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출발, 예멘 인근 인도양을 항해중이던 화물선에서 10여기(about a dozen)의 스커드 미사일이 발견됐다고 미국과 스페인정부가 발표했다.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화물선은 예멘에서 남동쪽으로 수백 마일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스페인 군함의 경고사격을 받은 뒤 정선했으며 스페인 사찰요원들은 이 배에서 10여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대선을 앞둔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스페인 정부는 10일 인도양을 항해중이던 화물선이 달아나려다 스페인 군함 두 척의 경고사격을 받은 후 정지했으며 스페인 해군들은 이 화물선에서 최소한 10여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산호'라는 이름의 나포 화물선은 현재 정선 위치에서 미국과 스페인 군함 수 척에 둘러싸인 채 감시받고 있으며 폭발물 안전상태가 확인된 후에 인접항구로 옮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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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방부 관리는 "화물선이 국기를 게양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승무원이 북한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 배가 며칠 전 북한을 출발해 아라비아해쪽으로 항해했을 때부터 이 배를 추적해왔다.
스페인 국방부는 이 배가 스페인 군함 '나바라'의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벗어나려다 경고사격 후에야 멈춰섰다고 밝혔다. 배가 멈춘 후 스페인 해군들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배위에 올라갔으며 화물선에 실린 4만포대의 시멘트 속에 컨테이너들이 묻혀있는 것을 발견한 뒤 컨테이너를 열고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것들을 발견했다. 스페인 해군은 곧 미국측의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 폭발물 처리팀이 이 화물을 다시 조사했다.
***CNN "미 국방부, 나포 화물선 소유주와 국적 불분명"**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 배가 '소유주가 불분명하거나 국적 없는 선박'인 것 같다"며 "배에는 공식 서류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포된 화물선에 발견된 스커드 미사일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한 미사일이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이 화물선이 이라크로 향하고 있었다고 믿지는 않는다"며 "이 배가 아프리카 북동부(Horn of Africa)를 향해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에 의하면 미사일을 선적한 화물선은 아프리카 북쪽 9백60km 해상에서 나포됐으며 방향은 예멘을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타임스는 지난 3일 "스커드 미사일과 미사일의 산화제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을 실은 북한 선박이 남포항을 떠나 예멘으로 향했다"며 "이는 예멘과 북한이 올해 초 맺은 스커드 미사일 거래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관리들은 일단 "배의 국적이 분명하지 않다. 배에 있는 공식 서류들을 통해선 이를 확인할 방법이 별로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북미관계가 지난 10월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 후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승무원이 탑승한 화물선이 미 정보당국에 포착되고 스커드 미사일까지 발견됐다는 것은 당장 한국 대선은 물론 북미관계와 한미관계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을 선적한 북한 화물선 나포 보도와 관련해 "언론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작업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언론보도 이상으로 현단계에서 우리 정부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우선 이 배의 선적과 화물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간 북한 미사일 수출문제 사전협의 있었다"**
그러나 한미 양국간에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사전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또 다른 당국자는 "한미간에 협의가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사안이라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지난 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 및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수출 문제에 대해 정보를 교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재 외교경로를 통해 구체적인 화물선 나포경위와 향후 대책 등을 미국측과 긴밀히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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