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약정된 휴전 기간 절반을 지나며 휴전 연장 가능 여부에 대한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휴전은 24일(현지시각) 오전부터 28일 오전까지 4일 간 예정돼 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22일 휴전 협상 타결을 발표하며 인질 10명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 하루가 추가된다고 밝힌 바 있어 일단 휴전 연장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이번 협상이 끝까지 지켜지려면 하마스는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 석방을 대가로 4일 간 인질 50명을 단계적으로 석방해야 한다. 25일까지 이틀 간 이스라엘인 26명, 외국인 15명 등 총 41명의 인질이 풀려났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도 하루에 39명씩 이틀 간 78명 풀려났다.
휴전 연장은 하마스엔 나쁠 게 없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한 달 넘게 가자지구 전체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에 시달렸고 지상전 본격 개시 뒤 가자지구 북부가 포위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은 하마스에 재정비 및 방어 강화를 위한 시간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 같은 이유로 휴전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풀려난 어린이와 고령자 인질의 사연과 재회한 가족의 기쁨이 보도되며 이스라엘 여론이 하마스 궤멸보다 인질 협상과 이에 따른 휴전 연장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정치 연구소 이스라엘정책포럼의 수석 연구원 시라 에프론이 "하마스는 이를 매우 잘 알고 있다"며 하마스가 "'추가로 5명의 아이를 더 찾았다. 만일 추가로 (휴전 기간) 하루를 더 준다면 북부에서 더 찾아낼 수 있을 것'" 식으로 휴전 연장을 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에프론은 약정된 휴전 기간 나흘이 지난 뒤 "5일째, 6일째, 7일째에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이번 휴전 기간 동안 이스라엘에 더 장기적 휴전 혹은 적대 행위 완전 종식을 요구하는 국제적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휴전 기간이 연장될수록 압력도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번 휴전 협상이 타결됐을 때 유엔(UN), 아랍국 등은 이번 합의를 통해 장기적 휴전 및 분쟁 종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이번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당 가능성은 현실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4일 간 공격 중단 뒤 5일째에 다시 수많은 민간인 피해가 보고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는 것도 이스라엘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다만 국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하고 협상 연장보다 군사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도 크다. <뉴욕타임스>는 지금 전쟁을 끝내면 하마스가 이전과 다름 없이 가자지구 대부분을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전쟁이 종료될 경우 이를 구실로 미뤄두고 있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습격에 대한 진상 규명 및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에 책임을 묻는 절차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자로 민간인 1200명의 사망자를 냈고 240명을 납치했다.
반면 침공을 지속한다면 국제적 비난이 높아진다 해도 이스라엘 정부는 국내 책임 규명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하마스 축출에 성공한다면 평판 일부 회복도 가능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인질 석방과 이들의 사연 공개가 여론을 반드시 휴전 연장 쪽으로 움직이진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인질 해방 관련 초반의 관심과 열기가 식으면 대중은 협상보다 침공 재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또 가자지구에서 인질들이 납치 생활 동안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알려지면 대중 사이에 하마스에 대한 분노가 번져 궤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에프론 연구원이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쪽은 이번 휴전은 임시일 뿐이며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25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휴전이 끝나면 즉시 가자지구 공격에 복귀할 것"이라며 "우리는 하마스를 해체하고 가능한 많은 인질들을 가능한 빠르게 되찾기 위한 압력을 가하기 위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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