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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프로그램, 돈 주고 사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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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프로그램, 돈 주고 사면 될 것을..."

"비용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아"-미 안보전문가 주장

북한의 핵개발 재개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는 결국 북한과의 직접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영국의 진보적 일간지 가디언이 미국의 핵안보 및 한반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13일 '타결을 기다리는 협상이 여기 있다'(There is a deal here waiting to be made)'라는 제목의 워싱턴발 기사에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계획과 관련, 부시행정부는 "북한과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며"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위협은 "부시 행정부가 그들의 본능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대북 전략을 취하도록 강제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특히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조셉 시린숀(Cirincione)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살 수 있으며 그리 많은 돈이 들지도 않을 것이다. 타결을 기다리는 협상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개발 재개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은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부시 행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가들은 지난 10월 이후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 폐기를 위해 협상을 하려는 서툰 시도를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미국 관리들은 위기가 더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양과 대화에 임할 수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워싱턴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원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의 맹방인 중국을 통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붕괴 직전의 북한에 대한 추가적 경제압박은 (실제 북한 붕괴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평양에 대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함께 공동의 외교 전략을 형성하려던 노력은 이번 주 미국이 서울이 아닌 스페인 마드리드에 북한 미사일 선박 나포 의도를 알림으로써 무너졌다"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문제는 언젠가는 북한과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이로는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디언은 또 12일자 사설 '중대한 압류(High Seizures)'을 통해 지난 11일 미국의 북한 선박 나포사건은 미국이 북한이 위험한 존재임을 알리려고 행한 무용담으로 보기에는 미국의 한국 대선 개입설 등 너무 다양한 의혹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모든 것들이 희미한 불가사의이다. 그리고 안개 낀 진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한가지는 매우 분명하다. 평양과의 의미 있는 고위급 접촉은 어느 때보다도 긴급하게 요구된다. 더 많은 위협과 도발은 문제를 더욱 어렵게만 만들 뿐이다. 북한은 럼스펠드 장관과 다른 이들이 어리석은 범선(군함)들로 자극하지 않아도 충분히 위험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가디언의 13일자 기사와 12일자 사설 주요 내용.

***'타결을 기다리는 협상이 여기 있다'(There is a deal here waiting to be made)/가디언 13일**

전문가들은 핵 경수로를 재가동하겠다는 평양의 위협은 부시 행정부가 그들의 본능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대북 전략을 취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다고 12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 국가로 비난한 지 불과 몇개월이 지나지 않아 미국 관리들은 위기가 더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양과 대화에 임할 수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 관리들은 지난 몇주 동안 북한과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며, 지난 10월 발견된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해제시키기 위한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워싱턴은 경제 원조를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이라는 평양의 반복적인 신호들을 냉정하게 무시했다. 지난 달 미국은 1994년 합의사항의 일부인 대북 중유 제공을 중단시켰다. 평양은 이 합의하에 중유지원을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 위기를 외교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런데 이 전략은 북한이 12일 연료 부족 때문에 핵 경수로를 재가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면서 비난을 받게 됐다.

미 행정부에서 핵군축 문제를 담당했던 레오나드 스펙터는 "그들은(부시행정부는) 북미관계를 지독할 정도로 잘못 관리해 왔으며 이에 따라 위험이 심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큰 실수를 범했으며 이제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이 괴로운 재검토를 실시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덧붙였다.

정책 변화의 조짐들은 반미 감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선거 캠페인이 끝나고 대선이 치러지는 12월 19일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워싱턴이 펼칠 수 있는 작전의 범위가 별로 넓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평양에 대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함께 공동의 외교 전략을 형성하려던 노력은 이번 주 미국이 서울이 아닌 스페인 마드리드에 북한 미사일 선박 나포 의도를 알림으로써 무너졌다.

한국 분석가들 또한 워싱턴이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노선을 주장하는 보수적 야당 후보인 이회창씨 편에 서서 선거전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만약 워싱턴이 북한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시키기를 원한다면 워싱턴은 평양과 가장 큰 경제적 유대를 맺고 있는 중국을 통해 이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붕괴 직전의 북한 체제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는 위험성이 상존한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그들은 식량 공급을 중단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아사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누구도 이런 것을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언젠가는 북한과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는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가들은 지난 10월 이후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 폐기를 위해 협상을 하려는 서툰 시도를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조셉 시린숀(Cirincione)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살 수 있으며 그리 많은 돈이 들지도 않을 것이다. 타결을 기다리는 협상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관련링크 (www.guardian.co.uk/international/story/0,3604,859104,00.html)

***중대한 압류(High Seizures)/가디언 12일자**

센세이셔널한 서산호의 무용담은 메리 셀레스테(Mary Celeste)호의 이야기처럼 애매모호한 가능성들로 가득한 신비로운 바다 이야기다.(Mary Celeste호는 1872년 뉴욕에서 이탈리아로 떠났던 배로 뉴욕항을 떠난지 한 달쯤 지나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배에는 아무도 없었고 구명 보트도 사라지고 없었으나 그밖의 모든 것들은 정상적으로 보였다. 싸운 흔적도 없었고 배에 손상도 없었으며 승객들의 옷가지도 벽장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 오직 배에 장착된 항해 도구만 없어진 상태였다.편집자)

먼저 북한 선박이 스페인 해군 경비정에 의해 나포된 것과 스커드미사일과 탄두들, 그리고 화학물질들이 숨겨진 화물을 발견한 것은 드라마라면 매우 간단한 이야기처럼 보였다. 평양이 대량살상무기의 불법적 확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도 드러났다. 공해상에 불쑥 나타났다는 것은 북한이 국제 안보에 가하고 있는 위협의 증거였다. 그리고 아마도 이 선박이 아프리카 북동부나 걸프지역으로 향해 가다 인도양에서 나포됐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알카에다나 심지어 이란이나 사담 후세인과의 불길한 연계 가능성도 있다. 얼마나 멋진 일격인가! 얼마나 대단한 발견인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악의 축'의 검은 세력들에 대한 캠페인이 거둔 얼마나 놀라운 성공이란 말인가!

혹은 달리 생각해 보면, 얼마나 대단한 묘기인가!

그런데 확신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 해상 서사시에 대한 의문들은 곧 생겨나기 시작했다. 먼저 북한은 항해하고 무기를 매매할 완전한 권리가 있다는 것이 지적됐다. 안됐지만 이것은 원칙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라크만이 특이하게 이에 대한 속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국제 공해상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해적행위로 간주된다는 것이 지적됐다.

스페인 관리들은 서산호가 국기를 게양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스페인 해군보다는 이 선박이 해적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나쁜 결과가 잇따랐다. 그리 해적스럽지 못한 스페인 해군과 서산호를 넘겨받은 미국 해군은 예멘 정부가 이 스커드미사일들의 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이들의 양도를 원한다고 말했을 때 좌초됐다. 예멘 정부는 이 미사일들은 방어적 목적만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전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은 어쨌든 이 배에 대한 보고를 미리 받았었다. 워싱턴에서는 대단한 정보를 얻게 됐다고 기뻐하던 것이 외교적 난파의 우려로 변했다. 미국 관리들은 서산호와 그 화물이 되돌려 보내져야 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세기적인 미사일 납치사건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4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에 대한 이와 같은 간략한 스케치로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윤곽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은 인지된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항하여 선제 공격 행위에 대해 스스로 주창한 새로운 권리를 입증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번 사건을 계획했는가? 이 새로운 독트린이 서산호가 나포된 바로 그 시점에 워싱턴에서 재복창되고 있었다는 것은 아마도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스페인의 미국 대리자들이 한 행동이 불법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행위를 드라마화 하기 위해 나포를 명령하고, 이로써 평양에 대한 강경한 노선과 서방의 미사일 방어에 대한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는가? 펜타곤 보스인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 장관은 11일 신속하게 이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은 곧 실시되는 한국의 치열한 대통령선거에서 친 부시적이며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그리고 서울의 극렬한 반미감정과 친북적인 동요를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는가? 이회창의 상대후보들은 이번 선박 나포 사건의 시기와 이 사건이 잘 알려지게 된 것(이례적으로 선명한 칼라 사진들을 포함하여)에 대해 미심쩍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한 북한의 옛 후원자인 중국도 설득하고 있었는가? 놀라운 것은 최고위급 미국 특사가 11일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들이 희미한 불가사의이다. 그리고 안개 낀 진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는 매우 분명하다. 평양과의 의미 있는 고위급 접촉은 어느 때보다도 긴급하게 요구된다. 더 많은 위협과 도발은 문제를 더욱 어렵게만 만들 뿐이다. 북한은 럼스펠드 장관과 다른 이들이 어리석은 범선(군함)들로 자극하지 않아도 충분히 위험한 문제다.

관련링크 (www.guardian.co.uk/leaders/story/0,3604,858254,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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