿐이 아니다. 많은 아랍 전문가들은 아랍권에서 저항운동의 상징으로 인정받고 있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과의 현재 대치 상황을 본질적으로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주도해 온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둘러싼 전투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모두 이번 사태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중동 질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전투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헤즈볼라-이스라엘의 대결이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지난 15일 아랍 연맹 사무총장 아므르 무사가 "평화를 위한 협상은 죽었다"고 선언한 것은 이같은 사실을 잘 보여준다.
  
  '자위권'이라는 명분 하에 이스라엘이 무고한 레바논 시민들을 살해하는 공격이 2주째에 접어들면서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세계 강대국들은 무심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강대국들의 주류 언론들은 이스라엘의 반 헤즈볼라 선전을 그대로 대중들에게 강제로 주입하는 역할에 가담하고 있다. 저항세력이 너무나 평화로운 이스라엘에 도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사태의 심각한 의미를 이해하려는 분석가들이 있는가 하면, 많은 논객들이 과거의 역사적 맥락과 비교하는 글들을 쓰고 있다.
  
  특히 1982년 상황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고, 어떤 분석가들은 현 사태를 비교하기 위해 196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중동은 두 갈래의 길 앞에 서 있다"
  
  레바논의 논객 나스리 알-사이흐에 따르면 아랍 세계는 두 진영으로 나뉜다. 한 편에는 "저항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방어 전략"이라고 믿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와 이를 지지하는 많은 아랍인들이 있다.
  
  또 따른 한 편에는 이스라엘과 군사적 대결을 선택지에서 배제한 아랍 정권들이 있는데, 알 사이흐는 이들 정권이 민심과 이반돼 있다고 주장한다.
  
  알 사이흐는 "일부 아랍 정권들이 헤즈볼라를 맹렬하게 비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저항운동이 자신들을 자국민 앞에서 난처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그들의 무능력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 일간 알-아흐바르의 언론인 이브라힘 알-아민도 같은 견해다. 중동은 두 갈래의 변화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 민족주의적인 저항운동에 의해 지지를 받는 아랍의 독자적인 길이 있고, 일부 아랍 정권들을 거느린 미국-이스라엘 주도의 길이 그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이 훨씬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읽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들도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저항운동은 서방세계와 아랍이 처한 현재의 정치적 질서 사이에 부딪쳐 고민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헤즈볼라뿐 아니라 하마스도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자유 선거에 의해 권력을 얻은 테러 조직이라는 점에서 쉽사리 해체되지 않을 것이다. 하마스는 지난 4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되었다. 헤즈볼라도 레바논 의회에 14명의 의원을 당선시키고, 내각에 2명의 장관을 진입시켰다.
  
  레바논 지식인 라히드 알-솔흐에 따르면,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해당 국가의 정치 및 사회 조직의 일부다. 그는 <알-아흐람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본질적으로 그들은 이스라엘의 공격과 팽창주의, 그리고 이번 공격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 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시온주의 운동에 대한 저항의 성격을 지녔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의 운동이 새로운 중동 질서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그리고 게임의 규칙에 변화가 올지는 레바논 땅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번 전투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의 축을 분쇄하겠다는 결정 내려졌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아메리칸대학의 찰스 하브 사회심리학 교수는 이번 전투가 헤즈볼라를 비롯한 저항세력의 흥망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일부 아랍 정권 사이에는 이슬람이 주도하는 저항운동에 대항하는 은밀한 동맹 관계가 존재한다"면서 "이란이 최대 배후세력으로 보이는 세력을 레바논에서 분쇄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부시 미국 대통령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아랍 지도자들이 지난 15일 열린 아랍연맹 긴급정상회의에서 헤즈볼라에게 압력을 넣어주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랍 지도자들에게 이번 회의에서 여느 때처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론을 내지 말 것을 분명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이 지지를 표명해 부시를 기쁘게 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가 이번 전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성공한다면, 헤즈볼라는 저항운동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게 되고, 레바논,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라크까지 포함한 지역에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하브 교수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분쇄에 나섰다고 그들이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헤즈볼라의 세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 정부 인사 중에는 헤즈볼라에게 보복하고 그들을 해체하기 위해 휴전이나 협정 카드를 사용하길 원하는 사람들도 나오겠지만, 이스라엘의 폭격이 계속되는 한 헤즈볼라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주도의 저항운동은 갈림길에 서 있다. 안팎으로 적대적인 조건 속에서 활동하면서도 그들은 미국-이스라엘이 이 지역에 설정한 구도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생명을 이어갈 것이며, 대중적 지지도 여전히 높을 것이다.
  
  알-아민은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의 무고한 시민들에게 야만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를 연상시킨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스라엘이 짜놓은 구도에 대해 저항하면 매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아랍 민중에게 보내는 협박의 메시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더 많은 죽음을 목격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저항만이 팔레스타인,이라크, 그리고 레바논에 대한 무자비한 점령을 종식시킬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이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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