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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고 있다"

'북 선박 나포, 미국의 위선' 캐나다 Toronto Star 지적

세계 최대 무기수출국인 미국이 인도양 공해상에서 스커드미사일을 적재한 북한 선적을 강제 나포했다 석방한 사건에 대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는 비판이 미국 우방국인 캐나다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스타(Toronto Star)는 12일 '무기에 대한 대외적 태도 때문에 비난 받는 미국(U. S. Scorned for Foreign Arms Stand)'이라는 기사를 통해 "세계 최대의 무기 판매국인 미국이 북한을 '최대의 미사일 기술 유포국'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토론토스타는 "미국이 북한 선박을 풀어준 것은 이라크전 파트너로 예멘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는 워싱턴 평화운동가의 말을 인용해 억류에 대한 국제법적 증거가 부족해 풀어줬다는 '준법정신'은 명분에 불과한 것이며 이 같은 미국의 이중적 태도는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세계 평화'를 명분으로 '국제 경찰' 노릇을 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무기를 누가 살 수 있고 없는지'를 통제하면서 그 판매를 독점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한 평화운동가는 "미국은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면서, 완전 무장하려는 다른 나라들의 무기수요를 중요시하고 있다"며 미국의 위선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신문은 또 미국의 '비일관성'을 지적했다. 이라크에는 엄격한 미국이 북한 미사일 통과를 허용한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캐나다의 한 평화운동가는 "미국은 이라크-알카에다 간 연계가 불분명한데도 이라크전을 준비하면서 핵 프로그램을 시인한 북한에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에드워드 마키 하원의원(민주당, 메사추세츠)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는) 이라크에 터프하고, 북한엔 자신 없고, 이란에서는 비효율적이며, 국내에서는 위선적이다. 이는 '소형 핵폭탄'과 플루토늄 개발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의 (대량살상무기) 기술을 후퇴시키는 데 대해선 성의를 보이지 않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다음은 토론토 스타 기사의 주요 내용.

***'무기에 대한 대외적 태도 때문에 비난받는 미국'/Tronto Star, 12일**

아이러니란 무엇인가?

평화운동가들은 그것은 바로 미국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예멘에 15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파는 북한에 대해 투덜거리면서 스스로는 세계 최대 무기수출국이자 국제 무기시장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북한을 가리켜 "최대의 단일 (미사일 기술) 유포국"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평화운동가들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워싱턴에 있는 시민단체 '평화행동'(Peace Action)의 스콧 린치는 "나는 아이러니라는 말은 미국에서 실제로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아이러니해 보인다. 위선으로까지 승격될 정도"라고 비판했다.

럼스펠드의 반응은 스페인이 아라비아해에서 나포한 배 안의 스커드 미사일(1991년 걸프전 당시 사담 후세인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 사용했던)을 발견한 후에 나온 것이다. 결국 그 배는 국제법상 억류할 근거가 없다는 미국 관리들의 말이 나온 후 억류에서 풀려났다.

스콧 린치는 "부시 행정부의 뻔뻔스러움이 나를 경악시킨다. 미국은 아랍 지역에서의 파트너로 예멘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라크전을 준비하고 있는 부시는 "예멘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웃기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후의 날에 부시 행정부는 스스로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규칙을 만들도록 했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배를 억류할 근거가 없다는 갑작스런 발표가 나온 데 이은 북한에 대한 비판이 모순됐다는 것은 의회 의원들도 지적했다.

에드워드 마키 하원의원(민주당, 메사추세츠)은 부시가 15개의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스커드미사일과 화학 물질을 담은 드럼통들이 예멘으로 가도록 내버려 둔 것은 "위험하고 일관성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마키 의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는) 이라크에 터프하고, 북한엔 자신 없고, 이란에서는 비효율적이며, 국내에서는 위선적이다. 이것은 '소형 핵폭탄'과 플루토늄을 이용한 개발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의 (대량살상무기) 기술을 후퇴시키는 데 대해선 성의를 보이지 않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헷갈리게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오타와의 싱크탱크인 '정책 대안 센터'(Center for Policy Alternatives)의 브루스 캠벨은 스커드 미사일에 대한 논란은 '언행 불일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UN 통계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은 전 세계의 무기시장을 지배했고 재래식 무기판매의 45%를 차지했다.

2000년도에만 미국은 무기 판매로 1백4십억달러의 순 이익을 챙겼는데, 이는 2, 3위를 차지한 영국ㆍ러시아의 두 배 규모다.

캠벨은 "미국은 북한과 같은 도전자로부터 자신의 영토를 지키기 위한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무엇이 팔리고 있느냐에 관한 게 아니라 독점권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즉 미국 행정부의 시각은 "세계 경찰로서의 권리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 결코 모순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오타와의 무기ㆍ안보 전문가 정책그룹인 '폴라리스'(Polaris)의 스티븐 스태플스도 미국의 정책이 분명 모순으로 가득찼다는데 동의한다.

스태플스는 "그들은 이라크와 알카에다가 실질적으로 연계됐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 있음을 시인했는데도 미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태플스는 "게다가 미국은 수십년간 중동을 무장시켜 왔다. 사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의 무장을 도왔다"며 후세인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동맹자였고 이란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던 80년대를 언급했다. 부시가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후세인의 수많은 전쟁 범죄는 워싱턴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던 기간동안 일어난 것이다.

그는 또 "미국은 정치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그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위치에 있지 않다"며 "나의 가장 큰 바람은 UN이 전쟁을 억제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균형을 유지하려는 UN을 통해 말 그대로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태플스는 미국이 UN 지지 없이 전쟁을 할 경우 캐나다가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믿는다. 캐나다 군함들이 미국의 주도하에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려는 국제적 연합군의 일부로 이미 중동지역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은 미국의 전쟁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보다 정치적으로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군축센터'(Center for Arms Control)의 에릭 플로든 분석가 또한 워싱턴이 다른 나라의 무기거래를 비판할 수는 없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아주 간단하다. 핵심은 어떤 나라건 무기를 다른 곳에서 구입하는 것을 미국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무기를 누가 살 수 있고 없는지를 지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지난 9일 알제리 군부정권의 이슬람 과격파들과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무기를 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알제리는 인권 운동 단체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인 수많은 나라중 가장 최근 이름을 등록한 나라가 될 것이다.

'무기 교역 반대를 위한 연합'(Coalition to Oppose the Arms Trade)의 리처드 샌더스는 미국의 아이러니가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있어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양의 무기를 팔고 있고, 1백5십만명의 미군을 세계 도처에 주둔시키면서 연간 군사예산으로 5천억달러가 넘는 돈을 쓴다. 아프가니스탄과 싸웠고, 이라크 폭격을 준비중이다. 나는 이같은 미국의 위선은 당신이 비웃는 아이러니 같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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